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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인사업자 장감독 Jun 07. 2023

내 생애 첫 사무실 계약

공유오피스 1년 후기

(전 글인 <1인 기업가의 사무실을 찾아서>에서 이어집니다.)


"여기 OOO 서울숲 지점인데요, 1인실 보고계시죠? 1인실 하나가 나와서 연락드렸어요."


혼자서 쓸 적당한 사무실을 찾아다니던 중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뚝섬역 근처의 한 공유오피스에 1인실 매물이 생겼다는 연락을 받았다.


정말 잘 안나오는 공유오피스 1인실 매물이기에, 후다닥 보러갔다. 그 당시 살던 집은 마포구 아현동이었기에 다소 거리는 있었다. 하지만 서울숲 근처라는게 너무 마음에 들었다. 일을 하다가 답답하다고 느껴지면 성수, 서울숲 일대를 산책할 수 있다는 점. 근처에 맛집이 많다는 점에서 본격적으로 사무실을 보기 전부터 이미 마음이 기울었다.


투어를 하면서 본 사무실도 역시 마음에 들었다. 일단 라운지가 통창에, 서울숲까진 아니어도 근처 전경이 시원하게 보였다. 라운지에선 맥주도 무료로 마실 수 있었고, 건물자체도 관리가 잘 되어있어서 매우 깔끔했다. 투어를 함께 해주시는 매니저님도 친절했고, 1인실은 많이 좁지만 그래도 책상 의자 서랍 등 있을 건 다 있어서 활용도가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문제는 임대료, 돈이었다. 1인실 기본 비용이 월 70만원에 부가세 10%는 별도였다. 77만원. 월에 77만원을 내가 낼 수 있을까? 걱정이 들었다. 그런 내 마음을 간파했는지, 매니저님이 1년 계약을 하면 월 60만원으로 임대료를 낮춰주겠다고 하셨다. 그럼 월 66만원이었다. 여전히 부담스러운 비용이긴 했지만, 큰 보증금이 필요한 것도 아니며, 10만원 낮아진 월 임대료가 크게 느껴져 결국 그 자리에서 계약을 완료했다.


그렇게 퇴사 후 3개월, 나만의 사무실이 생겼다.


"대표님, 이 사무실 쓰시면 좋은 일이 많이 생기실 거에요. 여기가 터가 좋아요!"

오피스 투어부터 계약 진행까지 담당한 매니저님의 덕담과 함께, 공유오피스 1인실은 내 사업 첫 1년차에 많은 일을 가져다 주었다. 하지만 계약기간 1년이 지난 뒤 연장을 하진 않았고, 나는 다시 집으로 복귀하게 됐다. 


내가 1년간 공유오피스를 쓰면서 느낀 장단점은 다음과 같다.


- 장점

1. 나만의 독립된 공간이 있다는 점이 좋다.

2. 지하철 역과 꽤 가까워서 접근성이 좋다. 대부분의 다른 공유오피스들도 대중교통과의 접근성이 좋은 곳에 위치하는 경향이 있다.

3. 해당 주소로 사업자등록이 가능하다. 

4. 커피, 차 등의 음료를 무료로 편하게 이용이 가능하다. 

5. 건물 자체가 매우 깨끗하다. 특히 화장실 청소가 잘 되는 편이라 매우 쾌적한 편이다(공유오피스마다 다르겠지만, 전 직장에서 입주했던 한 코워킹 스페이스는 화장실 청소가 주 3회 간격으로 진행이 되어 종종 불편한 경우도 있었다.)

6. 엘리베이터, 택배 등 부대시설이나 서비스도 잘 되어있어 업무에 집중하기가 좋다.


- 단점

1. 키 카드가 없으면 출입이 불가능하다. 무슨 당연한 소리냐 하겠지만 종종 주말이나 저녁에 일하러 올 때 키카드가 없어서... 집까지 다녀오거나 업무를 포기해야하는 낭패가 있기도 했다(키 카드는 대여도 가능하지만 매니저님들이 상주하는 평일 9-6시에만 가능했다.)

2. 많이 답답하다. 일단 1인실 자체가 워낙 좁은 것도 있겠지만, 사무실에 해가 들어오는 것도 아니고 건물 자체가 환기가 잘 되는 느낌도 아니라, 사무실에 오래 앉아있으면 어느덧 집중력이 매우 떨어진다.

3. 주차비가 너무 비싸다. 이건 어딜가나 똑같지만, 공유오피스에 입주한다고 해서 주차를 지원해주지 않는다. 주차권을 다소 싸게 팔긴 하지만, 그래도 금액적으로는 부담이 크다(월 20은 그냥 깨진다). 공유오피스 입주 시 자차로 이동한다면 주차 관련 문제를 반드시 알아보길 권한다.

4. 월 임대료 부담도 만만치 않다. 월 60만원으로 다소 할인을 받았지만, 그럼에도 1인 기업가가 초반에 월 60만(부가세 10%는 별도)을 내기엔 다소 쉽지 않다. 1년동안 사용경험이 나쁘지 않았지만 연장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던 큰 이유다.


이 글을 쓰는 현재, 나는 집과 공유오피스를 오가며 업무를 하고 있다. 프로젝트 파트너가 쓰는 공유오피스를 함께 쓰고 있다. 공유오피스는 잘만 활용하면 업무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하지만 현실적인 비용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본인의 상황에 맞게 선택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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