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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사랑해야 따라온다.
돈은 공부해야 따라온다. 1

by 세실

돈에 대해 공부를 한다. 유튜브 강의도 듣고 기사도 읽는다. 처음에는, 대략 1년 전, 아무 것도 알아 듣지 못했는데 이제 조금 보이는 것이 있다. 쉬지않고 일해서 만 원짜리 모으는 것 말고는 돈에대해 전혀 몰랐다. 3% 이자 받는 것 외엔 금융 지식은 아에 없었다. 리먼사태 당시 6개월 만기 els 들었다가 자동차 한 대 값을 날리고는 이래도 날리고 저래도 날리는데 10년된 차를 팔고 아반떼 신형을 샀다.


무슨 짓을 한 걸까. 기분따라 투자해서 망하고 기분에 또 돈을 쓰고. 그리고는 방학때는 10시간도 넘게 수업을 했다. 밤늦게 수업이 끝나면 기절모드가 되어 다음날 밥하고 애 학교 보내야 하니까 세상을 둘러보거나 재테크를 배우거나 할 여력이 없었다. 실은 그런 얘기에 관심이 아에 없었다. 그때의 내 관심사는 오로지 애 키우는 것과 일, 그리고 책 읽기와 영화였다.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신 자식들은 아버지만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과 단절된다. 겨우 먹고는 살았지만 엄마는 세상을 잘 몰랐고 무조건 하지 마라, 조심해라, 큰일난다 라고 가르쳤다. 적금 외에 그 어떤 재테크도 금지였다. 주식하면 3대가 망한다고 했다.


50이 넘고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섰을때, 대출을 일으켜 방금 집을 샀던 나의 통장은 그다지 넉넉하지 않았다. 물론 병원비 걱정이 되었다. 그래도 일인실을 썼다. 죽을 수도 있다는데 도저히 누구와 함께 있고 싶지 않았다. 산정특례 이런 제도도 몰랐기에 입원비 외 병원비를 다시 돌려줄때 눈물이 날 뻔 했다. 코로나가 덥치고 너도나도 주식을 할때, 나는 드디어 세상이 돌아가는 이치를 알고싶은 마음이 생겼고 한국 주식, 미국 주식을 조금씩 샀다. 어떻게 하는지를 몰라서 노트북 들고 가서 로그인부터 배웠다. 금액이 너무나 적어서 올라도 미미하고 내려도 크게 타격이 없었지만 내 돈이 만 원이라도 들어있으니 아침마다 체크하고 공부하는 맛이 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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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하면 망한다는 말의 뜻을 이제야 알겠다. 여유자금으로 투자하지 않고 투기성으로 대출 끌어다 빚 끌어다 하기 때문이다. 무엇이든 마인드 콘트롤이 중요하고 나 자신의 형편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마치 집을 사거나 토지를 사는 것처럼 본인이 전망이 있다고 아끼는 회사를 간접 경영한다는 측면에서 주식투자는 찬성이다. 병아리 눈물같은 적은 금액으로 나는 세상을 공부하고 있고, 그 어떤 대학 공부보다 적극적이며 생생하다.


비트코인 얘기를 해보자면, 나는 500만원일때 부터 이게 실화인가 하면서 1코인을 사려고 했다. 그러나 어디가서 사야할 지를 몰라서 마루고 미루었다. 방법을 알아낼만큼 나는 적극적이지 않았고 내 주변은 청정했다. 비트코인에 ㅂ만 꺼내도 완전 사기꾼에 도박꾼 취급을 받았다. 생각이 바뀐 것은 한창 엘에이를 다닐때였다. 엘에이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고 코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굉장히 열려있었으며 곳곳에 거래소가 있었다. 진짜 사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또 방법을 몰라서 패쓰! 결국, 오를대로 오른 비트코인을 아주아주 조금 샀다. 코인을 쪼개서 살 수 있다는 사실도 그때 알았다. 도박꾼의 마음이라기보다 세상을 공부한다는 마음이었다. 블록체인이나 코인 이야기는 들어도 들어도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럴때는 내 돈이 만 원이라도 들어가야 정신이 바짝 난다. 어느 저명한 학자는 블록체인이 세상을 바꾸겠지만 비트코인은 사라질거라고도 했고, 또 다른 저명한 학자는 비트코인이 화폐를 대신할 거라고 했다. 나는 둘 다 아니라고 보지만 블록체인이 모든 서류를 대신할 것이라고 믿고 어떤 방법이든 화폐를 대신할 코인의 시대는 온다고 생각한다.


비트코인을 사기라고 부르짖던 정부들이 앞다투어 국가 스테이블 코인을 만든다고 하고 미국 USDC를 발행한 서클의 주가는 하늘을 뚫었다. (지금은 녹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카카오페이나 카카오뱅크도 한때 올랐다고 한다. 미래를 배경으로한 영국 드라마 Years and Years를 두 번 봤다. 처음에는 재밌다고만 생각했고 몇 년 지나서 지금 보니까 이미 실현된 사건도 있다. 다가올 시간은 어떤 모습일지, 지금 나는 어떤 준비를 해야할 지 공부한다. 바쁜데, 건강도 안 좋은데 무슨 돈을 공부하냐고 묻는다면, 그러면 뭘 해야하냐고 묻고 싶다.


땀을 뻘뻘 흘리며 짐을 버리고 정리를 했다. 사라진 옷을 찾았고 애매한 물건들은 버렸다. 내일도 모레도 더 버릴 것이다. 사지 않아도 될 물건들을 너무나 많이 샀다는 것을 버리면서 배웠다. 돈에 대해 무지했던 나는 그 댓가를 대단하게 치루었다. 내가 아는 청년들에게 복리 개념, 은행가서 은행언어 배우기(6개월 만기가 무슨 말인지 몰라서 리먼때 다 날림), 적은 돈도 꾸준하게 버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알려준다. 나는 청년들이 돈돈 하는 마음을 이해한다. 돈돈만 하면 안되지만, 청년들이 돈에 대해 무심하다고해서 순진하다고 말 할 수 있는 세상이 아니다.


소확행 운운하며 우리를 속이지 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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