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이곳까지 왔습니다. 땀에 젖은 운동복과 20달러가 전부였죠.
저는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추수감사절 때 함께 운동하던 친구들이 베개, 접시 등 그들에게도 없었던 선물을 가지고 아파트에 찾아 왔습니다.
그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습니다. 세계 최고의 보디빌더였고, 한 때는 터미네이터로 인류를 구했던 저조차도 말입니다.
사람들이 저를 어떻게 부르든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절대, 제가 자수성가 한 사람이라고는 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이는 우리가 스스로 성공할 수 있다는 오해를 심어 줍니다.
혼자 힘으로만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모두 신화 속에나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그 누구도 아무런 도움 없이 살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자수성가를 믿지 않습니다.
이것을 여러분들이 꼭 아셨으면 좋겠습니다. 여러분들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이곳에 있다는 것을 깨달아야, 이제는 다른 사람들을 도울 차례라는 것을 알게 되기 때문입니다.”
세계 최정상에 올랐던 보디빌더이자 터미네이터로 유명한 할리우드 스타, 캘리포니아 주지사를 지내기도 했던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연설이다.
‘자수성가’를 바탕으로 한 성공신화 마케팅 열기가 뜨겁다. 자기계발 서적을 봐도 스스로의 발전을 통해 자수성가를 이루라는 비슷한 이야기들이 많다.
하지만, ‘온전한 자수성가’가 존재할 수 있을까?
성공에 있어 스스로의 재능과 노력은 중요하지만, 자수성가가 온전히 개인의 힘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농구의 황제로 유명했던 마이클 조던이 조선시대에 태어났다고 생각해보자.
마이클 조던과 똑같은 신체적 조건과 재능을 가진 사람이 조선시대에 태어났다면, 그는 미국에서 태어난 마이클 조던처럼 농구의 황제로서의 삶을 살 수 있었을까?
조선시대에는 농구라는 스포츠의 개념조차 없었던 시절이다.
마이클 조던 뿐만 아니라, 오늘날 대성한 사업가들이나 운동선수들과 똑같은 재능을 타고났다 한들, 조선시대라는 시대적 한계가 있었기에 오늘날과 같은 성공을 이뤄내는 것을 불가능했을 것이다.
결국, 개인의 재능과 노력은 어느 정도 사회적 환경이 갖춰졌을 때 빛을 볼 수 있다.
그렇기에, 현대사회는 결과적 평등보다는 ‘형평’ 즉, ‘기회의 균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개인들이 저마다 타고난 재능을 갈고 닦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주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개인의 재능과 노력을 깎아내린 것이 아니다.
그는 세계 최정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런 그 역시 보디빌딩이 인기를 얻고 할리우드 스타가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당시 미국 사회에서 살아가지 않았다면, 그의 재능과 노력은 빛을 보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아놀드 슈왈제네거는 “그 누구도 혼자 살아갈 수 없으며, 혼자 힘으로만 성공했다는 사람들은 모두 신화 속에나 등장하는 이야기”라고 연설했다.
그는 연설의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가 도움을 받아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남들을 도울 차례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한다.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개인의 재능과 노력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다.
성공하는 과정에서 받은 사회적 여건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 있었음을 깨닫고 우리 역시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스스로의 재능과 노력도 중요하지만,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연설처럼 우리 모두는 알게 모르게 이 사회로부터, 다른 사람들로부터 도움을 받아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