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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ychang 강연아 May 21. 2024

김정숙 전 대통령부인의 인도방문에 대한 소회

세상엔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아... 참 보는 눈도 많고 말도 많은데 손으로 하늘을 가린다고 넓은 하늘이 다 가려지려나...허물이 그리 많은 것을 알면 자중하고 있으면 될 것인데 뭐 대단한 외교적 성과를 냈다고 자화자찬 일색인지... 왜 우리나라의 영부인들은 과거 육여사와 같은 인자함을 못 가졌는지 사랑을 못 받는지...


육여사가 돌아가셨다는 소리에 나와 우리 동생들은 모두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고 명복을 빌었던 기억이 있다. 흑백 텔리비로 보는 장례식에도 계속 울어서 눈이 퉁퉁 부었던 기억이 난다.


김정숙 전 대통령부인이 인도에 온다는 것은 인도 뉴스를 통해서는 전혀 알려진 바가 없었다.


2018년 11월 4일, 그날은 일요일이었고 우리가 존경하는 푸리선생님과 함께 새벽에 걷기 갔다가 오베로이 호텔에서 아점을 먹기로 했다. 내가 한국엄마들이 브런치를 즐긴다는 그 오베로이 호텔을 한번도 못가봤다고 하자 한턱 쏘시겠다고 초대한 것이었다.


꼭두 새벽부터 푸리선생님을 픽업해서 후마윤 묘 뒷길을 걸었다. 뒷편으로 무슬림들의 묘가 있었고 여러 유적들도 있었고 걷기가 참 편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맞은편에 위치한 순더 너서리(순더는 아름다운이란 힌디어다)! 여기도 처음이었다. 입장료가 외국인은 150루피여서인지 입구부터 한 녀석이 계속 돈을 더 달라고 쫒아왔던 기억이 난다. 우린 푸리 선생님께서 20루피씩 모두 60루피를 주고 들어온 터! 특유의 박력있는 군인 목소리로 가라! 하면서 쫒아버리셨다.

여러가지 겨울 꽃들이 피어 나고 있는 순더 너서리는 참 아름다웠고 넓었던 것 같다.  일요일에는 오가닉 야채 판매도 한다고 하던데 우리는 브런치를 먹어야되니 구경만하고 그냥 나왔다.

말로만 듣던 오베로이 아침은 타 5스타 호텔에서의 메뉴보다는 종류가 적었지만 한결같이 맛이 있었다. 그리고 잘 차려입은 신사 숙녀 그리고 가족 단위로 아침을 즐기고 있어서 우리처럼 운동복 차림은 다소 미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여기서도 남편의 인도음식 사랑은 여전했다. 요거트와 삼바, 스위트까지.ㅎ

한껏 맛있는 브런치를 즐기고 커피를 캐리 아웃으로 들고 나와서 로비에서 신문을 보고 있으려니 웬일로 정장차림의 한국 사람들이 부산하게 뛰어다니고 있었다.

당시 새로이 단장한 오베로이 호텔의 모습

델리가 겨울철에 접어들면 공기가 무척 안 좋다. 그런데 오베로이 호텔의 특이한 점이 중앙 공기 청정기 방식을 해서인지 호텔 내 객실을 포함해서 청정 오염도를 모니터로 디스플레이 하고 있었는데 아주 좋은 수준이었다. 과연 오베로이야... 하면서 18년전 뱅갈로르에서 만났던 오베로이 집안의 이뻤던 며느리와 쌍둥이 아가들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웬 한국사람들이!

마침 알고 지내던 분이 보이기에 웬일이냐고 물어보자 대통령 부인이 그날 단독으로 인도에 온다는 것!!! 그때 공항에 도착하였다는 메시지를 받고 대사관 직원들이 부랴부랴 호텔 점검 온 것 같았다. 러고보니 제가 그 역사의 현장에 있었던 것이네요.ㅎㅎㅎ


며칠간 인도 신문인 인디아 타임즈 기사를 눈여겨 보았으나 단 한줄의 기사도 안 보이고... 나중에 생각이 든게, 왜 인도에 와서 그 많은 돈을 허비했는지 참 어이가 없었던 기억이 난다... 단독 배우자 외교라고 한다면 얼마나 자랑스런 일인가? 교민사회에 알리고 자랑해야할 여성활약상 아닌가?


지금 대통령 부인도 이리저리 구설수가 많은데 다들 왜 그러실까? 잘못했으면 사과하고 다음부터 안그러면 되는 것 아닌가? 왜 국감이라는 것을 하여 우리나라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고 최고위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이 그따위 허접한 일에 신경과 힘을 쏟아야 한다니... 정말이지 모를 일이다.


그리고 말나온 김에 김정숙씨의 의상과 장신구 및 가방 등은 왜 조사를 안하는지? 지금 시골부인 코스프레하면 예전에 입고 달고 하던 것들이 잊혀지는 줄 아는지?


더 이상 감옥가는 것은 보고싶지 않다. 하지만 적어도 국민들을 대표하는 대통령, 대통령 부인이라면  세상 부끄러움을 알아야한다.


교민사회에 전혀 알리지 않은 개인 활동을 민간외교, 첫 단독 배우자 외교라는 이상한 말로 포장하는 일은 없어야 된다. 우리나라 대통령 부인이 인도에 온다면 우리 교민들에게 모두 알려서 축하받고 그래야 하는 것 아니었을까? 도둑 고양이 같이 대사관 직원외에는 아무도 모르게 살짝 다녀간 것을 민간외교로 포장하다니,  인도에 와서 그리 돈 많이 쓰고 퍼줄 일 있었다면, 그 돈으로 폭염과 오염으로 생고생하고 있는 교민들 위로를 한다든지 우리나라 못사는 국민들 복지에 쏟아부었다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늘이 심판할 일이다. 가만히 좀 계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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