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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비안 나이트

예똥이의 일기 126

by 누룽지조아

처음 이야기를 왕에서 시작한다.

‘처음 이야기’라고 붙이는 이유를 몰랐겠지만 곧 알게 될 거다.


어느 나라에 나라를 잘 다스리는 왕이 살았다.

얼마가지 못하고, 왕이 갑자기 난폭해졌다.

그건 바로 왕비 때문이었다.

왕은 이 세상 무엇보다도 왕비를 사랑했다!


어느 날, 왕은 며칠 동안 사냥하러 떠나게 되었다.

왕비가 걱정되었던 왕은, 왕비에게 같이 가자고 애원했지만 왕비는 완곡히 거절했다.

사실 왕비는 파부가 까매져서 안 간다고 했으나 사냥 간 틈을 타 몰래 바람을 피우려는 속셈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왕은 할 수 없이 홀로 사냥을 떠났다.


왕은 가다가 쉼터에서 쉬었다. 왕비가 보고 싶어 미칠 것 같았다.

다시 궁궐로 돌아갈 각오를 했다.

궁궐에 도착하여 왕비에게 달려갔다.


왕비는 다른 남자와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그동안의 애정이 모두 화로 바뀌었다.

어찌나 화가 났던지, 왕비와 남자는 물론 그곳에 있었던 사람들을 모조리 죽여버렸다.


시간이 흐른 뒤 신하들은 자꾸 결혼해 행복한 가정을 꾸리라고 말했다.

왕은 다시 결혼을 했다.


뭐, 그래서 행복했냐고?

당연히 아니지.

왕은 결혼한 지 단 하루가 지나서 신부를 죽였다.

아마 자신을 배신한 왕비가 생각나서 그랬다나 뭐래나?

왕이 수많은 처녀들을 죽이다 보니, 이제 남은 처녀라곤 딸밖에 없었다.


그래서 왕은 딸과 결혼하고 딸은 동생과 왕께 이야기를 들려드렸지.

이야기 속에 이야기가 끝도 없이 들어있어 결국 1,001일이나 지나야 끝났단다.


딸은 자기가 죽을 순간만 기다리고 있었어.

하지만 이야기를 들으면서 마음이 진정된 왕은,

이야기를 처음부터 들려달라고 해서 이야기는 이렇게 원점으로 다시 돌아온다.


이 책은 ‘영원히 끝나지 않는 책’으로 기억된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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