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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발자 꿀 Dec 12. 2024

힘을 주면서 힘을 뺀다

12월 12일

어제까지는 회사에서 해야 하는 중요한 발표가 있어서 일기를 쓰는 대신 발표 준비를 하거나 잠을 잤고...

그 사이에 아사나를 조금씩 늘려서 오늘은 에카파다시르사아사나까지 하고 나왔다. 주말부터 허리가 좀 불편해서 일단 이번주는 에카파다까지 하고 마무리를 할 생각이다. 내일은 오늘 한 부분까지 조금 더 디테일을 신경 써서 세심하게 해 봐야지.



오늘 수련을 하다가 문득, 내가 배를 당기면서 허리까지 힘을 주고 있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고난 허리가 말랑말랑하지 않다 보니 복부에 힘을 준다는 것이 허리까지 불편하게 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배는 안으로 당기되 허리는 힘을 빼는 느낌을 계속 상상하면서 해봤는데, 허리 근처가 빠르게 열이 도는 것 같고 느낌이 나쁘지 않았다. 일어나서 허리가 불편했던 느낌도 점점 없어졌고... 복부에 힘을 줄 때 몸의 뒤쪽이 아니라 아래쪽으로 내리는 감각을 더 키워야 할 것 같다.


몸을 잘 쓰기가 참 어렵다. 어디는 힘을 주어야 하고 어디는 또 힘을 빼야 한다. 이런 복합적인 감각, 한 끗 차이의 감각을 잘 느끼는 일이 너무 어렵다. 솔직히 나는 여기에 재능이 진짜 없다. 재능이 있었으면 지금과 다른 일을 하고 있겠지. 그냥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써서 배울 수밖에.


작년에 처음 인도에 왔을 때는 수련을 하고 오면 근육통이 있는 날이 많았다. 레드는 당연히 힘들지만 (스웨덴 요가원에서 할 때도 힘들다) 마이솔 수업이 있는 날에도 그랬다. 이번에는 신기하게 그때 느꼈던 피로가 별로 없다. 그저 잠이 부족해서 많이 피곤할 뿐 ㅠㅠ.

이번 여름에 마이솔에 가는 것이 확정되고 선생님이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마이솔에 가는 시기에 맞춰 세컨 시리즈 진도를 많이 빼서 핀차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가장 달라진 것은 매일같이 하던 프라이머리 시리즈를 빼고 세컨만 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처음 세컨만 하던 날에는 몸이 진짜 부서지는 것 같았고 매일매일 체력이 달려서 다리를 질질 끌며 출근을 했다. 아직도 세컨에서 채워야 할 부분이 많고 바카b나 전환동작을 거지같이 하고 있지만 ㅋㅋㅋ 그래도 힘든 수련을 몇 개월간 하고 온 것이 확실히 도움이 된 것 같다.



내가 인도에 올 때마다 진짜 무슨 일인가 생기나. 지난번에는 회사 정리해고가 있었고, 이번에는 우리나라에서는 계엄령으로 난리가 난 동시에 한강 작가님이 노벨상을 수상하러 스톡홀름을 방문하셨다.

시위도 참여하지 못하고 노벨상 수상을 현지에서 축하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지만, 아쉬운 마음만큼 내가 해야 할 일을 잘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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