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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nny Jooyoung Kim Jul 22. 2019

미국 약국 관련 스타트업 총정리 (1)

조제(Dispensing)와 배송(Delivery)을 중심으로

출처: kimdanny.com


시리즈를 시작하며

2018년도 7월 말, 필자가 PillPack(필팩)에서 한창 일하고 있을 당시 큰 뉴스가 터졌다. Amazon(아마존)이 우리 회사를 인수한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고 하룻밤 사이 필팩은 아마존의 명성에 힘입어 한국까지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약국 스타트업'이라는 섹터가 아직 국내에서는 많이 생소한만큼 outdated된 정보들 그리고 어떤 경우는 틀린 정보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필자는 안타까운 마음에 PillPack 그리고 약국의 미래라는 제목의 글을 썼고. 생각보다 꽤 많은 분들이 이 글을 공유해주시고 찾아주셨다. 그만큼 미국 약국 스타트업 시장의 트렌드에 많은 관심 그리고 정보의 부족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시리즈는 그 정보의 부족을 채우기 위해 기획됐다. 아마존이 필팩을 인수한 지 1년이 지났고, 미국 약국 스타트업 커뮤니티에는 큰 변화들이 일어나고 있다. 필자가 operator로서, 미래 보건의료인으로서, 그리고 VC로서 경험해온 부분들을 이 시리즈를 통해 나누고자 한다. 조금이나마 한국 약사 커뮤니티 그리고 스타트업 커뮤니티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것이 필자의 바람이다.   



Rx Dispensing & Delivery (조제 및 의약품 배송)

위 총정리 landscape/ecosystem에 소개된 회사들 이외에도 꽤 많은 스타트업들이 조제/의약품 배송 관련 일을 하고 있다.


Overview

매년마다 더 경쟁이 치열해지는 섹터다. 필팩의 성공적인 exit후에 이 섹터의 꽤 많은 스타트업들이 펀딩을 받기 시작했고, 머지않아 더 재밌는 소식들이 많이 들려오리라 생각된다. 예를 들어 필팩 인수에 꽤 많은 관심을 보였던 Walmart같은 빅 플레이어들이 다른 multi-dose dispensing 혹은 strip packaging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스타트업들을 인수하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필팩이 아마존과 손을 잡고 공격적으로 expand 하고 있는 지금, 다른 조제/의약품 배송 스타트업들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까?


뉴욕을 돌아다니다 보면 군데군데 보이는 Capsule의 광고이다. 버스 정류장, 전철, 택시 등을 이용해 꽤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등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들에서는 당일 배송(same-day delivery)이 가능한 만큼, Capsule, Medly, Alto와 같은 스타트업들은 소재해 있는 도시를 중심으로 더 활동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이 스타트업들이 지방 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필팩은 아마존 인프라들 통해 익일 배송(next-day delivery)을 노리고 있고, CVS는 이에 맞서 당일 배송 서비스 확장에 박차를 기울이고 있다.  

Featured Companies

위 스타트업들을 하나하나 소개하기보다 가장 흥미로운 스타트업들을 뽑아서 설명하려고 한다.

- Alto

- Mixlab

- ZappRx

- Truepill

- MedAvail



Alto 

요약: 온라인 약국

위치: San Francisco, CA (2019년 7월 현재, 샌프란시스코, LA, 그리고 Orange County에 서비스하고 있다)

펀딩: $129M (Series C)

기타: 2017년도에 Round Health라는 medication adherence 스타트업을 인수했다.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Alto는 약 400여 개 chain pharmacy (CVS, Walgreens 등) 업무를 소화할 수 있다고 한다.

Medication Adherence (복약 순응/ 복약 이행):

약계(藥契)의 가장 큰 숙제이자 holy grail이다. 그만큼 중요한 challenge이지만 문제는 이쪽 관련 회사들이 너무 많다 (투자자들이 관련 pitch를 들으면, '아 또 medication adherence 스타트업이야?' 할 정도로 많다. 나중에 따로 정리하기로 하자.


출처: Alto 홈페이지 (https://www.alto.com/about)
서비스 소개 (출처: Alto 홈페이지)

HIV와 Fertility (임신 촉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일반 약국에서는 찾기 힘든 약들 혹은 kit들을 구비하고 있다고 해석하자

다른 회사들과 마찬가지로 무료로 의약품을 배송하고 있다

필팩과 비슷하게 자체 tech팀 및 OS/소프트웨어를 가지고 있다

자체 개발한 약국 OS가 있다는 건 큰 장점이다 (출처: Alto 홈페이지)
다른 관련 스타트업들과 마찬가지로 여러 automated dispensing system (ADS) 그리고 strip packaging을 이용하고 있다 (출처: Alto 홈페이지)



mixlab

요약: 반려동물을 위한 조제전문 온라인 약국

위치: 뉴욕 (2019년 현재 뉴욕, 뉴저지,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 메릴랜드, 플로리다, 오하이오 주에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펀딩: $8.5M (Seed)

기타: 자체 개발한 플랫폼을 이용해 수의사들이 더욱 편리하게 처방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조제하는 약들도 꽤 많다. 약을 먹기 꺼려하는 반려동물들의 성향을 반영해 맞춤형 맛(닭고기, 생선 등)을 제공하고 있다. 지불하는 비용은 약값과 인건비에 따라 다른듯하다 (배송은 무료다. 뉴욕 같은 경우는 당일배송).


반려동물을 가족 일원으로 보는 시선이 당연한 미국 시장에 아주 적합한 스타트업이다. 반려동물 관련 조제만 전문 적으로 하는 약국이 많지 않은 만큼 (특히 젊은 세대 marketing에 능하고, 온라인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자체 플랫폼이 있는) 빠른 성장이 예상된다.

UI/UX 디자이너 출신 co-founder가 있어서 그런지 웹사이트가 꽤 예쁘다 (출처: mixlab 홈페이지)
실제 조제를 하는 약국이다. 약사가 co-founder로 있다. (출처: mixlab 홈페이지)



ZappRx

요약: Specialty Medication 전문 플랫폼이다.

Specialty Medication (특수/전문 의약품):

High-cost, high complexcity, 그리고 high touch인 의약품들을 지칭한다. 쉽게 말해, 많이 비싸고 쉽게 찾기 쉽지 않은 의약품들이다. 예를 들어, Hepatitis C 약품인 sofosbuvir은 12주 기준 $94,500이다. 한 알에 약 $1000 정도 한다. 이러한 이유에서 많은 보험사들(혹은 payer들)이 prior authorization을 요구한다.
Prior Authorization (PA):

약이 (보통 위와 같은 고가약)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을 때 의사가 보험회사에게 연락해 왜 그 약을 써야 하는지 설명하는 절차를 지칭한다. 밑의 글로 설명을 대체한다.
---
줄여서 PA라고도 하는 Prior Authorization은 어떤 약이 (보통 고가약) 보험으로
커버되지 않을 때 거쳐야 하는 절차로 대부분 의사가 보험회사에 전화하여 왜 그 약
만 처방해야 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그러면 보험회사에 있는 약사들이 여러 가지를
검토하여 커버할지 안 할지를 결정하는 거지요.

실제로 약국에서 벌어지는 상황은 처방전을 타이핑하고 보험회사에 Claim을 보내게
되면 피에이 약물들은 rejection 이 되면서 보험회사로부터 온 다음과 같은 메시지가
컴에 뜹니다.
Drug requires Prior authorization , have Dr call at 1-800-xxx-xxxxx
그러면 약사들은 의사에게 전화나 팩스를 보내어 이를 알려줍니다.

그리고 환자에게는 이 약은 피에이란 절차가 필요한 약물로 당장 커버되지 않는다.  
본인이 전액 부담할 의사가 없으면(보통 없지요. 비싼 약들이거든요)
 의사와 컨택해야 하므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
꼭 약이 필요하면 몇 알 먼저 사가고 (환자부담) 나중에 승인 떨어지면
환불해 주겠다. 그러나 100% 커버 보장은 할 수 없다.
이렇게 구구절절 설명을 해 주어야 하는데 환자들이 받아들이는 방식이 모두 다르므로
태도를 잘 살피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해 주어야 해요.  대부분 보험에 대해 이해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약국에서 무엇인가 잘못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 환자와의
관계가 힘들어지게 됩니다.  별로 좋을 일 없죠.

이렇게 환자를 일단은 되돌려 보내고 의사에게 연락합니다. 보통 이렇게 합니다.
This drug is not covered by patient's insurance.
Please change to other med (이때 비슷한 커버되는 약들의 리스트를 제시해주면 의사들이
좋아합니다. ) or apply for PA.
Patient
INS:Pacifi Care
INS TEL: 555-55555
ID: xxx-xx-xxxxx
이렇게 환자의 처방 보험에 관련된 정보를 주면 의사 오피스에서 일일이 찾아보지
않아도 되므로 일이 빨리 처리될 수 있습니다. 간혹 처방약 보험과 병원 보험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으므로.......

이렇게 피에이로 넘어가게 되면 승인받기까지 1주일은 보통입니다.
사실 의사가 보험회사에 전화만 해주면 2-3일이면 되지만 의사들이 바쁜 관계로
환자가 보통 컴플레인을 하기 전에는 그렇게 빨리 처리해주지 않거든요.

승인이 되면 환자에게 전화하여 약을 타가도록 알려줍니다.  

[출처] 제43장. Prior Authorization | 작성자 pallas0522


위치: 보스턴

펀딩: $41M (Healthcare IT회사인 AllScripts에 인수)

기타: 자체 개발한 플랫폼을 이용해 크게 3가지 솔루션을 제공한다.  

1) Healthcare Provider들(의사를 비롯한 처방을 내릴 수 있는 의료인들)을 위한 솔루션이다. 위에서 설명했듯 specialty medication관련 처방은 꽤 번거로운 절차를 걸치기에 약국 그리고 병원 모두에게 골칫거리다. ZappRx는 솔루션을 이용해 의사들이 좀 더 손쉽게 specialty medication처방을 할 수 있게 도운다. 여러 플랫폼들을 걸치지 않고 한 플랫폼을 이용해 PA, 환자 동의, 조제 현황 체크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2) Specialty Pharmacy들(Special Medication 조제만 전문적으로 하는 약국)을 위한 솔루션이다. 보통 서면으로 작업해야 되는 일들을 디지털화해 편리하고 빠른 조제/서류 작업을 도운다. 환자의 병력과 보험 관련 정보들을 한 자리에 모은 것도 장점이다.

3) Biopharma(제약회사들)를 위한 솔루션이다. 위 두 솔루션들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회사들의 도움이 될만한 정보들을 제공한다.


Specialty Medication이 환자의 손에 들어가기까지 어떤 과정들을 거치는지 한눈에 보여주고 있다. (출처: ZappRx 홈페이지)

Truepill

요약: Pharmacy Fulfillment 서비스 (약국 대행 서비스라고 해석하면 된다)

위치: San Mateo, CA (하와이를 제외한 미 전역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펀딩: $13.4M (Series A)

기타: '약국 대행 (Pharmacy Fulfillment)'이라니 조금 낯설게 들릴 수도 있다. 이 형태의 서비스는 다음 글에서 다룰 Direct to Consumer Prescribing과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그러니 다음 글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고, 지금은 일단 '한 회사가 약국을 차리지 않고 환자들에게 약을 제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서비스'로 이해하자.

"API, 맞춤 포장, 그리고 확장성"을 강조한 웹사이트의 일부 (출처: Truepill 웹사이트)



MedAvail

요약: 무인 약국 시스템을 제공하는 회사이다. 약사와 원격 상담/복약지도가 24시간 가능한 자판기 형태의 기계를 이용해 마치 ATM에서 돈을 찾듯이 약을 받아볼 수 있다 (90초 정도 걸린다고 한다).

위치: 캐나다 / 시카고, 미국

펀딩: $53.7M (Series D)

기타: 

키오스크 모델 (출처: MedAvail 홈페이지)
센터형 모델 (출처: MedAvail 홈페이지)
동영상으로 이 무인 기계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보자 (출처: https://www.youtube.com/watch?v=MceMgr0LgzE)

절차는 대략 이렇다:

1) 환자는 어플을 이용해 (더 정확히는 바코드와 PIN을 이용해) 본인 확인을 거친다.

2) 처방에 따라 기계가 약을 "조제"한다 (더 정확히는 '약을 덜어 담는다' 이렇게 볼 수 있겠다)

3) 원격으로 약사가 처방/약을 검수한다. 문제가 없으면 기계에게 승인을 내린다.

4) (해당될 경우 혹은 선택할 경우) 약사와 상담할 수 있다.

5) 기계에서 약을 찾는다 (자판기와 똑같다).


'약'이라는 민감하고 위험한 물품을 다루는 만큼 "Safe. Reliable. Seemless (안전하고, 믿을 수 있고, 매끄러운/편리한)"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워 '21세기 약국'이라는 브랜딩을 하고 있다.    


위 절차는 사실 환자들이 실제 경험하는 front end만을 설명하고 있고 실제로 back end에서는 더 많은 기술들과 고민들이 겸해졌다. 더 자세한 절차는 여기에서.


2018년도 기사를 보니 대형 PBM인 Express Scripts와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다음 글들 소개

(2) D2C (Direct to Consumer) Prescribing을 중심으로

(3) Digital Therapeutics(디지털 신약)을 중심으로

(4) Personalized Pharmacy Services(개인 맞춤 약료)를 중심으로

(5) Chronic Disease Management (만성 질환 관리)를 중심으로

(6) Hospital Pharmacy(병원 약국)을 중심으로

(7) Vitamins and Supplements (비타민 및 건강기능식품)를 중심으로



작가 소개:

Pharmacy by training. Designer at heart. Investor in action. | Danny Jooyoung Kim은 보스턴에 소재한 Northeastern University에 다니고 있는 약대생입니다. 학교 밖에서는 Contrary Capital의 VC로 대학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

http://www.kimdanny.com

https://www.linkedin.com/in/jydkim/

https://www.facebook.com/Jooyoung.D.Kim

https://www.instagram.com/jyd_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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