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2월 2일
갑자기 샤랏 선생님께서 돌아가시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뒤, 며칠 안 되는 짧은 시간 동안 인도에 계획대로 와야 하나 말아야 하나 엄청나게 고민을 했다.
처음에는 SYC(요가원 이름)가 겨울 동안 열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불확실함 때문에 불안했고, 그다음에는 요가원으로부터 다른 선생님 없이 셀프 수련으로만 운영할 건데 돈은 현금으로만 원래 가격을 전부 받는다는 공지를 받은 후 열받는 기분이 들어 가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나는 마이솔에 지난겨울에 처음 왔고 샤랏 선생님도 그때 처음 뵈었다. 그러므로 아묻따 애도의 마음을 보이러 마이솔로 달려갈 정도로 헌신적인 마음이 쌓일 만큼의 시간을 보내지 않았다. 그런 와중에 한 달에 65만 원 정도의 돈을 현금으로 내고 셀수만 하다 가라니 어이가 없었다.
선생님께서 일찍 돌아가신 것은 매우 안타깝고, 나 또한 엄마가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에 가족들이 겪고 있을 충격에 가슴 깊이 공감한다. 하지만 이런 감정은 감정이고 내가 지불하는 돈과 시간은 조금 별개인 것 같다. 노동으로 마련한 돈과 인도에 머물기 위해 드는 시간이 과연 가치 있게 쓰이는 것일까. 이 질문에 확신이 들지 않았다. 나는 요가를 배우러 온 학생이지만 소비자이기도 한데, 내는 돈에 비해 받는 것이 너무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돈돈거린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혼자 벌어먹고 사는 사람한테 비행기표, 요가원비, 렌트, 인도 생활비, 회사 휴가 등을 모두 합치면 꽤 상당한 투자다. 마이솔에 오는 누구나 이런 비용을 지불하고 온다. 현재의 특수한 문제는 선생님이 안 계신 상태에서 이 값을 지불하는 것이 맞는 선택인가의 문제인 것.
그럼에도 인도에 꾸역꾸역 온 이유는 취소할 수 없는 비행기표와, 너무 어두워진 스웨덴 날씨와, 무엇보다도 아마도 마이솔에 가는 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는 느낌 때문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갈만한 여유가 있을 때 가자는 마음이 들었다.
SYC에서 수련하는 것에 대해서는 계속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마이솔에 있는 다른 아쉬탕가 요가원을 알아보기도 했는데... 스톡홀름에서 마지막으로 수련을 하던 날 선생님께서 이번에 하는 수련은 몸보다는 마음을 바꾸는 요가가 될 수도 있다며, 날 봐주는 선생님은 없지만 다른 숙련자들 옆에서 하다 보면 또 배우는 것이 있을 것이라는 말에 설득당했다. 또 최대한 두 달을 채우고 올 것을 추천하셨는데 이 부분은 잘 모르겠다. 솔직히 한 달이면 충분할 것 같다.
아무튼 그래서 혼돈 속에 인도에 왔고 오늘은 첫 번째 수련을 했다...!
이 경험이 나를 부디 또 다른 성장으로 이끌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