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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인사업자 장감독 Mar 10. 2023

SNS는 인생의 낭비가 아니다.

퍼거슨은 틀렸다.

한 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감독이자 영국 축구계의 전설적인 인물인 퍼거슨의 명언(?)인 "SNS는 인생의 낭비다."라는 말이 한국에서 엄청 퍼진 적이 있다.


물론 엄밀히 영어 원문을 파고 들면 '인생의 낭비'라기 보단 '가벼운 시간 낭비'에 가까운 어감이라고는 하지만, 어쨌든 한국에서 이렇게 번역된 말은 누군가 SNS로 인해 구설수를 겪을 때 마다 '1승'을 추가하곤 했다.

물론 실제로 말한 뉘앙스는 '트위터는 시간 낭비다'에 가깝지만...

나 역시 어릴 때는 싸이월드부터 시작해서 페이스북에 내 개인적인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는 걸 좋아했다가, 여러 사람에게 철 없다고 후드려 맞고 퍼거슨의 발언까지 접한 후 한동안은 SNS에 글을 쓰는걸 최대한 자제했었다.


하지만 스타트업을 거쳐 프리랜서, 개인사업자가 되면서 SNS가 꼭 인생의 낭비는 아니라, 꼭 필요한 존재이고 잘 쓸수록 큰 효용이 있다는 것을 알게됐다.


약 2년간 개인사업자로 좌충우돌 해온 입장에서, 만약 누군가가 퇴사 후 프리랜서, 혹은 개인사업자를 앞두고 있다면 나는 무조건 SNS를 하라고 얘기할 것 같다. 가능한 당장 시작하라고 얘기하고 싶다. ASAP.


3년 전, 폴인 퇴사 날짜가 잡힌 후 1달 정도 남은 시점이었다. 페이스북을 보던 중 한 미디어 스타트업에서 유튜브 프리랜서 편집자를 구한다는 공고를 봤다. 빠르게 담당자에게 페이스북 메시지로 프로젝트에 관심이 있다고 말했고, 성공적인 미팅 후 해당 프로젝트의 편집자로 약 1년간 일을 진행했다. 장감독의 첫 프리랜서 작업이었다.


이후에도 개인사업자로 전환하면서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분들과 소통을 해왔고, 실제 프로젝트로 이어진 경우도 많았다. 현재 내 최고의 영업 수단은 페이스북이라는 SNS다.


그렇다면 내 페이스북처럼 영업사원이 되어주는 SNS는 어떻게 운영해야 할까? 생각보다 크게 어렵지 않다. 먼저 해야할 일은 내가 일하고 있는, 혹은 관심있는 분야의 분들과 친구를 맺는 것이다. 혹은 친구 신청이 어려운 인플루언서라면 팔로우를 해둔다.


이 다음이 중요하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요즘 하고 있는 생각이 무엇인지, 관심있게 들여다 보는 것은 무엇인지 등 자신을 어느정도 드러내는 포스팅을 한다. 개인의 신상을 세세하게 적으라는 말은 아니다. 상대가 내가 어떤 사람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을 정도면 된다. 1일 1포스팅을 할 필요는 없다. 자신이 느끼고 경험하는 것들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부담스럽지 않은 선에서 기록을 해보자.

처음에는 글로 내 생각을 표현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고 어려울 수 있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다.  


꼭 진지하게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얘기를 전문적으로 하지 않아도 된다. 좋아하는 음식, 오늘 갔던 카페, 최근에 재밌게 본 넷플릭스 작품에 대해서 써도 된다. 여기서 나만이 느꼈던 좋았던 포인트나 관점을 추가한다면 더 좋다.


이렇게 SNS를 꾸준히 하다보면 프리랜서나 개인사업자 입장에서 몇 가지 장점이 있다.


첫 번째, 업계 전반의 분위기를 파악하기가 쉽다. 업계의 리더나 인플루언서, 혹은 관계자 분들을 팔로우해두면 자연스럽게 업계가 요즘 어떻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다. 그 뿐만 아니라 그 분들이 갖고 있는 소중한 인사이트도 보고 배울 수 있다. 심지어 무료로! 물론 요즘은 유료 기반의 텍스트 매체나 SNS 서비스가 생기고 있지만, 페이스북이나 블로그 혹은 인스타를 잘만 활용하면 충분하다.


두 번째로 셀프 브랜딩, 퍼스널 브랜딩이 된다.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능력이 있는지, 어떤 관점과 가치를 가지고 일을 하는지 다른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이렇게 자신을 알리다보면 역으로 상대방으로부터 프로젝트 제안이 오기도 하고, 미팅 자리에서도 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훨씬 쉽게 대화가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스스로에 대한 이해가 높아진다. 홀로 사업을 하다보면 종종 내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현재 어디에 와있는지, 이 길이 맞긴 한건지 헷갈릴 때가 생긴다. 그 때, 내가 기록해둔 SNS의 기록들은 내가 어떤 마음으로 일을 시작했는지, 어떤 길로 가고자 하는지 알려주는 나침반이자 기록서 역할을 한다. 결국 개인 사업을 하는 것은 자기 자신을 발전시켜야만 하는 일이고, 그 만큼 내가 기록해둔 것들이 더욱 큰 가치를 가진다.


물론 SNS를 하면 반드시 주의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 내가 SNS를 하면서 지키는 철칙은 딱 두 가지다. 남을 비난/비방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치 얘기를 웬만하면 절대 하지 않는다. 이 두 가지만 지키면서 SNS를 한다면 큰 잡음없이, 본인에게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할 수 있다는 생각이다.


잘만 활용하면 일에도, 인생에도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SNS.

지금 바로 시작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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