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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윤아진 Apr 30. 2023

참 깨시민이라면 줄서기보다 참행동과 참여가 더 절실하다

내  새끼들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에서 활동하고 있다. 큰딸은 일본의 경제보복이 있을 때 미쓰비시 사무실을 찾아가 항의하다 구속됐었고,  트럼프가 미군방위비 인상한다고 했을 때는 미대사관 담을 넘어가서 또 벗들과 함께 경찰들에게 끌려가 재판까지 받았다.

장갑차 사건은, 국민들은 효순이 미순이 사건밖에 모른다. 중년의 두 부부가 당한 사건을 아는 사람들은 거의 없었다. 내 두 딸들을 비롯해 대진연 학생들은 항의하기위해 미군부대 앞에서 소규모 집회를 동시다발적으로 했지만 언론은 조용했다. 무엇이 문제일까? 일차적으로는 언론이다. 지금도 그 옛날도 변한 게 없다. 나 또한 내 새끼들이 외치고 있기에 더 많이 보일  것이다. 내 새끼들 덕분에 더 깊게 넓게 눈을 뜰 수 있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내 새끼들은 조용히 나가서 대형사고를 치는 녀석들이다.  수년째 법원 등기를 받고 있다. 대진연 학생들은 그저 말로 떠들지 않는다.눈치보지않는다. 기득권? 출세? 그런 것에 관심두지않는다. 그런 것부터 관심 둔다면 이미 대진연의 자격이 없다. 그들은 행동하는 참지식인들이다.

오늘은 하루종일 우울한 날이다. 태영호 국힘당 의원이 한 망언에 항의하며 면담요청하러 갔던 작은 딸 포함 대진연학생들이 경찰들에 의해 질질 끌려갔었고 온갖 모욕을 당하며 48시간만에 풀려났다. 알몸 수색을 당하고 북한지령을 받았냐, 누구의 후원을 받고있냐는 둥  한심한 경찰들의 같잖은 질문을 받으며.

단식하는 학생들에게 마약 운운하며 기본적인 것조차 공급해주지 않고 어떤 경찰은 그앞에서 보란듯이 30분동안 식사를 했다고 한다.

12시무렵 석방 소식을 들었고 작은딸도 석방됐지만 아직까지 우울한 건, 한 명의 친구가 홀로 남았기 때문이다. 주동자로 지목해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상태다. 나는 홀로 있을 그 친구가 가엾고 걱정돼 너무 마음이 아프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비슷한 생각을 가진 이들에게 탄원 참여 부탁하는 거 외는 없어서 할 수 있는데까지 공유했지만 그리 만족스럽진 못하다.

나는 또한번 껄끄러운 인생들 앞에 선 느낌이다. 아니 최근들어 많이 느끼고 보이는 아주 씁쓸한 기분이다. 자기딴에는 자기들딴에는 꽤나 바르게 행동하는 사람들이라 자부하는 이들도 대부분 그리 다르지않는 그 안에서의 기득권들이 보이고 감투 하나를 바라거나 줄서기하는 모습들,  좀 이름난 이들 앞에 서고 싶어서 안달하는 모습들이 내 시야에 불편하게 들어온다. 내가 힘들지않았다면 내가 역사를 허투루 봤다면 나 또한 그렇게 했을지도 모를 모습들이 내가 강직하게 살려고 발버둥칠수록 더 뚜렷하게 보인다.

수박들로 채워진 민주당도 절반은 썩은 모습이다. 집회현장이나 페이스북이나 단체톡이나 유튜브에서 참일꾼인지 정치꾼이지 충분히 보여진다.

진짜 현실을 현장을 부딪치고 감내할 용기도 없으면서, 자기들만의 리그속에서 자화자찬하는 사람들,  물론 부패한 기득권 악마나 개돼지 인생들과는 전혀 다른 결이라 이 땅에 꼭 필요한 국민이긴 하지만 한번 더 깨어나려 스스로 애써본다면 더 아름다운 세상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감히 말한다. 우리는 행동하는 대진연 학생들에게 삶의 빚을 지고 있다고. 과연 그대들이 대진연 학생들만큼 참 마음으로 많은 것을 내려놓고 세상을 위해 내 목소리를 오롯이 낼 수 있을까를 양심껏 자문해봐야 하지 않을까? 진짜 깨시민이라 한다면 의로운 어린 학생위해 탄원에 참여하는 것이 먼저여야 하지 않을까.


* 너무 속상하고 마음아파서 소맥 한 잔하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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