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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봄 Sep 29. 2021

스타트업 취업, 면접 후 스타트업 현실이 두렵다면

입사 전 일하기 좋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


사실 별다른 기대 없이 면접을 보러 갔다. 서로 핏이 맞는지, 어떤 사람이고 어떤 걸 하는 곳인지 그리고 서로의 느낌을 보려고 만난 자리인 것 같은 느낌이 더 강했다. 그랬기에 나도 별다른 걱정이나 준비 없이 면접을 보러 갔다. 앱 서비스를 주욱 훑어보며 좋은 점과 아쉬운 점, 궁금한 점을 정리해서 적어간 것 외에는


이직이 급한 것도 아니었기에 숨김 없이 솔직하게 모든 것을 드러냈다. 어떤 일을 했었고 성과가 어땠는데 거기서 나의 역할은 어느정도였다 까지. 상대가 내 실력을 부풀려 생각하는게 부담스러운 나는 솔직하게 다 말했고 동시에 솔직하게 물어봤다. 이것저것.


그리고 면접에서 들은 대답들이, 이 스타트업으로 이직해야겠다는 마음의 첫 걸음을 내딛게 했다.






1. 1인 마케터라고 혼자 일하지 않아요.

    재직 중이던 회사에서 1인 마케터로 일해왔다. 혼자 모든 책임을 다 지고 있는 것 같은 부담감이 2년 차인 나에게는 너무 컸다. 때문에 또다시 1인 마케터가 되는 건 싫었고,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 그는 1인 마케터라고 혼자 모든 것을 책임지려하거나 혼자 고민하게 두지 않을 것이라 했다. 방향성과 그림은 함께 고민하여 맞춰 나갈 것이고, 필요에 따라 대행사를 붙여주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구해줄 수도 있다고 했다. 비효율적인 업무를 가장 싫어하기에, 비효율적이라 생각되는 부분은 대화를 통해 함께 해결책을 찾아보자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2. 불필요한 회의 대신 대화를 많이 해요.

    회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눈다고 한다. 회의를 많이 하다 보면 불필요한 회의가 많아지고, 업무에 지장이 생기며 본질이 흐려진다. 대신 평소 대화를 많이 나누다 보면 자연스레 서로의 생각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생기기도 하기 때문에 회의는 최소화한다고 했다. 당연한 말이었지만, 이렇게 말하는 대표님은 내게 처음이었다.


3. 야근은 없습니다.

    믿지 않았다. 기본적으로 이런 말은 믿지 않는다. 더군다나 스타트업에서? 돌아오는 답변은 이러했다. "상황에 따라 불가피하게 생기는 야근들은 있을 수 있겠죠. 하지만 지속적으로 야근이 반복된다면 둘 중 하나입니다. 제가 인력을 충분히 충원해 주지 않았거나 혜봄님이 업무를 효율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거나. 그런데 아마 대부분이 제 문제겠죠." 야근하지 않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야근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대표가 돌아볼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 야근을 당연시하던 회사에 다녔던 나는 감동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4. 정보의 격차를 싫어합니다.

    생각보다 정보나 업무공유가 잘 안되는 회사가 많다. 이러한 부분이 싫어,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물어봤을 때 내가 들은 대답이다. 가급적 빠르게 정보를 공유하고 바쁜 업무에 깜빡해서 공유를 못하는 경우는 있어도 일부러 공유하지 않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면접 합격 통보 이후에도 지원자 입장에서 충분히 고민하고 고려해야할 부분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챙겨주고 공유해주는 모습이 인상깊었다.


5. 면접 내내 지원자를 존중해 주는 태도

    면접에 참여해 줘서 고맙다고 기프티콘을 주는 회사는 처음이었다.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는 면접비 주는 게 놀라운 일도 아니지만, 여기보다 돈 잘 벌고 잘나가는 회사 면접을 봤을 때도 감사 표시를 하는 곳은 없었다. (오히려 아쉬울 게 없어서 그랬던 걸까.) 더군다나, 반차를 내고 면접 보러 온 나에게 회사소개서를 들고 출근하면 불편할 테니 이메일로 보내주겠다는 섬세함을 보였고 입사 여부를 결정하기 전, 회사 이전 예정 소식까지 놓치지 않고 메일로 알려주었다. 기존 거리에서 겨우 10~15분 멀어지는 거리이지만 어찌 되었던 통근시간 역시 회사 선택에 중요하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입사 확정 후, 출근 전 부터 회사 이전 소식이나 투자 결정 여부 등의 정보를 꼼꼼히 공유해 주는 모습에 '정말 직원으로서 존중받고 있구나'를 온몸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다.


 




면접을 보는 내내, '일하기 좋은 회사'일 것 같다는 기대감이 들었다. 물론 대표님이 보여준 말과 행동만으로 이 스타트업에 입사를 결정한 것은 아니다. 다만, 점점 잘한 결정이라는 것에 확신을 주기에는 충분했다. 물론 대표님도 사람인지라, 모든 측면에서 완벽하실 수는 없을 것이고 실망하게 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겠지만 아직까지는 좋은 모습만 보여주고 계신다. 우당탕탕 스타트업 취업의 현실에 자주 마주해왔던 나에게 감동을 준 대표님의 가치관과 태도를 오래 기억하기 위해 기록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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