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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ekret Jul 02. 2019

부를 ‘보다’ 추구하는 사람들에게

‘부의 추월차선’을 읽고

개인적으로 인생 책을 꼽으라면 두 권의 책을 꼽는다. '위대한 개츠비'와 '부의 추월차선'. 군대에서 처음 접했던 '부의 추월차선'은 이후에도 4번 정도 더 읽었었는데 이번에는 이 책으로 독서 토론을 하기 위해 6번째로 집어 들게 되었다.


여전히 강렬한 책이다. 부에 대한 길을 '인도', '서행차선', '추월차선'으로 구분 지어 표현하는데 각각의 길을 바라보는 관점이 명확한 만큼 말에 임팩트가 있다.(저자는 인도와 서행차선을 매우 부정적으로 묘사하기에 사람에 따라 저자의 강한 어조에 불쾌함을 느낄 수도 있다.)


오랜 기간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라 있는 <부의 추월차선>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간단히 요약하자면 이 책에서 부로 가는 길은 각각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인도 : 하루 벌어 하루 먹고사는 사람들, 주로 노동자들

서행차선 : 오랜 시간 절약을 통해 어느 정도의 부를 획득하는 사람들, 주로 직장인들

추월차선 : 빠르게 부자가 되는 사람들, 주로 사업가들


평소에는 이 책을 읽고 나서 '맞아, 추월차선이 가장 합리적인 길이야.', '추월차선을 타려면 이렇게 해야 되는구나'라는 생각이 강하게 남았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혼자 읽고 끝낸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의 토론을 통해 완전히 다른 생각을 접하게 되었다.


나의 예상과 다르게 다른 사람들은 부의 추월차선에 매력을 느끼지 못했고 이에 더해 부의 추월차선이 결코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당연히 내 생각은 여전히 바뀌지 않았다. 하지만 새로웠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기존의 나의 생각에 더해진 새로운 이야기들을 해보려 한다.

 



다른 사람들은 부의 추월차선을 읽고 그렇게 좋은 느낌을 받지 못한 듯했다. 인도와 서행차선을 지나치게 부정적으로 묘사하거나 추월차선만을 강조하는 저자의 태도 때문이었다. 충분히 이해할 만한 이유였다. 그리고 그 이면에는 더 자세한 이유가 있었다.


1. 부의 추월차선은 지나치게 자본주의적이다

2. YOLO로 대변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한다

+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1. 부의 추월차선은 지나치게 자본주의적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이 책은 부의 추월차선만을 정답처럼 이야기한다. 이 말은 즉슨 인도와 서행차선을 가는 사람들의 선택이 매우 비합리적인 것처럼 해석되는데 저자의 이 주장은 매우 합리적인 동시에 비합리적이다. 저자의 말처럼 부자가 되는 것이 여러모로 합리적인 길이라고 해도 모두가 부자가 돼서는 사회가 영속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부의 정도로 계층이 나뉘는 것은 아니지만 사회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기에 존속할 수 있다. 경영자가 있으면 노동자가 생기기 마련이고 생산자가 있으면 소비자가 있기 마련이다. 모두가 경영자 혹은 생산자가 될 수는 없다. 각각의 길이 존재하는 것은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물론 부자가 되는 것을 마다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부에 지나치게 높은 가치를 두고 세상을 바라본다.


세상에서 부는 중요한 가치지만 유일한 가치는 아니다. 이 책에서 부를 3F(Free, Fitness, Family)로 정의하여 부에 대한 과도한 중시라는 지적을 피하기도 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에서 저자가 이야기하는 부(Money)의 가치는 꽤나 극단적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개인이 돈을 벌고자 하는 욕구는 잘못된 것이 아니지만 사회를 바라볼 때 모두(혹은 사회)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닌, 내가 잘 살 수 있는 방법에만 집중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는 않다. 각각의 나라마다 자본주의에 대한 인식의 정도는 차이가 있지만 적어도 우리는 마음 한편에 사회 전체의 행복, 연대, 상생을 생각해야 한다.


2. YOLO로 대변하는 시대상을 반영하지 못한다


부의 추월차선은 2013년에 발간된 책이다. 지금 시대에 적용되는 내용도 있지만 6년 전 혹은 더 이전 시대의 경험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글이다. 따라서 몇몇 측면에서 현시대를 적절히 반영하지 못하는 지점이 있다. 처음에는 기술적인 부분(책에서는 인터넷을 통한 혁신을 이야기하는 것이 주이지만 2019년 현재 4차 산업혁명으로 대표되는 수많은 기술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이 그러하다고 생각했지만 더 중요한 부분이 있었다.


바로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YOLO(You Only Live Once)라는 라이프스타일이다. YOLO는 '인생은 한 번뿐이다'라는 의미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이다. 이 책에서는 추월차선으로 가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 동안(몇 년)의 헌신과 희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저자의 경우 자신의 사업을 만드는 과정에서 힘든 동시에 즐거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분명 몇 년은 참고 버텨야 한다는 의미이다.

*밀레니얼 세대 : 1980년 초반에서 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네이버 지식백과)


이러함 ‘버팀‘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더 이상 매력적인 선택지가 아니다. 밀레니얼 세대는 사는데 급급했던 이전 세대와는 다르게 자신이 좋아하는 삶을 사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극단적인 경우 내일이 없을 경우라도 말이다. 이러한 부분에서 YOLO와 추월차선은 상충한다.  


추월차선을 통해 빠른 시간(대략 5년이라고 정해보자.) 안에 부를 통한 자유를 이룰 수 있지만 밀레니얼 세대에게 자신의 현재를 희생하는 5년은 더 이상 합리적인 선택이 아닌 것이다. 물론 5년간 희생해서 몇십억을 손에 쥘 수 있다는 확신이 있다면 이야기가 조금 다를 수도 있다. 하지만 저자의 말대로 추월차선이 합리적인 방법이라고 하더라도 결코 확신할 수는 없는 길이다. 꽤나 큰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사업의 리스크는 필연적이다.)


이런 측면에서 추월차선은 일부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매력적이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오늘 조금 힘들고 많이 즐길 수 있다면 천천히 부를 축적하더라도 서행차선이나 인도를 택할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많이 힘든 5년 동안의 추월차선은 YOLO라는 가치관에 부합하지 않는다.


 +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한다


앞의 이야기들이 주로 다른 사람들에게 들은 새로운 생각이었다면 이제는 책을 읽고 내가 느낀 이야기다. 나는 이 책만큼 '부가 왜 합리적인지', '부를 어떻게 쟁취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해주는 책을 보지 못했다. 강한 어조의 태도를 매우 싫어하는 나이지만 저자의 강한 어조가 신경 쓰이지 않을 만큼 몇 번이고 매료되었다.


책에서는 사업이라고 표현되고 나는 주로 창업이라고 표현하는 이 길은 내 생각에 매우 부합한다. 이전에 썼던 글 중에서도 창업은 ROI가 매우 높음을 이야기했는데 내게는 5년을 희생하여 50년 동안의 부를 통제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합리적으로 생각된다.

https://brunch.co.kr/@seekeryang7/5

(창업이 합리적인 이유에 관해 썼던 이전의 나의 글.)


이 책에서 부를 쟁취하는 부분을 이야기할 때 두드러지는 부분 하나는 '엑시트(EXIT)'에 대한 생각이다. 저자는 현금화 전략이 중요하다는 말로 엑시트를 표현하는데 이 말은 많은 것을 함축하고 있다. 현금이 아닌 자산은 언제든 유동적일 수 있음(물론 현금도 일정 부분 가치가 유동적이다.)과 엑시트를 하기 위해서는 사업에 대한 접근 방식을 달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엑시트를 하기 위해서는 확장성과 기업가치가 반드시 고려되어야 한다. 확장성과 기업가치는 많은 연관성이 있다. 확장성이 있어야 매출 더 나아가 기업가치를 올릴 수 있고 이 때 유의미한 엑시트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확장성은 크게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팔 수 있는가를 의미한다.(저자는 얼마에 팔 수 있는가, 얼마를 남길 수 있는가도 중요하다고 이야기한다.) 자신이 장사를 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 확장성은 아이템 구상 단계부터 고려되어야 한다. 장사로 부자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지만 프랜차이즈와 같이 시스템을 만들지 못하면 장사는 확장성에 한계가 있다.


이러한 확장성과 기업가치는 아이템 구상 단계를 비롯한 모든 단계에 이르기까지 선택에 영향을 미친다. 확장성을 가장 잘 발현할 수 있는 것이 인터넷이며 이에 따라 사업 접근 방법부터 어떠한 능력들이 필요하게 되는지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이다. 이외에도 추월차선으로 가기 위해서 어떤 계명이 필요하고 어떠한 비즈니스가 있는지도 이야기한다. 비즈니스의 방법론과 구체적인 실체화를 보여주는 것이다.




나의 생각과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듣고 난 후의 생각이 공존하여 다소 일관성 없는 서평이다. 하지만 스스로는 기존의 내 생각을 더 강화할 수 있어서 좋았고 나와 다른 사람들의 생각들을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부로 가는 각각의 길은 저마다의 가치가 있다. 아니 부로 가지 않는 길이라도 가치가 있을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지향점을 갖고 이에 따른 생각과 삶을 영위해야 한다. 나는 이 책으로 길을 한정 지을 때 부의 추월차선을 꿈꾸는데 내가 원하는 부의 추월차선은 '오직 돈'만을 추구하는 삶은 아니다. 돈은 수단이며 목적이 될 수 없음을 항상 잊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거기에 더해 어릴 적부터 엄마가 자주 하셨던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는 거야'라는 말씀을 바꿔보고 싶긴 한다.


'엄마, 이제는 돈이 항상 있게 됐어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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