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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복 Jun 04. 2022

✍ 작은 회사의 신사업, 목표 시장

시리즈 B, 어디서 싸울 것인가?

시리즈 B 단계
 - 시리즈 A를 통해 인정받은 서비스(비즈니스 모델)로 사업을 확장, 자금을 확보하는 단계
 - 어느 정도 규모의 고객을 모은 기업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받는 투자
 - 투자금은 적극적인 마케팅 / 인력 확장 / 연구 개발 등을 위해 사용


 작은 회사도 Seed, Series A, B, C 등 다양할 수 있다. 본 글은 시리즈 B 회사를 생각하며 썼다. 시리즈 B 단계의 기업들은 이미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비교적 안정적인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소 한 번의 성공을 맛본 상태이다. 이러한 기업들이 신사업을 기획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을 것이다.  

현재의 시장에 경쟁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현재의 시장이 축소되고 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준비 중이다.

시장 변화/압력에 따른 적응


어디서 싸울 것인가?

 필자는 아이템보다 운영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아이디어가 1, 기획이 10, 실천이 100이다.)  신규 아이템을 기획할 때 알아두어야 할 것은 우리가 어떤 시장을 노려야 하는지 다. 이것은 시장의 크기, 기술 성숙도, 현재 회사의 상황 등 다양한 요소들이 고려된다.


 어떤 아이템이 있을 때, '이건 대기업은 안 할 아이템이야' 혹은 '이건 대기업이 좋아할 만한 아이템이야'라고 말하곤 한다. <대기업 기획자의 고백>의 내용에 따르면 대기업에서는 신규 사업이 기획될 때 5년 안에 1조 매출이 나오는 분야를 대상으로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보다 훨씬 작은 기업들은 어떤 시장을 노려야 할까? 내 꿈과 포부는 크니까 우리도 1조 짜리 시장에 덤벼야 할까? 정답은 없겠지만 실패할 가능성이 높을 것이다. 특히 책임져야 하는 직원의 수가 많다면 더욱 조심스러워진다. 우리가 덤빌 수 있는 시장에 대하여 고민할 때 알아두면 좋은 용어와 방법을 공유한다.

작은 물고기는 큰 물고기와 싸우다 먹힌다.

TAM, SAM, SOM (초급)

 초기 스타트업 경험이 있거나 제안서를 써본 경험이 있는 분이라면 TAM, SAM, SOM이라고 하는 기법이 익숙할 것이다. 제안서나 IR 자료를 만들 때는 우리 아이템이 큰 시장(1조든 10조든)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의 목표는 좀 더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본인이 샐러드 가게를 운영할 것이라면 전체 샐러드 시장(TAM : 샐러드 시장)에서 배달로 샐러드를 먹고자 하는 (SAM : 샐러드 배달 시장) 30~40대 여의도 증권가 직장인(SOM : 핵심 타깃) 등으로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각 시장의 규모를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 정확한 수치는 파악하기 어려우나 어림 잡아 볼 수는 있을 것이다.


플레이어 모니터링 (중급)

 당신이 번뜩이는 사업 아이템이 있다면 반드시 그 사업이 이미 존재하는지, 존재하다면 어떠한지 검색해봐야 한다. 10이면 7~8은 그 아이디어로 누군가가 이미 사업을 하고 있거나 사업을 준비 중이다. 더브이씨, 혁신의 숲 등 스타트업을 모니터링할 수 있는 곳이 많다. 해당 사이트에서 검색해보면 그 스타트업이 최근에 얼마나 투자를 받았는지 사업 규모 방향은 어떠한지 검색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스마트 팜(AI를 활용한 딸기 농사) 관련된 아이디어가 있다면 해당 사이트에 들어가서 이미 그 사업을 하고 있는 아무개의 비즈니스가 어떻게 평가받고 있는지 살펴볼 수 있다. 당신이 진심으로 그 아이템으로 사업을 시작할 경우 그들은 당신의 잠재 경쟁자가 될 것이기 때문에 면밀히 살펴보길 바란다. 그들이 받은 투자금은 시장에서 그 비즈니스를 바라보는 '선반영'이므로 구체적인 지표를 갈망하는 당신의 판단에 도움을 줄 것이다. 또한 그들이 어떤 특허를 내고 있는지, player의 수는 얼마나 많은지도 잘 체크 해두길 바란다.

더브이씨
혁신의 숲

기술/시장 성숙도 (고급)

 우리가 기가 막힌 제품을 만들어도 시장에서 외면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사람이 타고 다닐 수 있는 자율주행 드론을 만들었다고 생각해보자. 시장에서 외면받을 가능성이 크다. 고객이 그것의 안전성을 신뢰하지 못하거나, 그것의 비용이 아직 지나치게 비쌀 수 있다. 다양한 이유로 당신의 아이템은 실패할 수 있다. Time to Market. 기술의 성숙도를 체크해 볼 수 있는 방법들은 여러 가지이나 가장 유명한 것 중 하나는 가트너 사이클이다. 매년 기술에 대한 전망을 발표한다. 신사업 기획자들은 가트너와 같은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통해 '뜨는 기술'그것의 현 수준을 확인한다.

가트너 기술 사이클 2021

 위 그림을 보면 X축이 “시간”이고 Y축이 “시장의 기대”이다. 흥미로운 것은 X축을 5 단계로 구분한 것이다.

1) 기술 촉발 (Innovation Trigger)

 -  1단계에서는 어떠한 기술이 등장하고 그것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단계이다. 아직 이렇다 할 제품은 없지만 학계에서는 어느 정도 논의가 되어있고, 매스컴에서 그것을 발견하여 뽐뿌를 주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2) 기대 거품의 정점 (The Peak of Inflated)

- 많은 사람들이 그것을 인지하게 되고 몇몇 혁신적인 성과가 9시 뉴스에도 등장한다. 우리는 비트코인 광풍과 메타버스를 기억하고 있다. 세상이 바뀔 것 같이 요란스럽다.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은 재미있게 봤다.

3) 환멸의 계곡 (Trough of Disillusionment)

 -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비트코인은 떡락하고 있다. 피해자들은 코인 업체의 대표를 고소 중이다.

 - 세상을 바꿀 거라던 많은 도전자들이 실패하고 나가떨어진다. 시장은 해당 기술에 대하여 '에이 순 뻥이었네.' 또는 '순 사기꾼 놈들'이라고 말하곤 한다. 그중에 살아남은 기업들은 사업을 영위한다. 옥석 가리기의 시간.

4) 깨우침의 단계 (Slope of Enlightenment)

 - 이제는 시장이 그 기술을 잘 이해하고 왜 그것이 어려웠는지 무엇이 문제였는지 공감한다. 몇 기업은 비교적 안정적인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 차세대 버전을 내놓고 후속 투자를 유치한다.

5) 생산성의 안정기 (Plateau of Productivity)

 - 사업모델이 구축되고 지표들이 명확해진다. 기술의 현실성이 높지만 그만큼 많은 기업 경쟁자들이 출현하게 될 수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5개의 단계 중 어떤 위치에 있는 기술로 승부를 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다. 왼쪽에 가까울수록 해당 기술은 검증이 되어있지 않은 상태이지만 성공할 경우 선두주자가 될 수 있고, 오른쪽으로 갈수록 후발 주자가 되어 쫓아가는 모양이 되겠지만 그만큼 안정성이 검증된 사업을 할 수 있다. 이것은 리더들의 결정에 달려있다. 우리가 가진 총알(자금), 핵심 인력 보유 현황, 대표자의 스타일, 대표자의 인맥이 반영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우리가 목표로 하는 시장의 규모에 대한 내용이 주제였다. 다음 글에서는 시리즈 B 기업이 이미 보유하고 있는 무기(고객/제품/인력) 등을 통한 피벗팅 및 신제품 전략에 대하여 글을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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