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매일 아침과 저녁에 그림을 그려요.
작은 노트에는 하루의 시간들이 담기고, 그렇게 기록을 하는 도구로 그림을 사용하죠.
그림은 일종의 언어예요.
원시 미술부터 현대 미술까지 그림은 수많은 변화를 거쳤지만 어떤 시대의 그림이건 하나같이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그것이 종교적이든 사건의 기록이든 개인의 심연에 관한 것이든
시대에 따라 스타일과 메세지는 다를 지언정 그림은 하나같이 이야기를 담고 있고,
그것이 그림이 가진 공통점이자 순기능일지 몰라요.
우리가 그림을 사랑하는 이유는 그 이야기를 느끼고 공감하기 때문이죠.
결국 우리는 말하고 싶었던 거예요.
나에 대해서 내가 느끼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또는 내가 바라는 것에 대해서 말이예요.
그것은 말과 글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음악이나 춤으로 표현되기도 하고, 그림이 되기도 하죠.
사람은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면면을 표현하기 바랬고, 글이나 육성만으로는 복잡 미묘한 감정과
감성까지 담아내기에는 부족했다고 느꼈을지도 모르죠.
그러한 이유로 우리가 예술에 관심을 갖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는 “한 번 쯤은 예술가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죠.
그래서 예술가들이 멋져보이고, 그들의 작품이 더욱 매력적으로 느껴지는게 아닐까 생각되요.
그럼에도 우리는 왜 예술 혹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쉽게 느껴지지 않을까요?
그것은 내가 할 수 있고 없고를 떠나서 예술은 실용적인 활동이 아니라는 생각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까 그저 미루어진거죠. 먹고 살만해지면.. 혹은 여유가 생기면 그때하는 것이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거죠.
그러나 실용적이지 않은 것이 미루어져야 하는거라면 예술은 아주 오래전에 없어져야 했을거예요.
먹고사는 문제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가치를 가지기 때문에 시대가 바뀌어도 예술은 중요하게
취급되는 것이 현실이지요.
예술이라는 것이 꼭 큰 전시장에 걸려야 하거나 공연으로 이어져야만 한다는 그 생각이
우리를 예술로 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 같아요.
모양이 다를 뿐 예술은 언어예요.
언어는 누구에게나 평등하죠. 아이부터 어른까지 배움의 단계와 관계없이 공기를 마실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권리이지요.
말을 잘하는 사람만 말을 하는 게 아니라 말을 하고싶은 사람은 그냥 말을 하는 거예요
그러니 그림을 그리는 것에는 아무런 조건이 필요하지 않아요.
그림은 언어예요. 하고싶은 말을 다른 방식으로 하는 것이죠.
드로잉프렌즈 장진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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