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고민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원하는 삶의 모습도 조금씩 뚜렷해져 갔다. 더불어 투자에 대한 생각도 자리를 잡아가게 되었던 것 같은데, 오늘은 고민 끝에 정리한 내 투자 가치관에 대해서 적어보려고 한다.
나에게 부자라는 존재는 20억, 50억, 100억 등 높은 자산 가치를 보유한 사람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당장 내일 밥 값을 걱정하지 않는 삶, 원할 때 작게라도 언제든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삶, 소중한 사람 곁에 있어줄 수 있는 삶을 사는 사람을 나는 부자라고 생각했다.누군가는 나에게 철이 없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사실 내가 언급한 저 몇 가지를 위해 늙어 죽기 전까지 일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나는 돈이라는 수단이 우리 삶에 부여한 뫼비우스의 띠를 끊어낸 사람이 진짜 부자라고 생각했고 나 또한 그런 인생을 살고 싶었던 것 같다.
뫼비우스의 띠를 끊어낸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을까? 나는 당장 내일 아파서 누워있게 되더라도 조금 힘들지언정 생계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삶이 돈에게서 독립한 인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리고 이것은 오로지 나를 위해 누군가 돈을 준다는 것을 의미했고 여기엔 연금이나 배당, 월세, 예금 이자 그리고 자동화된 사업 등이 해당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를 위해서 돈을 벌어다 주는 또 다른 돈을 보통 레버리지(leverage) 혹은 패시브 인컴(Passive Income)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개념을 알게 된 이후 투자를 바라보는 시각도 함께 변하게 된 것 같다.
나는 투자가 항상 엄청난 수익률을 가져다줘야 한다고 생각하면서 살아왔다. 지금 당장의 수익률은 저조할지언정 꾸준한 공부와 노력을 통해 수익률을 높여가며 자산을 불려 나가는 행위가 올바른 투자 방향이라고 착각하고 있었다. 수익률이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다만 수익률보다 먼저 고민해야 할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 것뿐인데, 그것은 바로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의 상태와 기간이다.
현재 가지고 있는 자산의 상태란 연봉과 가지고 있는 현금 그리고 부채를 뜻한다. 그리고 이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 이유는 모두가 같은 미래를 바라보고 달리지만,아쉽게도 그 출발점은 다를 수 있기 때문에 각자 상황에 맞는 투자 방법을 택해야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부동산에서 월세 수익률을 계산할 때 보통 4~8% 안팎을 목표로 잡고 배당 투자를 계획할 때도 4~5%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잡는다고 한다. 적금, 예금 같은 투자처 또한 보통 5% 이내로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여기서 내가 집중했던 부분은 "어차피 비슷한 수익률이라면 중요한 것은 내가 감당해야 할 리스크에 있겠다"라는 것이었다.
이런 관점에서 나는 패시브 인컴을 위한 부동산 투자를 선호하지 않는다. 만약 내가 10억의 자산을 가지고 있는데 이중 월세 레버러지를 위해 투자하고자 하는 부동산의 가치가 3억 정도라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안정적인 노후를 위해 부동산 자산은 필수라고 생각하고 자산대비 필요한 투자금이 무리하지 않은 수준이라고 판단해서이다. 다만 내가 가진 자산이 5억 수준인데 3억 정도의 부동산에 투자하는 것은 나에게 좋지 않은 투자이다. 자산의 대부분이 하나의 자산에 쏠려 있고 이럴 경우 부동산의 가격 변동에 따라 내 자산 가치가 함께 흔들릴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부동산이라는 자산은 보통 대출을 끼기 마련인데, 기대 수익률은 좋게 생각해 봐야 8% 수준이니 레버리지 수단으로써 탈락까지는 아니지만 최고의 선택이라고 하기에는 무리였던 것 같다.
반대로 나는 배당 투자를 굉장히 선호하는 편이다. 먼저 대출을 받지 않아도 즉시 실행할 수 있는 투자 수단이고 여유자금으로 매월, 매주 본인이 원할 때 투자할 수도 있다. 또한 예금이나 적금과는 다르게 실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보니 인플레이션에 따른 자산 가치 상승까지 노려볼 수도 있다. 당장은 낮은 수익률 때문에 의미가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배당금을 재투자한다는 것을 전제로 보았을 때 우리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배당금 또한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나는 여기서 기간의 중요성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나는 지금 자산 가치의 상승이 아니라 나를 위해 일해줄 레버리지라는 것을 주제로 글을 적고 있다. 그리고 이 레버리지라는 것은 당장 필요한 것이 아니라 내가 늙고 힘이 없어졌을 때 필요한 것이다. 나는 약 30년 뒤 은퇴를 위해 숨만 쉬어도 매월 500만 원 정도는 나올 수 있는 패시브 인컴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래서 배당 투자를 시작하게 되었다.
30년 배당 투자 계획
위 사진은 실제로 매월 35만 원씩 배당 주식에 투자하고 받은 배당금을 모두 재투자한다고 가정했을 때 약 30년 뒤에 받을 수 있는 그 가치를 나타내고 있다. 수익률은 5%로 설정했고 배당 성장률 또한 5%로 가정했을 때 28년 뒤 내가 받을 수 있는 월 배당금은 세금 1,000만 원을 제한다고 가정해도 500만 원 수준이 된다. 배당 투자에는 대출이 필요하지 않고 적은 금액부터 시작할 수 있기 때문에 나 같이 젊은 사람들이 시작하기 적합한 투자 방법라고 생각한다. 반대로 연세가 좀 있으시고 자산이 어느 정도 형성된 분들은 오히려 배당 투자가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다. 보통 시장에선 반대로 이야기하지만, 오히려 배당주의 경우 실물 자산이 아니기 때문에 갑작스레 큰돈을 투자하면 위험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현재 가진 자산과 기간이 수익률을 따지는 것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나는 배당 투자에 올인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도 좋은 투자 자산이고 배당도 좋은 투자 자산이지만, 각자의 상황과 기간에 맞게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또한 투자를 할 땐 항상 감당 가능한 금액으로 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배당 투자 또한 최소한의 금액을 기준으로 기간을 정하여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나머지 금액은 적금이나 예금으로 좋은 기회가 왔을 때 다른 투자 자산에 도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수단으로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부동산도 배당도 공부가 중요하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넘어지고 일어서는 과정을 반복하며 얻는 것이 있어야 한다. 그저 배당에 투자해야 한다고 어떤 기업이고 앞으로 배당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도 없이 무작정 투자하는 것 혹은 어느 전문가의 말만 믿고 무리하게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를 하는 것은 오히려 노후를 망치는 지름길이 될 것이다.
모든 투자 자산은 고유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쁜 투자 자산이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나쁘게 투자한 것이 문제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공부하고 꾸준히 투자한다면 분명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