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우연히 먹게 된 커피가 꽤 맛있었다. 단골이 될 것 같은 예감에 '오늘은 꼭 스탬프도 받아야지.' 하며 가벼운 발걸음으로 출근길에 들렀다. 하고 싶은 말은 잘 못 참는 편이라 (특히 칭찬이나 좋은 표현은 뇌를 거치기도 전에 튀어나온다.) 커피를 주문하며 "여기 커피 맛있어요!" 하고는 야무지게 스탬프를 챙겨 기다렸다. 그러다 눈에 띈 입간판을 한참 동안 쳐다보고 섰다.
지난 cover. <서울역 매머드 커피>
마침 브런치에 저장해둔 예쁘고, 착한 우리 선생님에 대한 글이 생각나 커버 사진으로 정하고 업로드를 하며 '예쁜 하루가 되길' 내심 바랬던 것 같다. 점심 즈음이 돼서 알림이 두세 차례 연달아 울릴 때만 해도 안전문자려니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유일한 구독자는 남편과 동생뿐이었는데 누가 내 글을 구독하고 있다고? 이어 30분 단위로 조회수 1000 돌파를 축하하는 알림이 울리기 시작했다.
잡았다 요 놈! '브런치 by 호란'
운이 좋았던 건지, 타이틀이 매력적이었던 건지 바람대로 '예쁜 하루'를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무엇보다 유치원 교사로서의 이야기가 직장인의 삶으로 분류된다는 것이 묘한 쾌감을 주었다. 좋아서 선택한 삶이니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줄 알았다. 아동학대와 같은 시커먼 사건들이 줄기차게 등장하던 메인을 소소한 유치원 교사의 이야기로 탈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무척 기뻤다. 비록 결혼과 임신으로 관두며 숱하게 눈물 흘리게 했던 직장이지만,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서 버티려 했던 나 같은 사람에게 보여준 관심과 애정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