(전) 게임 회사 대표의 직장 생활 6
IQ87
# 2018년 8월 3일(금) ㅣ 일반 ㅣ 대상: 사내 열린톡방
제가 대학교 때의 일이에요. 학교 상담실에서 진로 상담을 해준다고 해서 갔습니다. IQ 테스트부터 해서, 호기심에 문제를 풀고 다음날 결과를 보러 다시 갔더니,
“학생 혹시 어제 술 마시고 왔어요?”라는 거예요.
음..... 또 술 마셨나?
“아닌데요?”
상담실 선생님이 잠깐 주저하시더니 우리 학교 최저 점수가 나왔다며 IQ가 87이라는 겁니다. ㅜㅜ 그러면 보통 그럴 리가 없는데요?라고 반문해야 할 텐데 저는 그 말을 듣고 바로 든 생각이
“아~ 그래서 내가 그동안 그랬던 거구나!”하며 과거의 사건들이 스쳐 지나갔죠~
한쪽 능력이 부족하면 다른 능력이 발달하잖아요?
시각장애를 가지신 분들이 청각이 좋은 것처럼? 그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겁니다.
제가 IQ가 낮아서 그런지 문제가 이해가 안 될 때가 많아요. 그래서 발달한 능력이 있어요.
최대한 문제를 쉽게 바꾸어 버립니다. 문제를 최대한 쉽게 재정의한다는 것이죠.
학생 때는 문제를 바꿀 수 없었지만, 사회인이 되어서는 제 편한 대로 문제를 바꿔도 되더라고요. 아니 오히려 문제를 쉽게 바꾸니깐 답도 쉬워지고 같이 답을 푸는 사람들도 함께 문제를 쉽게 이해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되돌아보면 학생 때와 사회인일 때 가장 큰 차이는 학생 때는 답이 어렵고, 사회인일 때는 문제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학생 때의 관성 속에서 답만 찾다 보면 문제를 풀기 어려워집니다.
우리는 주어진 각자의 능력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자신의 역량 내에서 풀 수 있는 답으로 문제를 재정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올드보이에서
오대수: 15년 동안 나를 가둔 이유가 뭐냐?
이우진: 아니지, 그렇게 질문하면 안 되지.
15년 동안 왜 가뒀냐가 아니라, 왜 15년이 지난 지금 나를 풀어줬냐, 이렇게 질문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