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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발자 꿀 Dec 13. 2023

그냥 하는거지 뭐

12월 13일

어제는 문데이라서 요가원에 가지 않고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와서 집에서 계속 원고를 붙들고 있었다. 하나를 하루종일 쓰다가 너무 지겨워져서, 자기전에 시간이 남았음에도 차마 퇴고까지는 하고싶지 않은 기분에 대충 마무리하고 침대에 누웠다. 대신 오늘 아침에 집에 돌아와서 빠르게 훑고 정리해서 메일을 보냈다. 휴.


확실히 수련하는 시간을 빼고 원고만 거의 하루종일 하니까 글 쓰는 것이 좀 좋아진 것 같기도 하고 속도도 붙었다. 전문 작가들은 이런 식으로 하루를 보내는 것일까. 뭐 나는 예비 작가 지망생 나부랭이에 불과하지만, 마이솔에 오기 전에는 요가원에 다니랴 회사 다니랴 원고하랴 생각만으로도 한숨이 나오는 날이 많았다. 아빠의 말을 빌리자면 괜히 일을 벌여서 피곤하게 산다는데 아주 정확한 분석이다.

그래도 나는 셋 중에 하나라도 포기하지 않은 나의 투지(??)가 좀 자랑스럽다. 물론 나는 일단 9to6 직장인이기 때문에 일을 하지 않는 남는 시간을 요가와 원고가 서로 시간을 뺏고 빼앗기는 때도 많았다. 바쁘거나 힘이 들 때는 요가를 하는 아침 시간을 월:요가원 / 화:원고 / 수:요가원 처럼 번갈아가면서 쓴 적도 많다. 그래도 둘 다 어떻게든 꾸준한 속도로 지속하는 것이 나의 목표였는데 정말 어떻게든 한 것 같다!


마이솔에서 수련을 하는 것은 정말 신기하게도 생각보다 힘이 든다. 프라이머리 시리즈만 하는데도 오... 좀... 힘들다?ㅎ 이런 기분이 든다. 같은 집에 사는 우리 모두 체력적 피로를 느끼고 있고 다른 사람들도 그렇다고 한다. 내 생각에는 땀이 스웨덴보다 훨씬 많이 나는 점과 수련을 할 때 긴장감 때문인 것 같다. 더운 인도 날씨의 영향도 있고 내가 수련을 시작하기 거의 네 시간 전부터 사람들의 열기로 데워진 공간이 주는 무게감도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열심히 수련하는 주변의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에너지 차이도 있을 것이고. 아 생각해보니까 다른 점이 많네. 아무튼 똑같은 시퀀스인데 생각보다 많이 다르다. 너무 신기하다.


여기 있으면 수련에 대해 이 생각 저 생각이 들지만 그것들은 그냥 나를 지나가게 두자. 나는 그냥 내 수련을 하고 그러면 된거다. 그냥 하는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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