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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부랜딩 Nov 24. 2023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저축이 쉬워진다

할 수 있는 소비와 하고 싶은 소비는 다르다

나는 소비라는 행위가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우린 태어나는 순간부터 관에 들어가는 순간까지도 돈을  쓰게 되는데, 어떻게 이 행위 자체를 나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나는 그저 소비에도 구별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뿐이다.


그럼 무엇을 기준으로 소비라는 행위를 구별해야 하는 걸까? 나는 개인의 능력이나 가지고 있는 자산 규모 그리고 현재 나이 등에 따라 소비 여력이 달라진다고 생각한다. 매월 200만 원을 버는 사람과 500만 원을 버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이 중 소비로부터 조금 더 자유로운 사람은 누구일까? 수입만을 기준으로 보면 500만 원을 가진 사람이 당연히 더 많은 소비를 해도 괜찮을 것처럼 보이지만, 다른 조건들을 더해보면 아마 생각이 조금은 달라질 것이다.


매월 2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나이가 75세이고 자식들을 모두 독립시켰으며 낡고 작지만 본인 명의의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고 가정해 보자. 반면 500만 원을 버는 사람은 나이가 40살이고 5살의 딸 하나와 이제 막 태어난 아이가 있다. 여기에 아내는 육아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고 전세 대출을 받아 계약한 아파트에 거주하고 있다면 이 둘 중 누가 더 소비에 자유로울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은 전자의 노인이 소비로부터 자유로운 사람이라고 답할 것이다. 왜일까? 왜 사람들은 노인보다 300만 원이나 더 버는 사람이 소비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아마 그 이유는 앞으로 이 사람이 남은 인생동안 감당해야 할 책임들이 눈에 보이기 때문일 것이다. 


위 가정을 이제 각자의 인생에 대입해 보자. 스스로 무엇을 가지고 있고 어떤 인생을 살고 싶으며 어느 정도의 소비여력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지금까지 끌고 온 잘못된 소비 습관은 무엇이며 당장 그것을 고칠 수 있을 것 같은가? 항상 다른 사람이 기준이면 답을 찾기 쉽지만, 기준을 스스로의 인생으로 바꾸게 되면 갑자기 답을 쉽사리 뱉기가 어려워진다.


왜일까? 나는 그 이유를 누구나 하고 싶은 소중한 것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누군가에게는 여행이나 캠핑이 포기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유흥이나 수집 등의 취미가 삶의 원동력이기 때문에 포기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몇몇 영상이나 글들에서는 이런 것들을 버려야만 한다고 말하지만, 나는 그저 관점을 조금 바꾸면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할 수 있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의 차이를 명확하게 인지해야 한다고 믿지만,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꼭 지금 해야만 하는 것인지 묻고 싶을 뿐이다. "캠핑을 절대로 가지 마세요."라고 말하면 갑자기 인생이 팍팍해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지만, "열심히 돈을 모아서 가끔 캠핑을 선물해 보세요."라고 말하면 아마 조금은 듣기 편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오히려 그렇게 좋아하는 것을 보상 체계로 만들어 돈을 모으는 데 있어서도 어떤 동기 부여 수단처럼 될 수 있는 것 아닐까.


나는 해도 괜찮은 소비와 하지 말아야 하는 소비를 똑 나눌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하고 싶은 소비와 할 수 있는 소비가 있을 뿐인데 지금 당장 뭔가를 포기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우울하고 돈을 모으기 어렵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고 있다면, 하고 싶은 소비를 나중에 할 수 있는 소비로 바꿔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소비라는 경험이 주는 달콤한 유혹에 평생 끌려다니느냐, 소비라는 행위가 얼마나 중요한 지를 깨닫고 남은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느냐는 어떤 생각을 하며 살아가는지에 달렸고 그 차이는 생각보다 작은 것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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