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꿈을 꾸는 작은 공방의 ESG 경영
창업 성공, 그 이후의 삶 中
< 초판에 포함되지 못했던 이야기, 셋 >
[퇴사하고 공방합니다]를 브런치북으로 묶으며,
30편으로 맞추기 위해 빠진 내용들이 있어요.
아무도 읽어주지 않으면 서운 할 이야기들
어쩌면 당신에게 꼭 필요할지 모를 내용들
하나씩 풀어 내 볼게요.
작은 공방에서 수업을 수강하는 수강생들이 수업을 선택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 중 하나는 무엇일까요? 전문적인 기술을 가지고 있는 선생님, 눈길을 사로잡는 디자인, 알찬 커리큘럼…네, 모두 중요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여건들이 비슷하다는 가정하에 수강생이 특정 수업을 선택하게 하는 결정적인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저는 ESG라고 제안합니다.
ESG는 “기업의 성과를 측정함에 있어 기업의 재무적 성과를 제외한 친환경(environment), 사회적 기여(social), 투명한 지배구조(governance) 등의 분야에서의 기업성과”를 가리킵니다. 한 기업이 얼마나 친환경적으로, 사회적으로 약자들에게 기여하거나 상생하면서, 윤리적이고 투명한 지배구조로 운영되고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들이지요.
얼마를 지출하고 얼마의 이윤을 남겼는지를 구체적인 숫자로 안내하는 재무 재표 보다, 손을 뻗어도 형태가 잡히지 않는 추상적인 가치들이 더욱 중요해진 시대가 온 것입니다. 비재무적인 지표들로 한 기업의 지속 가능함을 가늠할 수 있다고 하니 참 신기합니다.
그래, ESG가 중요하구나. 하지만 ESG가 작은 공방의 운영에 까지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가치일까요? 대규모 투자자를 유치해야 하는 대기업이나 많은 소비자를 대상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중소기업에게나 의미가 있는 거 아닌가요?
사실 작은 공방일수록 ESG의 중요성을 한 걸음 먼저 고민해 봐야 합니다. 소비자는 더 이상 ‘필요하다’는 이유만으로 물건을 구매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하나의 물건을 구매할 때에도 마음이 움직일 때, 설득이 될 때 비로소 지갑을 엽니다.
아래는 소비자의 인식의 변화와 ESG의 중요성에 대한 [대한 거래소]의 설명입니다.
소비자들이 변화하고 있습니다. 제품이 좋아도 나쁜 기업은 소비하지 않습니다. 오늘날의 기업 이해관계자들은 예전과 달리 사회적 가치 제고에 보다 많은 니즈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사회적 책임을 소홀히 한 회사의 저렴한 제품보다 가격이 다소 높더라도 사회적 책임을 적극적으로 수행하는 회사의 제품을 선호합니다.
2021년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60프로가 넘는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 시 ESG 활동을 고려한다”라고 응답하였습니다. “ESG 활동에 부정적인 기업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는 경험이 있다”라고 응답한 비율도 70%에 육박하였습니다.
특히 “환경 혹은 사회에 도움이 되는 소비라면 조금 더 비싼 가격의 제품을 구매하겠다”는 응답이 68%에 이르며, 50% 이상의 응답자는 “사회 문제를 이유로 제품 불매 운동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라고 답변했습니다.
소비자들은 티셔츠 한 장을 구매해도 탄소배출을 덜 하는 방식으로 제작되고 (친환경), 수익의 일정 부분이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되는 (사회적 기여) 제품을 선택하고 싶어 합니다. 정말 필요한 제품이라도 기업 운영자에게 문제가 있다 거나, 직장 내 성희롱 등의 이슈가 생긴다면 과감히 불매를 결정하기도 하지요. (경영) 기왕 쓸 돈이라면, 소비하는 행위를 통해서 세상에 도움이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앞으로 작은 공방의 생존은 ESG 경영 실천 여부에 따라 나뉠 수 있습니다. 수강생들은 기왕이면 조금이라도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는 클래스를 선택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작은 공방에서는 ESG 경영을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요?
친환경 경영 Environment
가장 쉽게 적용해 볼 수 있는 분야는 포장입니다. 재생 종이, 크래프트 종이, 펄프 종이, 백양목 (나무) 등 분해가 될 수 있는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해 보세요. PP 제품을 사용한다면 무기물을 첨가해서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인 제품들을 사용해 보면 좋습니다. ‘한국환경상업기술원’에서 친환경 인증을 취득한 제품을 선택하는 방법도 있지요.
아쉽게도 아직은 친환경 제품들의 디자인이나 크기가 다양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다 보면 생산을 하는 업체도 늘어나지 않을까요?
클래스에서 사용하는 도구 역시 가능한 일회용 보다는 다회용을 사용하면 좋습니다. 너무 저렴한 제품보다는 오래오래 사용할 수 있는 도구를 구매해 보세요. 초기 비용이 조금 더 들더라도 장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므로 환경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사회적 경영 Social
작은 공방의 궁극적인 운영 목적은 ‘이윤 창출’입니다. 수익을 남길 수 없다면 공방 대표의 ‘취미’ 또는 ‘자아실현’에 지나지 않겠지요. 하지만 수익을 늘이기에만 집중한다면, 수강생의 입장에서 매력적인 공방으로 보일 수 있을까요?
성공하는 공방이 되려면 사회적으로 도움이 되는 공방이 돼야 합니다. 사회적 약자를 위해 나눔을 실천해 보세요. 당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말이지요. 아주 작고 소소한 나눔이라도 괜찮습니다.
전문성을 활용해서 사회적 경영을 해 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레시피 개발로 다양성을 존중하며 사회적 책임을 감당할 수도 있거든요. 원하는 대로 레시피를 변경할 수 있다는 것이 바로 직접 만드는 수제 디저트의 매력이 아니겠어요?
보편적으로 유통되는 디저트를 섭취할 수 없는 특별한 니즈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디저트를 연구하고 개발해 보세요. 베지테리언 또는 비건 디저트, 당뇨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저당이나 무가당 디저트는 어떨까요? 유제품, 견과류, 복숭아 등 특정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을 위한 알러지 프리 (allery free) 디저트 개발도 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기업지배구조 Governance
작은 공방일수록 투명하게 경영되고 운영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누군가에게는 특혜를 주고, 누군가에게는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없어야겠지요.
모든 수강생에게 동일하고 공평한 운영 방식으로 예약을 진행하는 것도 윤리적인 공방 운영의 한 가지 방법입니다.
신나는 가정을 해 볼까요? 공방이 유명세를 타면서 향후 3개월치 일정이 마감된 상태입니다. 그때 유명한 사람이나 연예인이 클래스를 수강하고 싶다는 연락을 해 옵니다. 당장 다른 클래스가 잡힌 이틀뒤에 말이죠.
당장 눈앞의 이득을 위해서는 기존 수강생의 예약을 미루어서라도 유명인의 예약을 먼저 받아야겠지요. 하지만 그렇게 된다면 기존 수강생의 마음은 돌아서게 될 것입니다. 모두에게 공정한 예약 규정을 지키는 것이 좋습니다.
ESG 경영은 왜 중요할까요?
바로 ‘더 오래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예요. 점점 더 오염되는 지구의 환경, 소외되는 어려운 이웃들, 기업 운영자들의 부도덕하고 비윤리적인 운영 방식. 이로 인해 돌이킬 수 없는 어두운 미래가 오는 것을 피해야 하기 때문이죠.
물론 ESG를 지키며 운영하는 것은 눈앞의 이익과는 멀어 보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지출을 하면서 멀리 삥 돌아가야 하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아프리카 속담에 이런 말이 있지요.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
나만 잘 먹고 잘 살기 위해 나아가는 나라, 기업, 공방은 오래갈 수 없습니다. 혼자 달려가다 보면 초반에는 성장 속도가 빠르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멀리 가고 오래가려면 사회적인 책임을 감당하면서 ‘함께 가려고’ 노력해야 해요.
작은 공방이라고 꿈도 작아야 할까요? ESG 경영을 통해 커다란 꿈을 꾸어 보세요. 전 세계의 환경과 약자들을 위한 사회적 책임과 윤리를 마음에 품어 보세요. 커다란 마음으로 공방을 운영하다 보면, 어느덧 당신의 공방은 세상과 함께 쑤욱 성장해 있을 거예요!
안녕하세요! 블루밍봉봉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퇴사하고 공방합니다] 초판은 아래 링크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제 막 작가로서 한 발을 내디뎌 보았습니다. 응원 부탁드려요!
https://brunch.co.kr/brunchbook/bloomingbonbo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