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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비령 Nov 19. 2023

혼자만의 시간

홀로서기 중인 그대들을 응원하며

최근에 나 스스로 '완벽한(?) 싱글이구나'를 느낀 두 가지 에피소드가 있었다.


하나는 보유한 차를 중고로 판매하면서

내 차를 보러 왔던 커플들을 만났던 경험이다.

쌍쌍이 남녀, 가족 단위로 찾아왔던

몇 커플들께서는 분명 아내를 위한 차량 구매라고 하면서 실제 차량을 점검하거나 질문을 하거나

어떤 의사소통을 하는 등의 중요 절차에

대부분이 남성이 주도적으로 참여하더라는 것.

주인은 여성인데, 왜 여성들은 침묵하고

대변인으로 남성이 필요한 것일까?

내 경우, 거의 대부분의 중대한 의사결정을

스스로 해왔기에

그 부분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물론 나도 돌이켜 보면

처음으로 신차를 구매할 때,

내 의사가 아닌 당시 남친의 조언(?)에 따라

모델을 결정했었다.

어찌보면 자동차라는 분야가 남성이 좀더 잘 알고

그들의 판단이 더 옳을 수도 있겠지만

글쎄 . .  지금 생각해보면

삶을 살아가면서 사소하고 중대한 결정들을

온전히 나 스스로의 판단으로 해왔는지

우리가 살면서 겪어야할 중요한 선택의 순간에

핸들을 손에 쥐고 방향키를 결정짓는 것이

나 자신이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지 않나싶다.

남성이라는 보호자 아래에서 도움을 받는 약자의 입장이 아니라, 어쩐지 그간 내가 많이 강해졌고 단단해졌구나 싶었다.


두 번째 에피소드는

"나만의 시간이 갖고싶다."던 직장 동료 워킹맘과의 대화를 통해 생각에 잠기게 된 일이었다.


사실로 말하자면, 내 경우 아이가 아빠에게 면접을 간 주말마다, 늘 나만의 시간을 즐긴다.

'즐긴다'라고 표현할 만큼 거창한 건 아니지만,

엄마로서 직장인으로서의

모든 역할을 벗어버리고

온전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것은 맞다.


다음 주를 위한 재충전의 시간도 갖고

가고싶은 곳이 있다면 훌쩍 떠날 수도 있으며

아늑한 동네 카페에서

침묵 속에 혼자만의 사색을 즐길 수도 있다.

극장에서는 오로지 내 취향에 맞는 영화를 선택해서 볼 수 있고

쇼핑이나 여행도 내 스타일대로, 내 호흡에 맞춰 시간 조절하며 느긋하게 다녀올 수 있다.

모임이나 취미 생활도 내 선택에 달려있고

누구의 눈치를 보거나 허락받지 않아도 된다.



그렇다.

나는 늘 나만의 시간을 내 마음껏 즐기던

완벽한 싱글 라이프를 살아가고 있는 것이었다.

'나만의 시간'이 없다고 푸념하던 동료의 넋두리

비로소 싱글로서 얼마나 큰 자유를 누리고 있는지 깨달았다.


사실말이지 경제적 안정만 보장된다면

당당한 싱글 여성으로 살기에

대한민국도 나쁘지 않은 나라같다.

뉴욕이 골드 미스인 싱글 여성 천지라던데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자유로운 삶을 갈망하기는 마찬가지일테지.


이달의 신메뉴라는 말차크림브륄레라떼를

1+1으로 혼자 독차지하며

독서를 하다가, 문득 떠오른 '싱글의 자유'에 대해

생각해본다.

누군가는 "혼자 살면 무슨 재민겨~"라고 했지만

언제 끝날지 모를 싱글로서의 삶을 만끽하며

이미 홀로서기에 성공해

성공한 줄도 모르고 스며들었던

나만의 싱글 라이프를 즐기련다.

내 삶은 누구도 대신해줄 수 없기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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