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추가 지난지도 한참 되었고, 밤에는 선선한 바람이 부는 8월 말이다.
생애 첫 제주도 여행의 목적은 하나였다.
바다의 예쁜 푸른 빛을 감상하는 것. 그 뿐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나는 돌아와서 약 20장의 그림을 그렸다. 모두 바다와 하늘의 모습이었다.
난생 처음 머리를 비우고 계획없이 돌아다닌 여행의 장점은 생각을 비울 수 있었다는 것이다.
다만 한 가지 착각이 있었다면, 20장의 그림을 글로 풀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림만 그려둔 채 무슨 글을 덧붙여야 할 지 몰라 조금씩 글 작성을 미루었고 어느새 시간이 훌쩍 지나버렸다.
핑계일진 모르겠지만 지금에서야 이런 생각이 든다.
꼭 글이 있을 필요는 없지, 남은 그림이라도 하나씩 포스팅하는게 낫지 않을까.
아직 더우니까 괜찮겠지, 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