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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누룽지조아 Apr 27. 2024

2. 적성에 대하여

적성에 대한 오해가 있다.

ㆍ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적성으로 선택해야 한다.

ㆍ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성공한다.

ㆍ 고등학생 때까지 적성을 찾겠다.

ㆍ 경쟁이 심하지 않은 일을 적성으로 선택해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적성으로 선택해야 한다?

자기만 좋아하는 일이 적성이라고 생각하고 직업을 고르는 경우 삶이 꼬인다. 어쩌면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적성으로 선택하는 것보다 남에게 즐거운 마음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지 생각하여 적성으로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물론 자기가 즐거운 마음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일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과 일치할 수 있다. 그러나 늘 일치하지는 않는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인데 남이 안 좋아하는 일은 돈을 벌기 어렵다. 성인이 되어 그런 일을 선택하면 돈 벌기 어려워 독립하고 가족을 이루기 어렵다. 자기만 좋아하는 일은 돈 써가면서 즐기는 취미로 삼는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하며 살려고 하면서 가난하게 살 각오는 하지 않는다. 환상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 하언제가 크게 성공하겠지 착각한다. 자기만 좋아하는 일은 취미는 될 수 있지만 직업으로 선택하기 부족하다. 직업으로 돈을 벌고 결혼하고 노후 대비도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한다. 돈은 남의 주머니에서 나온다. 남이 좋아해야 남의 주머니에서 돈이 나온다. 남은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자기만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을 못 벌 확률이 높다.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더라도 꿋꿋이 버틸 수 있어야 하고 가난하게 살아도 남 탓 안 할 각오를 한다.

 

또한 미련하고 이기적이라는 비판도 받아들여야 한다. 돈을 못 벌고 자기 좋아하는 일만 하는 사람의 부모는 무슨 죄가 있는지 자식의 뒷바라지한다고 늙어서까지 고생한다. 진짜 효도하고 싶으면 성인이 되어 자립하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다. 인생을 부모에 의지하며 사는 것보다 큰 불효는 없다.

 

적성 찾을 때 내가 큰 거부감이 없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돈을 벌 수 있는 일, 좋아하는 일, 오래가는 일인지 고려한다. 세상의 흐름과 다른 방향으로 가는 직업은 돈을 벌기 어렵고 망하기 쉬우므로 세상의 흐름을 주시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해야 성공한다?

사실 자기 적성이 뭔지 자신도 모른다. 자신을 아는 훈련이나 그 일을 직접 하지 않아 모르는 게 당연하다. 보통 부모의 직업, 가장 익숙한 일이나 막연하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선택하고 자기가 좋아한다고 착각한다. 사실 내가 좋아하는지 주변이 좋아하는지 모호하다. 좋아하는 일은 수시로 바뀌고 지 않는 경우 알 수 없다. 안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자기 단점이 보완되어 잘하고 좋아질 수도 있다. 또한 먹고사는 문제는 좋든 싫든 해야 한다.


좋아하는 것을 열심히 하는 방법이 더 빨리 성공할 수 있는가? 일반적으로 꼭 그렇다고 볼 수는 없다. 자기 좋아서 집중하고 잘할 수 있으나 남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할 경우 남은 인정해 주지 않는다. 남 좋아하는 일을 싫어하지 않고 열심히 해야 성공할 수 있다. 남 좋아하는 일을 긴 기간 진심으로 하는 사람이다. 즉 남이 하기 힘든 일을 열심히 하는 사람이다.


공부를 포기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애를 어떻게 도와줄지 다음 사항을 고려한다.

힘들어 회피하는 것은 아닌가?

남들도 좋아하는 일인가?

그 일로 자립할 수 있는가?

잘하는 일인가?

후회하지 않고 책임질 자신 있는가?

성실히 할 수 있는가?

뒷받침할 돈이 충분한가?

한쪽에 가용 자원을 다 써 희생하는 사람은 없는가?

 

좋아하는 것을 하겠다는 애를 내 생각대로 말릴 수 없다. 말리면 애들은 더 한다. 다만 애들이 공부를 포기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겠다는 의사결정할 때 위 요소들을 고려하여 조언해 준다. 그리고 애들이 선택하면 책임질 각오도 하라고 말한다.


힘, 깡, 끼, 공부 등이 좋거나 잘하면 돈을 벌 수 있다. 힘, 깡, 끼로 자수성가하고 싶은 경우 상황이 잘 맞아야 한다. 많이 벌 수도 있지만 거의 못 벌 수도 있고 남에게 해 끼쳐야 할 수도 있다. 무난한 방법이 공부다. 학교 다니면서 공부하지 않으면 스트레스가 쌓인다. 선생님, 친구, 부모님 등 온통 시험 점수로 평가한다. 공부하는 게 맞는지 여부는 제쳐놓고 그냥 하는 게 스트레스가 적게 쌓인다. 공부하기 싫은 사람이라도 초소한의 공부를 빨리 끝내고, 쉬거나 자기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게 현명해 보인다.


현재 상황에서 공부를 잘한다는 말은 성적이 좋다는 말과 같다. 한 개인의 능력을 시험 점수로 평가한다. 평가하지 않는 다른 능력은 인정을 받지 못한다. 점수가 안 나오므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없고, 비교 평가할 수도 없다. 시험 점수가 높다고 어떤 일을 잘하는 것을 보장하지 않는다. 그러나 시험 점수가 엉망이면 다른 친구들에게 무시당할 수 있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이 칭찬을 받지 못한다. 이런 상황에서 살면 자기가 위축되어 자기를 과소 평가하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발휘하지 못할 수 있다. 성적이 안 좋아도 기죽지 않는다. 개인의 능력은 성적으로만 평가할 수 없고, 성적이 안 좋아도 신비스러운 인간 자체의 존재가치는 훼손되지 않는다.


‘고등학생 때까지 적성을 찾겠다?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적성을 찾는 일은 단순하지 않다. 수양할 때 자기를 아는 것 또는 본성을 찾는 것 같이 어려운 일이다. 자기가 좋아하는 게 진짜 본성에 맞는 일인지, 지금 좋아하는 감정인지 분간하기 어렵다. 좋아하는 감정은 시간이 지나면 심하게 변한다. 좋아하는 게 싫어질 수 있고, 그저 그랬는데 하다 보니 좋아질 수 있다. 잘한다고 칭찬받아 좋아질 수 있다. 별로 안 좋아했는데 그 일을 하다 보니 자기 단점이 보완되어 좋아질 수도 있다.


어떤 일을 좋아하는지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다. 중고등학생 때 적성 찾느라 많은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다. 그냥 아주 싫지 않으면 됐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좋아하고 싫어하는 일의 구분이 잘 안 된다. 경계가 모호하다. 내가 한 행위가 남에게 이로운지 그렇지 않은지에 관심이 더 많다.

 

고등학생 때까지 좋아하는 적성을 찾겠다는 생각을 포기한다. 학교 공부하면서 적성을 찾을 확률은 낮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기 위해서는 그 일을 직접 해 보거나 자기에 대해 긴 기간 깊이 탐구해야 알 수 있다.

 

‘경쟁이 심하지 않은 일을 해도 돈을 많이 벌 수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찾다 보면 경쟁이 심하지 않은 분야에 관심이 쏠리고, 나는 남들과 다른 방식으로 할 예정이므로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경쟁이 심하지 않은 분야에서 많은 돈을 벌 확률이 적다. 경쟁이 심한 이유는 돈 때문이다. 진입 장벽이 있어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예를 들면 의사가 되려면 높은 경쟁률을 뚫고 의대에 진학하고 많은 시간을 들여 의술을 공부하며 의사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경쟁을 넘어선다. 무수한 경쟁을 뚫었지만 경쟁을 하지 않는 사람이다. 경쟁을 넘어선 사람은 남과 경쟁하지 않고 자기만족에 빠져 산다. 예를 들어 경쟁을 뚫고 의사가 되었으나 남과 비교하지 않아 조금 적게 벌더라도 불만이 없다. 병 고치는 일 자체가 즐겁다. 희한하게 그런 마음을 가지고 산다고 돈이 안 벌리는 게 아니다. 심오하고 오묘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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