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똥이의 일기(초3) 269
2020년 1월 27일
오늘은 우연히 엄마, 아빠가 예전에 운영하던 블로그를 봤다. 거기엔 아빠의 도덕경 얘기부터 엄마의 아기 이야기까지 아주 많았다. 약 400개 정도 됐다.
그중에 몇 개를 보니 코 끝이 찡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건 내가 태어나기 몇 주 전,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실 쯤이었다.
나도 내가 태어났을 무렵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건 알지만 봄눈이 오던 날….
외할아버지는 끝내 돌아가시고 마지막으로 하신 말씀….
“나 없이도 파이팅이다.”
활기찬 말이지만 너무 서글퍼졌다.
암 진단을 받으시고 1년은 멀쩡하셔 철썩 같이 쾌차하시기를 믿고 있었지만
끝내 돌아가셔 그게 더 슬픈 것 같다.
폐 부종으로 돌아가신 그날….
나를 낳기 5일 전.
엄마는 항상 말한다.
외할아버지를 여위고, 나를 낳았기 때문에 예똥이가 더욱 금쪽같고 귀하다고….
내가 이렇게 일기를 쓰는 동안 엄마는 여유롭게 TV를 보고 계신다.
엄마는 내가 엄마 블로그를 보며 숨죽여 우는 것도 모르고….
엄마! 엄만 괜찮아! 나는 외할아버지 몫까지 오래오래 장수할 거야.
그니까 엄마 맘 놓아….
엄마! 너무너무 사랑하고, 고마워.
내가 외할아버지 대신 든든하게 엄마의 손을 잡아주고 힘들 때 안아주고 위로해 줄 게.
사랑해!
※ 분위기 전환※
다음 일기는 밝은 분위기 예정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