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x Radio와 함게한 인터뷰를 짧게 한국어로 번역해봤습니다
지난 주 Rx Radio와 함께 "A Dive Inside PillPack + VC + Design"이라는 주제로 인터뷰를 했습니다. 짧게 한국어로 번역해 나눠봅니다.
인터뷰가 궁금하신 분은 여기서 들어 보실 수 있습니다:)
크게 네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1) Customer-centric focus (borderlining obsession)
2) Design
3) Technology
4) Customer service
1) 일단 좋은 기반이 있어야합니다. 저희 회사의 기반은 customer-centric focus (고객 중심)입니다. Focus를 넘어서 집착에 가까운 정도지요. 저희가 하는 모든 일은 항상 이 질문에서 비롯됩니다: “이게 과연 어떻게 우리 핵심 고객의 삶을 바꿀수 있을까?" 이 질문은 PillPack이 처음 시작했을때부터 지금까지 좋은 나침반이 되어줬습니다. 몇 주전 아마존 인수 뉴스 당일날 아마존 측 이사들을 만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때 이사들이 들려준 아마존의 비전도 PillPack과 비슷합니다: “the most customer-centric company in the universe (우주에서 가장 고객중심인 회사)." Jeff Bezos의 생각과 성공을 엿볼 수 있는 비전이지요.
2) Design 입니다. 인터뷰 시작에 저를 디자이너라고 소개했습니다. 사실, TJ도 항상 자신을 Pharmacist by training. Designer at heart (학위는 약사, 마음은 디자이너)라고 소개하는데요. 그 표현이 너무 좋아 제가 훔쳤습니다. 여기서 저희가 말하는 design이랑 art, graphic design, architecture, fashion등을 의미하는게 아닙니다 (물론 저희 둘 다 이 분야들에 관심이 많긴 합니다); Design Thinking을 의미합니다. Design Thinking (디자인씽킹)은 사람(고객)을 중심으로 사고하는 마인드셋이자 도구입니다. 제품 중심, 기술 중심 사고와는 정반대이지요. PillPack을 만나기 전에도 이 design thinking에 푹 빠져 디자인 컨설턴트 출신 교수님과 함께 Cape Town에서 슬럼출신 창업자들과 몇 달간 일한적이 있습니다.
PillPack의 design은 크게 두 부분에서 엿 볼 수 있습니다.
(1) frontend (외부로 보여지는 부분입니다): 저희는 MDD를 (multidose dispensing) 이용해 환자들이 약을 편하게 복용할 수 있도록 packet에 넣어서 제공하는 서비스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packaging은 미국 내에서 크게 사용되지 않을뿐이지 저희가 처음 제공하는 서비스는 아닙니다. 환자들이 어플이나 웹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저희와 소통 및 약 관리를 편하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조금 눈 여겨볼 수 있는 부분이겠네요.
(2) backend (외부로는 보여지지 않는 부분): PillPack의 디자인 혁신은 backend에 있습니다. Elliot의 프로그래밍 배경을 바탕으로 PillPack은 약국 전산처리시스템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PharmacyOS라고 불리는 소프트웨어이지요). PillPack은 저희가 직접 개발한 Pharmacy OS를 통해 환자가 언제 약이 떨어질지 예측, 미리 의사에게 통보, 그리고 보험회사와 계속 교류하여 reactive care가 아닌 proactive care를 제공하고있습니다.
3) Technology 입니다. PillPack을 소개할 때 빠질 수 없는 사람들이 둘 있습니다. TJ Parker하고 Elliot Cohen이지요. TJ는 2세대 약사로 어릴 적부터 아버지 약국일을 도우면서 다수의 약을 복용하는 환자들에 집에 약을 배달하는 일을 했습니다. 다제약물을 복용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좋은, 편리한 방법이 없을까 많이 고민했다합니다. 하지만 그 고민은 Elliot을 만나기 전까지 고민에 불과했습니다.
TJ와 Elliot은 MIT의 한 hackathon 창립을 계기로 만났습니다 (TJ한테 들은바로는 둘은 이미 MIT의 prom에서 만난 사이였다하더군요). 둘은 이 hackathon을 시작으로 아이디어를 구체화 시켜나갔지요. 재밌게 볼 점은 이 둘의 배경입니다. 디자인에 큰 열정을 가진 약사와 비즈니스에 빠삭한 컴퓨터 프로그래머의 만남 -- 이 두 다른 배경들이 만나 지금의 PillPack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4) Customer service입니다. Eric Topol이 항상 얘기하듯 지금까지의 헬스케어는 항상 의료인 중심이였습니다. 그래서, 병원하면 생각나는 phrase가 “the doctor will see you now”죠. 얼마전 Eric Topol은 미래의 헬스케어에 관한 자신의 저서를 “The Patient Will See You Now”라고 지었습니다. 환자 중심의 케어가 norm이 될거라는걸 예고했죠. 저도 이부분에 전적 동의합니다.
기술이 발전하고 케어의 보급력이 커지면서 환자들의 선택의 폭은 더 넓어질겁니다. 더이상 환자들은 불편하고 불친절한 서비스를 억지로 고르지않아도 되겠지요.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미래의 헬스케어도 가장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entity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게 될겁니다.
이미 PillPack에서는 customer care를 매우 중시, 상당한 양의 자원을 투자했습니다. 그 결과로 환자들은 언제나 (24/7) 약사와 소통할 수 있지요.
(인터뷰 내용에 조금 더 추가하자면) 좋은 투자자들을 만난것도 PillPack의 큰 성공요인이라고 뽑을 수 있을 거 같습니다. 이 부분은 나중에 조금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지요.
맨처음 온라인 약국이라는 컨셉을 접했을때는 ‘(오프라인에 비해) 환자랑 소통할 기회가 적겠구나’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일을 시작하고 나서 제가 틀렸다는 걸 금방 깨달았죠. 저희와 같이 온라인으로 (혹은 전화상으로) 환자와 소통 할때는 온전히 환자에게 집중을 기울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프라인상에서는 환자가 소통을 원하더라도 업무가 워낙 바쁘다 보니 마음처럼 시간과 여유를 못 낼 때가 많습니다 (스토어에서는 약사가 billing/insurance, 테크니션의 질문들 답변, 그리고 약 검수등 많은 일을 감수해야하죠). 거기다 더 자세한 설명 (혹은 상담)을 원하는 환자 뒤에 줄이 길게 늘어져있다면 약사가 상담을 진행하기도, 환자가 상담을 요청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되죠. PillPack에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저도 개인적으로도 환자와 30-40분 통화한 적이 여러번 됩니다.
아마 미래의 약국은 이런 형태를 띄지 않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약사들이나 약국 스태프들이 미래에 없어질거라 생각하지않습니다. 하지만 (환자들에 입장에서) 조금 더 다른 경험과 케어를 제공받겠지요.
보통 약국에서 테크니션들 약사들이 보는 업무들을 세분화해서 보고있습니다. 예를 들어, 스토어에서는 약사가 bililng, 검수, 조제, 리필 처방전관리, prescriber office들과 소통을 도맡아 하지만 PillPack에서는 이 billing만 전문적으로 보는 부서, 리필 처방전만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부서등, 역활들이 세분화되어있습니다.
약대생들은 인턴 라이센스를 갖고있어 테크니션들이 못 보는 업무들을 소화할 수 있습니다. 회사측의 배려로 다양한 부서들과 일하며 design thinking background를 살려 업무 방식들을 기록 그리고 개선하는 부분 일을 보고 있습니다. VC일을 하면서 technology/business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약사들/테크니션들에 비해) 높다보니 product team과 일할 기회도 다양하게 가질 수 있습니다. 아마존 인수 이후 일이 많아져서 매우 바쁘게 지내고 있습니다. 흔치 않은 경험이라 생각해 매우 소중히 여기고 있습니다.
Pharmacist by training. Designer at heart. Investor in action. 보스턴에서 약대생으로, 디자이너로, 그리고 투자자(venture capitalist; VC)로 일하고있습니다. 현재는 PillPack에서 일하고있습니다.
약대생이 VC를 하는 경우는 흔치 않은데?
네 아마 제가 최초일 겁니다. 온오프라인상으로 약대생 VC를 만난적은 한 번도 없거든요.
어떻게 VC가 되었는지, VC로서 하는 역활은? 그리고 Contrary Capital에 대한 간략한 소개
많은 분들이 VC가 하는 일이 멋진 정장을 빼입고 미팅에 가는 거라고 하지만 (물론 아주 틀리지는 않습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그렇게 글래머러스하지 않습니다. Early-stage VC가 하는 일은 크게 세가지로 나뉩니다:
1) 좋은 스타트업들과 창업자들 (혹은 미래 창업자들) 만나기
2) 미래에 크게 될 스타트업들 선정하기 (유니콘들)
3) ABC (Always be closing). 딜을 성사하기.
맨처음에 대학에 왔을때는 국제 보건쪽에 진로를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공부하는 도시가 워낙 스타트업 그리고 venture capital 활동이 왕성한 도시이다 보니 친구따라 이쪽 일에 발을 들였네요. 항상 새로운 걸 배울 수 있는 이 일은 전 매우 좋아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는 인공지능/화장품 스타트업을 그리고 그 다음 날은 냉장고/컴퓨터 비전 스타트업들을 만나고, evaluate합니다. 항상 배울 준비가 되어 있어야하는 일이지요.
지금 같이 일하고 있는 Contrary Capital은 “talent is everywhere; opportunity is not (재능은 어디에나 있지만 기회는 그렇지 않다)”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했습니다. 실제로 스타트업 생태계가 잘 조성되어있는 몇몇 도시들 (샌프란시스코, 보스턴, 뉴욕등) 밖에 대학들에서 대학생 창업자들이 자금을 찾기란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창업자들은 저희를 통해 $50,000-$200,000 (KRW 5천만원- 2억원)의 투자를 받을 수 있습니다.
PillPack과 일하게 된 계기는?
VC로 일하다 보면 좋은 회사들을 (그리고 사람들) 알아 볼 수 있는 framework과 어느정도의 intuition을 갖게됩니다. 이번 여름에 같이 일 할 회사를 찾고있었고 (제가 지금 있는 학교에서는 학기 중에 수업대신 full-time job을 갖게 하고있습니다). 이왕 일할거 미래의 약국상에 가장 걸맞는 회사랑 일해보자 해서 1-2년 정도 열심히 발품을 팔았죠. 약 1년 전 TJ (PillPack의 창업자/CEO)를 만났고 그 비전에 푹빠져 고민없이 집을 옮기고 회사와 일하게 됬습니다.
맨처음에는 친구들이 의아에 하더군요. 작은 회사의 뭘보고 그리 좋아하던 보스턴을 떠나 시골 Manchester, New Hampshire로 가는지 (저희 main pharmacy operation이 여기 있습니다). 하지만, 이 회사는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몇 주전 저희 회사는 아마존에 $1 billion (KRW 1조 1128 억원)에 합병이됐죠. 맨처음 제 결정에 의아해했던 친구들에게 충분한 답이 됐다고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