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롤러하다가
너만한 게 없어 요즘
그렇게 몸을 실었는데
꾹 눌러 위아래 움직이다 보면
돌돌 말아넣어둔 뭔가 풀려나와
어릴 때 먹던 그거
혀에 달라붙던 그거
달큼한거 싶더니 찐득하던 그거
그거처럼 말이야
좀 전에 하지 못한 말이 생각나고
왜 왜 왜 나는 말 한마디 못했냐고 화가 치밀고
우두둑우두둑 불균형적인 나의 근육들처럼
우두둑우두둑 지금 내 마음은 너무나도 불균형적이야.
다다다다다다다 총알을 난사하고 싶었는데
왜 왜 왜 나는 힘빠진 말투로 어 어 어 몇마디밖에 못한건지
허벅지를 밀며 생각하고
종아리에 끼우고 생각하고
등짝을 밀며 배에 힘을 주고 단전에 기를 모아
분노를 충전하고
초록초록초록초록초록초록 온통 초록인데
그 초록보다 더 강열한 말로 싸웠어야했는데
나란 인간은 그런 인간이었구나.
돌돌돌 말아뒀다가
돌돌돌 풀었다가
이 정도면 기분 나쁘니?
이 정도는 어때?
살살 비꼬고 비아낭 거리고.
아. 아니야 그것도 아니지.
에너지 떨어져 그것도 못하지.
으악! 그래서 그래서 하나도 마음에 안들어. 아악!
그림/김중석작가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