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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Apr 04. 2024

78. 도는 세상 모든 존재의 시원이고, 있는 것 같다

도덕경 제4장

도는 비어 있으나 작용하며,

어쩌면 가득해 차지 않는다.

연못처럼 연원이 깊구나!

세상 모든 존재의 시원 같다.


날카로움을 꺾고,

어지러움을 풀며,

빛을 온화하게 해,

먼지와 함께한다.


맑아 투명하구나!

어쩌면 있는 것 같다.

나는 도란

누구 자식인지 모르고,

아버가 없는 존재

천신선조인  다.


道沖而用之, 或不盈. 淵兮, 似萬物之宗.

도충이용지, 혹불영. 연혜, 사만물지종.

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同其塵.

좌기예, 해기분, 화기광, 동기진.

湛兮, 似或存. 吾不知誰之子, 象帝之先.

잠혜, 사혹존. 오불지수지자, 상제지선.


구도할 때와 도를 깨달은 후 도에 대한 느낌을 기술했다. 도는 세상 모든 존재시원이고, 천신선조인 것 같다.


펼쳐져 있는 우주는 비어 있고, 한도 끝도 없이 넓다. 도는 작용하는데 없는 것 같은 묘한 만물의 시원인 듯하다. 도를 닦았다. 외부 존재에 대해 분별의 날카로움을 꺾고, 감정에 집착하여 일어나는 애증의 분란을 풀었다. 깨달음의 빛을 온유하게 한 후 세상과 함께했다. 노자는 득도한 후 하늘을 바라보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도는 맑고 투명하지만 있는 것 같고, 그런 도가 어디서 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태초부터 있었던 존재 같다.


'구도(求道)'

도는 희한한 존재다. 도의 본체는 비어 있다(道沖). 비어 있어 채울 수 있는 것 같지만 이미 양기, 음기와 충기로 가득 차고 뒤섞여 있어(42장) 채울 수 없다. 밀도와 온도가 무한대며, 시간과 공간이 존재하지 않는 만물의 시원인 것 같다(25장).


연혜(淵兮)를 ‘연못처럼 연원이 깊다.’로 번역했다. 연못(淵)은 수심이 깊어 알 수 없음을 상징한다(心善淵, 8장). 도는 만물의 시원인 것 같은데 언제 생겼는지 알 수 없어 연혜(淵兮)라고 표현했다.


'득도(得道)'

득도하기 위해 수도(修道)를 했다. 선악 등 이분법으로 나누어 대립하여 발생하는 분별의 날카로움을 꺾었다.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에 집착하는 애증을 풀어 버렸다. 음양이 꼬리에 꼬리를 뒤섞여 시작과 끝이 없고, 대립하는 혼돈 속에서 균형을 이루고 있는 맑고 투명한 상태가 되었다. 본성을 깨달아 깨달음의 빛을 가리며, 부드럽고 따뜻하게 먼지 쌓인 것 같은 세상 사람들과 함께했다(56장, 和光同塵, 지혜를 숨기고 세상 사람들과 함께 어울려 있음).


득도(得道)한 후 도를 다시 떠올렸다. 도는 맑고 투명해 사람들 눈에는 안 보이지만 있는 것 같다. 도는 누구의 자식도 아니다. 태어나게 한 부모가 없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잘 알 수는 없지만 없음처럼 비어 있는 도가 있음을 낳으므로 천신보다 앞선 조상인 것 같다(40장).


상제지선(象帝之先)을 '천신(帝)의 선조인 것 같다(象).'로 번역했다. (象)을 같다로 해석했다. 제(帝)는 하늘과 관련된 신령을 지칭한다. 신령은 정신이 지극해진 영혼의 에너지 덩어리와 유사하고 집문, 집안, 안방, 부엌, 마루, 출산, 하늘, 땅, 골짜기 등 무수히 많은 신령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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