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동적으로 낯선 곳을 들른 여행자의 글을 읽었다. 그 이후로 내 머리 속을 떠나지 않았던 충동, 충동, 충동. 충동이라는 단어가 내내 머릿 속을 맴돌며 충돌을 일으키고 내 몸을 일을켰다 돌이켰다 들척이게 만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검색을.
충동: 어떤 행동을 하고 싶은 욕망의 분출에 대한 심리적 자각입니다. 그러한 욕망 또는 그 욕망과 연관된 사고는 마치 섬광 현상처럼 일시적인 것일수도 있고 점차적으로 전개되는 것일수도 있습니다. 이중 어떤 경우에도 충동은 저지할 수 없고 강요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행동이 억압되면 극도의 긴장 상태가 유발될 수 있습니다.-다음검색/의학용어백과
충동은 우연이기도 하고 행동과의 연장선상이기도 하고 행동의 또 다른 모습이기도 했는데, 심리적 자각이라니. 그렇구나. 그렇게 충동으로 인해 알게된 욕망. ‘욕망은 섬광처럼 일시적인 것일수도 있고 점차적으로 전개되는 것일수도 있다.’ 섬광, 점차적 이런 단어가 참 좋다. 섬광이라니 얼마나 희망적인가. 내 인생에 뭐든 이렇게 섬광처럼 나타나는 충동은 희망의 얼굴일 것 같다. 이 또한 무개념의 낙관인가 의심도 되지만 이건 낙관이니 부정이니 판단을 내릴 영역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 ‘충동은 저지할 수 없고 강요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행동이 억압되면 극도의 긴장 상태’가 유발될 수 있다. 그렇다면 충동은 언젠가는 분출되어야하는 욕망에 대한 신호 아닌가. 분출되지 않는다면 (나스스로 나에게 행하는)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는 암시 힌트. 그러고 보면 충동을 알고 행동으로 옮길 줄 아는 사람이야말로 자신의 욕망을 잘 조절하는 사람인가보다.
때로 욕망에 휘둘렸다. 욕망에서 큰 에너지를 얻은 날도 있었고 그러다 스믈대지도 못할만큼 정신없기도 했고 힘이 빠지기도 했고 몸이 힘들기도 했고. 빠르게 하루 하루를 머리 속에 하루를 꼬깃꼬깃 접어 촘촘히 짜내기도 했다. 그렇게 욕망 따위 올라오지 못하게 하는 시간도 있지. 덮고 덮고 덮어서 욕망인지 사고인지 의지인지 강요인지 자동인지 수동인지 왜 이리 헷갈리나 하게 된다.
헷갈리는 와중에도 나는 선택을 하게 되고. 보게 되고. 오늘 내가 본 것도 충동아닌가. 인생은 섬광인가보다. 이미 내가 자각한 욕망을 놓치지 말아야지. 충동을 놓치지 말아야지. 그러고 보니 나는 어떤 충동을 놓치고 어떤 충동을 선택할 것인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