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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카일리 Jul 23. 2023

렉서스 커넥트 투 카페가 아쉬웠던 이유

결국 공간도 스토리를 전달하는 수단

대 F&B 시대다. 모든 브랜드가 에프엔비를 노리고 있는 요즘, 8년이 넘게 이미 잠실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브랜드 카페가 있다. 바로 렉서스에서 운영하는 커넥트 투 카페다.

Connect To 카페는 렉서스에서 2014년 오픈한 복합문화공간으로 누구나 쉽게 렉서스를 만나고 렉서스 라이프 스타일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기획된 공간이다. 최근에 많은 브랜드에서 카페를 운영하지만 이미 8년 전에 생겨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는 곳이라고 해서 잠실에 위치한 커텍트 투에 다녀왔다.

공간 자체에 대한 만족도는 높았다. 우선 이용자 수를 제한하여 공간의 밀도를 조절하니 여유롭게 공간을 즐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층고가 높고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스타일이 돋보였는데, 복잡한 잠실 한복판과 대비되며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을 잘 구현된 느낌이었다. 특히 자동차 디자인에서 영감을 받은 ‘곡선’적인 요소가 큼지막한 부분부터 세심한 부분에서까지 볼 수 있어 완성도 있게 느껴졌다.

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다. 8년이나 자리를 지켰다고 해서 너무 많은 걸 기대한 걸까?


너무 많은 것을 담으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인테리어 디자인에서 ‘곡선’, ‘도심 속 휴식의 숲’이라는 메시지가 잘 느껴졌던 것에 반해 그 공간에 있는 콘텐츠는 일관성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부터, 차량 전시, 사회적 가치 등 한 공간에서 하려는 이야기가 너무 많아 오히려 집중할 수 없었다.


우선 렉서스가 전하고자 하는 ‘장인 정신’을 보여줄 수 있는 상품이 전시되어 있다. 다양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어 좋았는데, 공간의 한 켠에만 전시되어 있어 그냥 한 코너로만 느껴졌다.


갤러리 존에서는 렉서스 콘셉트카나 신차를 보고 체험해 볼 수 있다. 판매 공간이 아니니 자유롭게 타볼 수 있다는 점이 좋았으나 큰 임팩트가 있지는 않았다. 더불어 한 코너에는 전기차 충전 기능을 소개함과 동시에 캠핑 공간처럼 꾸며두기도 하고, 벽면에서 브랜드에 대한 메시지가 다양하게 쓰여있다. 자동차에서 모티프를 받은 걸 직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곡선적인 카페 인테리어와 달리 갑자기 '다양한 전동화의 선택지를 제공하고자 합니다.'와 같은 문구와 전시된 차를 보니 함축적으로 브랜드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이 아니라 자동차 쇼룸을 만들고 싶었던 건가 하는 느낌이 든다.

또 곳곳에서 사회적 가치에 대해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을 보여주는 콘텐츠를 볼 수 있다. 우선 ‘젊은 농부’에게 공급받은 농산물을 통해 만든 제품을 메뉴로 만날 수 있는데, 렉서스가 사회공헌활동의 일부로 젊은 농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커넥트 투 파머스’라는 프로젝트라고 한다. 또, 도서관에 책을 기증하 캠페인에 대한 콘텐츠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자동차 전시, 브랜드에 대한 콘텐츠, 사회공헌활동에 대한 내용, 브랜드 정신 등 많은 이야기가 있다 보니 장인 정신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는 공간이려나? 싶다가도 자동차 쇼룸인가 싶다가 렉서스가 전하고자 하는 ‘원메시지’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는 느낌을 받았다.


왜 이렇게  다양한 콘텐츠를 한 공간에 담은 것일까? 그 이유를 렉서스 코리아 공식 SNS에서 알 수 있었다.

커텍트 투라고 카페의 이름을 지은 건 ‘Connect To OOO’, 로 꼭 이 공간에 대해 단정적으로 정의하다기보다는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동차, 기업과 사회 등이 다양하게 연결되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어서라고 한다. 그래서 자동차 전시장, 브랜드 쇼룸, 문화공간 등 다양하게 읽히게끔 디자인한 것이라고 한다.


그 이유를 보니 어느 정도 공간 기획에 설득력이 생겼지만 여전히 아쉬웠다. 꼭 공간에서 한 가지의 이야기만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너무 많은 이야기를 하려다가 전달력을 잃어버린 듯하다. 특히 잠실과 같이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이런 에프엔비 공간을 디자인하는 이유는 렉서스 브랜드에 관심이 아직 크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렉서스가 추구하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라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브랜드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가정했을 때, 원 메시지를 여러 번 표현했을 때 겨우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다양한 콘텐츠가 있더라고 하나의 메시지 아래에 일관성이 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잠실에서 사람 적고 여유롭게 쉴 수 있는 카페’ 정도로 인식되는 것에서 그치지 않도록 타겟층을 명확히 하고 ‘렉서스 라이프스타일’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한다면 소비자가 더 매끄럽게 메시지를 받아들이지 않을까?


결국에는 공간도 스토리를 전하는 하나의 수단이다. 우리는 어떤 스토리와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지 끊임없이 곱씹어 봐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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