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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Jul 15. 2020

장래희망과 대학, 대학과 장래희망

중요하지만 지나 보면 '무슨 상관이지?'

생각해보면 어떤 목표를 가지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언제까지 무엇을 하겠다'는 단기적인 할 일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경우는 많지만, 내 평생과 내 인생의 목표를 세워 그것을 이뤄내기 위해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개인에 따른 삶의 방식의 차이겠으나 후자가 평범한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물론, 게으른 나를 기준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그럴 수도 있겠고, 글을 쓰다 보니 목표를 밖으로 드러내는 사람이 많지 않을 수 있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대학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들어가기 위해 꼭 제출해야 하는 학교생활기록부(=학생or생기부)에는 고1~고3의 장래희망을 적는 칸이 있다. 대학을 졸업한 대부분의 성인들은 기억도 나지 않을 학생부의 장래희망. 최근 10년간 대학을 학종으로 간 학생들은 본인의 장래희망을 분명하게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개선되고 있지만 여태까지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생각되어져 왔으므로.


대치동.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모여있는 곳


현재의 대학입시제도 중 학생부 종합 전형(흔히 학종이라고 부른다.)은 준비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해 나가는 SF영화에 가깝다. 고 1부터 학교생활기록부에 적어 내는 장래 희망은 대입에 활용되기 때문에 고3까지 어떻게 흐름을 가지고 써 나가야 할지를 미리 정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실제로 이런 부분을 컨설팅하는 업체들도 많다.


물론 대학에서는 장래희망이 바뀔 수 있는 것을 알고 있고, 그 과정을 자기소개서나 학생부에 드러나게 하면 된다고는 하지만 수험생들 입장에서는 장래희망이 일관된 것이 내가 가고 싶은 학과에 진학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생각하는 것이 당연하다. 장래희망이 바뀐다고 원하는 대학에 못 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같은 조건이라면 대학에서는 장래 희망이 일관된 학생을 좋아할 수도 있는 것이 아닌가?



20대에도 30대가 되어서도 이제 뭐하지? 계속하던 일을 하고 살아도 되나? 이 일을 은퇴하면 뭘 해볼까? 학교를 다시 다녀볼까? 등등의 생각들을 틈날 때마다 하고 사는데 고작 16~17세인 학생들에게 미래를 정하라니... (장래 희망이 대입의 아주 중요한 요소는 아니지만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초등학교 때 그렸던 미래 세상 그리기 대회와 비슷하다는 생각도 든다.


이정문화백의 2000년대 예측만화. 1965. 출처: 위키백과


학생들이 장래희망을 생각해봐야 하는 건 당연하다. 

목표를 세워서 그것만 보고 달려가도 이루기 쉽지 않은데 당연히 미래에 대한 생각들을 하면서 살아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세상이 변하는 속도가 지구인 중 그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정도로 빠르고 직업에 관한 정의도, 직업의 종류도 다이내믹하게 변하고 있는 지금, 학생부에 장래희망을 쓰고 그것을 대학 입학 사정관이 보고 평가한다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개선되고 있기는 하다.) 


대입 개편은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겠지만 아이들의 행복과 찬란할 미래를 위해 제대로 바뀌어 나갔으면 좋겠다. 또한 고등학교나 대입제도가 아닌 '대학'을 개혁할 생각을 좀 하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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