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누룽지조아 May 04. 2024

9. 공부 목표에 대하여

목표가 있는지 없는지는 공부하고 인생에 사는데 중요한 주제고 삶이 달라진다. 어떤 삶의 태도를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 느끼는 행복의 크기가 달라진다.


목표에 집착하지 않고 흐름의 방향을 유심히 바라본다. 누구나 80점보다는 100점을 더 좋아한다. 선호가 있을 수 있다. 부모도 자식이 100점을 받기를 바란다. 나쁜 게 아니다. 부모로서 그런 마음을 가질 수 있다. 목표와 계획은 있을 수 있으나 목표와 계획일 뿐이다. 달성하지 못했다고 후회할 필요가 없다. 어쩌면 실제 다 못하기 때문에 목표와 계획이라고 하고, 달성하지 못하는 것이 정상인지 모르겠다. 


좋아하는 것과 해야 하는 것은 다르다. 100점 등 확고한 목표를 두고 집착하면 하루하루가 힘들다. 100점 등 목표는 내가 통제할 수 없다. 통제할 수 없는 것에 집착하면 불행해진다. 점수나 목표는 통제할 수 없는 결과다. 점수는 내 노력, 남, 선생님과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내가 노력하더라도 선생님이 공부한 곳에서 안 내고 공부하지 않은 곳에서만 문제를 내면 좋은 점수를 맞을 수 없다. 상대 평가인 경우 내가 노력 많이 했는데 남이 더 노력했으면 좋은 점수를 못 맞는다. 점수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이므로 좋은 점수 못 맞았다고 울고불고할 일이 아니다. 결과에 집착할수록 부작용이 많다. 100점을 맞기 위해 불안하고 힘이 들어가며 할 때도 행복하지 않다.


내 행복을 내가 통제하지 못하는 것, 결과나 외부존재에 맡기지 않는다. 내 행복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 과정이나 내면에 두고 그냥 지금 여기에 집중한다. 외부존재를 내가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내 생각일 뿐이다. 외부존재에 대해 판단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본다. 선생님이나 부모의 칭찬이나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내가 필요해서 하는 것이고, 안 한다고 선생님이나 부모에 대한 복수가 아니다. 자기만 손해다. 하기 싫은 마음이 강한 경우 경구를 암송하면서 걷는다. 하기 싫으나 해야 되는 일은 습관을 들여 강한 의지를 내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할 수 있게 반복한다. 안 할 때 더 힘이 들고 해내면 성취감이 찾아온다.


습관을 들이는 작업은 아주 중요하다. 마치 이런저런 일이 있더라도 회사에 즐겁게 가는 것처럼 말이다. 아침에 일어나 경구를 외우고 청소하며 이불을 갠다. 입을 옷을 침대에 펼쳐 놓고 입었던 옷은 옷장에 다. 수염을 깎고 아쿠아픽으로 잇몸 청소를 하며 양치질을 한다. 세수를 하고 머리를 말린다. 출근 준비 끝이다. 하나도 힘들지 않다. 습관이 들어서다. 지금은 오히려 집에 누워 있는 것이 더 힘이 든다. 식구들의 눈초리가 신경이 쓰이고 너무 자면 머리가 띵하다. 어떤 일을 할 의욕도 사라진다.


사람들은 목표가 집착하지 않으면 달성할 수 없고 헤맨다고 착각한다. 목표가 있다고 그 목표가 달성되는 것이 아니다. 100점을 맞겠다는 생각보다 문제집 3번 이상 풀겠다는 생각을 하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한다. 100점 못 맞았다고 실망하지 않고 문제집 3번 이상 못 풀어본 것을 반성한다. 목표에 집착하지 않더라도 흐름의 방향을 유심히 바라보고 있어 헤매지 않는다. 흐름의 방향을 유심히 보는 사람은 목표가 상황에 따라 이리저리 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부모는 자녀가 열심히 했는데 100점을 못 맞았다고 뭐라고 하지 않는다. 애들 공부하는 것을 응원을 해준다. 공부해라, 점수를 잘 맞으라는 강요해야 그렇게 되지 않으며 애들 기분만 나빠진다. 좋아하는 치킨 사주는 게 낫다. 또한 애들은 100점을 맞으라고 하는 부모를 원망하지 않는다. 부모로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다.


점수를 잘 못 맞는다고 불행하라는 법이 없다. 낮은 점수를 맞았다고 개인의 행복이나 자존감을 낮아야 하고 능력이 없다고 할 근거가 없다. 글로 표현된 문제의 정답을 많이 못 맞힌 것에 불과하다. 예를 들어 성적은 안 좋은데 큐브를 기가 막히게 맞추거나, 블록을 빠르게 잘 맞추는 사람이 능력이 없다고 말할 수는 없다.


100점 등에 목표를 두고 집착하지 않는다. 흐름을 바라보고 한 걸음씩 즐겁고 성실하게 공부하며 결과는 내맡긴다. 목표를 잡는다면 자기가 통제할 수 있는 문제집을 3번 이상 푸는 것에 둔다. 애들이 스트레스를 덜 받고 자연스럽게 목표를 달성할 확률이 높다. 기대하지 않고 현재에 집중하며 목표 그런 것에 집착하지 않는다. 과거를 후회하지 않고 미래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하루에 감사하고, 지금 여기에 집중하며 변하는 세상의 흐름에 흘러가는 대로 나를 내맡긴다.

매거진의 이전글 8. 분석용 문제집에 대하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