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선택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나는 31년 동안 공무원이었다.
간호사로 병원에서 첫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결혼하던 해에 나는 이미 새내기 보건교사였으며 남편과는 주말부부였다.
평일은 각자의 도시에서, 주말에만 부부가 되었다.
그 사이 큰아이가 태어났고, 아이를 품에 안은 채 다시 월요일을 준비했다.
남편이 있는 곳으로 발령받아 오면서 4년의 주말부부가 끝이 났으며 그 해에 둘째가 태어났다.
두 아이의 엄마가 되었고, 동시에 학교 보건실에서 수백 명의 아이들을 돌보는 교사였다.
누군가에게는 안정적인 인생 경로처럼 보였을지 모르지만, 그 안은 늘 바쁘고 복잡했다.
맞벌이 부모로 살아가는 일은 늘 선택의 연속이었다.
아이에게 미안해지는 선택, 직장에 눈치 보이는 선택, 부부 사이에서 삼켜야 했던 말들.
‘잘하고 싶다’는 마음은 늘 앞서 있었지만, 늘 완벽할 수는 없었다.
그때마다 나는 나름의 기준을 세워야 했다. 우선 급한 순서부터였다.
보건교사로 15년, 교과교사로 10년,
다시 보건교사로 근무하며 퇴임을 맞기까지 나는 수많은 아이들과 부모를 만났다.
그들의 고민은 놀라울 만큼 닮아 있었다.
일과 육아 사이에서의 죄책감,
부부 사이에 쌓여 가는 말 없는 거리,
아이 교육 앞에서 흔들리는 확신,
그리고 어느 순간 찾아오는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다.
이 글은 성공담이 아니다.
완벽한 육아법도, 정답 같은 인생 전략도 담고 있지 않다.
대신 현장에서, 가정에서, 그리고 나 자신에게 수없이 질문하며 살아온 한 사람의 선택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