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6일
삼 일을 감기로 고생하고 있다. 어제는 방에 있는 내내 콧물을 푸느라 귀에서 피가 날 것 같았다. 그래도 수련은 갔다 왔다. 이거 하러 온 거니까! 낮에 회사에 병가를 내는 한이 있어도. 30분만 하고 너무 힘들어서 누워버리더라도. 그런데 나와 내 친구만 아픈 것이 아닌 것 같다. 수련실에서 기침 소리나 코 푸는 소리가 심심치 않게 들리는 것을 보면.
아주 예전에 '아플 때 요가를 해야 하나'라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호흡기가 안 좋으면 계속 숨을 쉬는 것이 도움이 되니 해도 좋고, 열이 나면 요가로 몸에 열이 더 날 수 있으니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직접 해보니 맞는 말인 것 같다. 지난번에 와서 감기에 걸렸을 때는 계속 열이 났었는데, 수련을 하면 할수록 점점 눈으로 열이 몰리면서 띵해지는 것이었다. 반면 이번에는 오히려 점점 코가 뚫리는 기분이 든다. 물론 코가 아주 꽉 막힌 채로 시작하다 보니 다운독에서 숨을 쉴 수가 없어 살짝 입을 벌려야 했지만... :))
내일 하루만 더 가면 한 주의 수련이 끝난다.
첫 째 주의 감상은, 확실히 몸이 부드러운 것 같고 (비록 처음 며칠은 비가 내리고 추웠지만) 드롭백에서 공간이 평소보다 더 많다고 느꼈다. 어제는 마지막 드롭백에서 평소보다 더 걸어 들어갔는데 확실히 손과 발이 가까웠다. 오늘은 어제보다 한번 더 안으로 들어갔는데... 여태 혼자서 한 것 중에 가장 손과 발꿈치가 가까웠다. 발꿈치를 만질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최근 몇 개월은 다리 안쪽 힘의 감각에 집중하고 있다. 내가 잘하고 싶은 동작들 1) 점프 2) 바카사나 전환을 생각해 볼 때 다리를 더 몸으로 붙일 수 있어야 하고, 다리를 몸에 붙이는 힘을 계속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직 잘하고 싶은 동작을 하게 된 것은 아닌데 다리 안쪽 힘을 쓰려고 노력하면서 의외의 것들이 조금 좋아졌다. 이를 테면 후굴 같은 동작들. 다리가 더 단단한 기반이 되면서 몸이 뒤로 넘어갈 때 공간이 많아졌다고 해야 하나? 후굴을 하면서 너무 허리를 쓰는 것은 아닌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다리 감각이 좋아지면 괜찮아질 수도.
솔직히 나만 알아차릴 수 있는 발전이지만 그럼에도 기껍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