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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t Oct 08. 2021

2021년 10월 단상

스쳐가는 여러 가지 생각들을 정리

1) 우리는 모두 미숙하기에

"최근 일어난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서 누군가를 정죄하는 마음이 아닌, 사람이 죄 앞에서 너무나도 연약한 존재일 수밖에 없음을 다시 한번 깨닫는다. 나도 언제든지 무너질 수 있는 미숙한 사람이기에, 그저 나 자신부터라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붙들려야겠다" -  2018년 초 한창 사회가 여러가지로 시끄러웠을 때 썼던 글이다. 여전히 유효하지 않나 싶다.


2) 친절함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최근 회사와 직장인이라는 타이틀을 뗀 이후 개인으로서의 나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마주할 때가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움을 요청할 때 그 이상으로 베풀어주시는 분들이 있다. 적당히 쳐낼 거 쳐내고, 필요한 사람한테 집중하고, 해야 하는 일에만 집중하고. 사실 그렇게 살기에도 바쁜 세상 아닌가.


나만 해도 그랬다. 가끔씩 커피 챗이나 식사를 요청하는 회사 인턴/신입들이나 대학교 후배들이 내심 귀찮을 때도 많았고, 어차피 이 아이들이랑 밥 먹으면 식사값/커피값은 내가 지불해야 할 텐데.. 라는 인간적인 마음이 든 적이 없었다면 거짓말일 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다 만나긴 했지만).  


"현재"의 나는 내가 최근에 도움을 요청했던 이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사실 시간과 돈은 굉장히 유한한 자원일뿐더러, 나에게 선의를 베풀어줬던 이들은 특히 평균 대비 훨씬 바쁜 삶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굳이 나에게 귀한 시간과 큰돈을 쓸 필요가 없다. 이 기억을 잊지 않으려고 한다. 운이 좋게 내가 더 성장하고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자리로 가면 꼭 pay it forward 할 수 있도록. 특히, 친절한 태도에는 돈이 들지 않는다.


3) 자주 바라보기

"사람은 자신이 자주 바라보는 것을 가지고 자신을 구성한다고 한다. 자주 바라본다는 것은 인식의 "주체"와 인식의 "객체"를 결합시킴을 의미하는데, 이 둘을 최대한 빈번하게 결합함으로써 그 바라보는 대상과 이를 바라보는 이가 닮아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우리는 시각적인 부분에 굉장히 연약해서 보이는 것들에 의해 쉽게 영향을 받고, 우리보다 '더 아름답고 위대한 것들'을 볼 때면 너무나도 쉽게 매료되기 위해 자기 초월 현상이 일어난단다." 앞 분단 역시 2019년 경에 썼던 글인데 최근 들어 되새김질하고 있다.


남은 21년.. 사실 원대한 소망과 계획, 그리고 바람도 있지만, 그보다 조금 더 자주 바라볼 수 있었으면. 그리고 좀 더 기뻐하고 감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3) 회사는 대표의 꿈에 크기만큼'만' 큰다

피터 드러커는 "사람은 꿈의 크기만큼 자란다"라고 했다. 스타트업은, 특히 초기 스타트업은 창업가의 꿈의 만큼 성장할 수 있지 않나 싶다. 오늘 토스가 타다 인수를 발표했다. 토스의 기업 문화나 성장 방식에 감탄했던 부분도 있고, 완벽히 공감하지 못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최근 토스의 행보를 보면 응원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수준인 것 같다. 이러다가 정말 한국의 그랩 같은 슈퍼앱이 될지도.


2019년 우버 철수 후 운이 좋게 연이 닿아 토스에서 오퍼를 받았는데, 당시 더 해보고 싶은 일들이 있어 가지 않았다. 물론 그 이후의 경험들도 나름 유의미했기에 후회는 전혀 없지만, 오늘 문득 든 생각은 이승건이라는 창업자의 DNA가 깃든 조직 문화를 체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다는 점이다. 꿈의 크기를 키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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