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9시 좀 넘으면 케랄라 행 비행기를 탑니다. 넘 바쁘고 인도인들과 외국인들의 민낯을 보아 피곤한 며칠을 보내고 있습니다.
아래는 남편의 글로 어제의 광복절을 우리식으로 기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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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디왈리 명절 연휴 때, 루틴하게 찾아뵙는 지인들 가족이 있습니다. 외지생활하면서, 명절 때 집 떠나 여행 가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지만, 그것도 한두번입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 20년 지기 친구들 입니다. 20여년전 구르가운에서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살면서 또래 아이들이 특히 친했던 가정입니다. 아이들이 함께 놀면서 성장하는걸 서로 지켜본 막역한 사이입니다.
1.
큰아들은 시카고에서, 막내는 구르가운 스타트업에서 소프트웨어개발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습니다. 이제 자식들 세대로 바통이 넘어가고 있습니다.
조각으로 짜집기한 테이블 장식,
책 표지 사진작가이기도 합니다.
집을 동화에서나 볼 수 있는 환타지 세계로 꾸몄습니다. 예술 감각이 뛰어난 그녀의 손길이 가지않은 곳이 없습니다.
2. 큰딸은 뉴욕에서 신혼생활, 막내아들은 아틀란타에서 석사 졸업 후. 취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부부만 남은 이 친구네는 인생 2막의 새로운 길에 접어들면서 여행을 테마로 삼아 인도 곳곳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작년 가을, 딸 결혼사진
역시 그림입니다. 유화, 아크릴,수채화, 디지틀 그래픽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면서 취미생활을 전문가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진작에 역사학을 공부하고 강단에도 섰던 박사이기도 합니다.
20년전 5년간 살았던 구르가운 아파트 단지 입구입니다. 첨으로 아파트단지에서 생활할 때 수준있는 이웃 주민들 많이 만나서 커뮤니티 생활을 재미나게 보냈던 곳입니다.십대 또래 자녀들이 마음껏 뛰놀았던 추억의 아파트입니다. 당시 주변은 모두 휑한 들판이었고 이곳엔 3 동의 아파트가 섬처럼 우뚝 솟아있는 랜드마크였습니다. 지금 주변은 사이버 시티가 들어오면서 천지개벽했습니다.
3. 바산트 비하르 이웃에 살던 어른이십니다. 골프광이십니다. 매년 한번은 골프 초대해 주셨지요. 골프 클럽에서 가족간 모여서 식사도 곧잘 했습니다. 이십대 초반 영국 유학을 다녀오셨으니, 진작에 글로벌 환경에 눈을 뜨신 분이십니다. 게획한 바 일흔에 미련없이 사업체 정리하고 은퇴하여 여생을 편히 보내십니다. 하는 일은 다르지만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 나누는 걸 아주 좋아하십니다. 언제든 찾아뵈면 늘 자식처럼 따뜻하게 대해주시는 이십년 터울인 어르신네는 여러모로 인생의 멘토이십니다
그림 전공하신 사모님으로부터 귀한 그림 한점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희망찬 해돋이 그림입니다. 새로운 길 나서는 저희 부부에게 용기를 주셨습니다.
4. 동네 이웃지기, 한국말 유창한 한국 유학했던 인도 젊은이 그리고 산스크리트 박사과정 밟고 있는 재원의 신혼 부부입니다. 앞으로 이들 부부에게 창창한 한-인도 미래가 펼쳐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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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아침, 아라벨리에서 마지막으로 걷기.
아침 운동차 모인 이웃들과 기념사진 남겼습니다. 언제부턴가 말을 하지 않아도 일사분란하게 자리잡습니다.^^ 정이 들만 하니까, 헤어집니다.^^
아침걷기에서 빠트릴 수 없는 이웃이십니다. 요즘은 걷기를 예전처럼 매일 하질 못하십니다만 유머가 넘치십니다. 사업체를 아들에게 넘겨준 후로도 회사에 정기적으로 출근하면서 왕성한 활동하십니다. 영국 유학파이십니다. 코로나 팬데믹 때 어디서 구했는지, 유머집과 은근히 재미난 동영상을 지속적으로 보내주면서 지난한 코로나 시절을 함께 이겨냈습니다. 친하지 않고서는 보여주기가 까탈스런 내용물들도 공유하는 허물없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산스크리트어 교수님, 도사님 풍채이십니다. 해박한 지식과 경륜을 갖춘 분이십니다. 대중을 위해서 배움의 광장을 마련해 드리지 못한게 무척 아쉽습니다.
왕년의 매킨지 컨설턴트. 목소리가 우렁차고 걸음걸이가 무척 빠릅니다. 쫒아가다보면 숨이 찹니다.^^ 자주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일부러 만나려고 새벽길 나왔다고 합니다. 세심한 마음씨에 고마움을 전합니다.
여인 4인방, 함께 자리해서 반갑고 고맙습니다.
크리슈나 부모님까지 오셨고 알피나의 딸까지 죠인해서 제법 커다란 모임으로 걷기 마치고 모글리 레스토랑에서 차이와 포하로 아침을 함께 하였다.
이곳을 지날 때마다, 저 뭉친 바위들 처럼 세파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하고 강인한 힘을 갖기를 다짐합니다.
바산트 밸리 스쿨, 두 아들의 모교가 집 가까이에 있습니다. 광복절 행사의 일환으로 비폭력주의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새벽 일찍 평화의 걷기 행진을 하고있습니다. 저희 아이들 재학중엔 수백여명 넘는 학생들과 학부형이 자발적으로 참석했는데... 웬걸요? 소수의 학생들이 걷기에 나섰습니다. 반갑기도 하면서 조금은 아쉬운 맘도 들었습니다. 가치관이 달라지더라도 전통을 고수하면서 발전한다는게 어디 쉬운 일 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