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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Oct 13. 2023

봐도 봐도 예쁜 내 빵기, 내 딱지

딱 한 달만 아무 것도 안하고 너희와 시간을 보내고 싶어

우리 빵기와 딱지는 왜 이렇게 예쁠까.

빵기는 태어난지 5개월 가까이 되니 얼굴도 커지고 몸집도 제법 묵직하다. 그래도 어찌나 동글동글하니 귀여운지 내 눈에 아주 찹쌀떡 같아서 깨물어도 보고 싶고 볼 때마다 예뻐서 어쩔 수가 없다. 딱지가 오고나서 분리불안도 거의 없어져서 귓볼 쭙쭙이 횟수도 줄었기에, 퇴근하고 돌아오면 나도 반갑게 인사를 한다. 꼬리를 빳빳하게 세우고 나를 반기는 녀석들. 그 와중에도 종종 사뿐사뿐 걷는 고양이들의 모습이 너무나 앙증 맞다.


빵기의 외로움은 해결 됐지만 또 몇 가지 걱정이 있다.



# 우리 빵기가 밥도 잘 먹고, 천하태평으로 잘 지내고 있어서 살이 찌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점점 찌다보면 비만묘가 되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된다. 11월 초에는 중성화 수술을 시키려고 하는데 그 뒤에는 더 살이 잘 찔텐데 우리 딱지는 지금 2개월이 좀 지난 상태라 한창 먹어야 하기에 제한급식을 하면 약하게 자랄까봐 어느 것을 선택하기가 어렵다. 그렇다고 밥 때문에 둘을 분리해 놓고 출근을 하면 고양이들이 외롭고 답답하다고 난리를 칠텐데... 일단은 딱지 중성화 수술이 내년 1월이니 그때까지는 자유급식을 해야할 것 같다. 빵기야, 그때까지 제발... 살 너무 찌지 말고 예쁜 몸매 잘 유지해 주렴..



# 빵기의 중성화 수술 날짜가 다가오고 있다. 빵기의 건강을 위해 하는 것이지만 살을 가르고 해야하는 것이다 보니 빵기가 얼마나 아플까 벌써부터 마음이 아린다. 우리 빵기는 천진난만하게 아무것도 모르고 뛰어놀고 있지만 수술 후기들을 보니 냥이들이 아파서 기운 빠져 있다는데 너무 안쓰러울 것 같다. 우리 빵기와 딱지는 최소 20살은 넘게 살았으면 좋겠다. 그것도 건강하고 정정하게. 아픈 상태로 연명하는 고통을 안겨주고 싶지는 않다. 그렇지만 내 곁에서 오랫동안 사랑받고 익숙함에서 편안함을 느끼며 지내길 바란다. 아직 아가냥이들이지만 잘 길러서 행복한 장수냥이들로 병치레 없이 키우는 것이 내 목표다.



# 우리 딱지는 왜 이렇게 사람을 좋아할까? 빨빨거리고 다가와 꼭 내 손을 베고 잠을 잔다. 빵기는 스킨쉽을 그리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딱지는 볼 때마다 다가와 살을 부빈다. 만나자마자 그릉그릉 골골송을 부르는 딱지. 사랑받고 싶어서 그런걸까?


우리 딱지 눈은 그레이색인데 이런 눈 색깔은 나이가 들면서 색깔이 바뀐다고 한다. 지금 눈 색깔이 딱지와 참 어울리는데 나중에는 어떤 외모를 갖게 될지 궁금하다. 딱지도 빵기와 마찬가지로 몸집이 커지든, 살이 찌든 언제나 사랑스럽겠지. 어릴 때 꼬물거리고 빨빨거리며 애교를 부리던 그 모습이 너무나 눈에 선해 왈칵 눈물이 날수도 있을 것 같다.


우리 빵기가 요즘 퉁실해져서 다니는 걸 보면 빵기가 깡말라서 탈수를 겪었을 때가 한 번씩 생각나는데 지금 건강한 모습이 너무 감사하고 고작 몇 달 지났을 뿐인데도 그 때의 빵기가 너무나 연약해서 지금 자란 모습이 대견하고 예쁘다. 짧은 시간에 대단한 우정을 쌓은 관계처럼 느껴진다.



# 고양이 용품을 사는데 중독된 것 같다. 택배가 거의 매일 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 어제는 반려동물용 면봉과 동결건조 닭가슴살 간식, 화장실 사막화방지 매트가 왔다. 자잘하게 뭘 사도 사도 끝이 없다. 아이들에게 최상의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으면서도 나는 미니멀리스트를 지향하기 때문에 괴롭기도 하다. 그치만 이미 참 많이 늘어나버린 냥이들 물건... 당분간은 좀 참아야겠다.


유튜브에 나오는 수의사 이야기를 들어보니 냥이 장난감이 두 박스는 있어야 하는데 한 박스 반은 채운 것 같다. 우리 빵기 딱지 캣타워도 있는데 하나쯤 더 사주고 싶고 해먹도 설치해 주고 싶고 숨숨집도 몇 개 더 놔주고 싶고 완전 사람집이 아니라 고양이월드로 꾸미게 되는 게 아닐까. 사람 물건은 이사를 하고 나서 끝이 있는데 고양이를 키우고 나서는 끝이 없는 것 같다. 지금까지 살면서 내가 누구를 위해 이렇게 돈을 써 본 적은 처음이다. 나를 위해서도 이렇게 물 쓰듯이 돈을 써 본 적이 없는데 미친 것 같다. 빵기랑 딱지가 말을 못하니 자꾸만 물건을 사주게 되나보다. 애들 더 행복하라고. 사냥놀이를 많이 해줘야 하는데 저질체력인 날 이해해주렴.


# 아침에 바닥에 까맣고 쪼그만 게 떨어져 있어서 주웠더니 뭉개지는 것이 딱지 똥이었다. 냄새를 맡아보니 확실했다. 그치만 똥도 귀엽더라. 아직 애기라서 엉덩이에 묻은 똥도 제대로 못 털어내는 녀석.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럽다. 그래놓곤 사람 얼굴에다 엉덩이는 어찌나 잘 들이미는지. 못 말리는 귀염둥이다. 우리 빵기가 딱 2개월 차에 그랬는데, 싶었다. 똥쟁이들. 오늘도 엉덩이에 응가냄새를 풍기더라도 빨빨거리며 열심히 돌아다니렴. 우리 딱지. 똥냄새 나도 늘 당당하고 열심히 하루를 살아내는 우리 딱지가 너무 사랑스러워.



빵기야, 딱지야. 오늘도 사랑해.

난 너희랑 있으면 얼굴이 웃고 있든 무표정이든

마음은 항상 웃고 있단다.

너무너무 귀엽고 애틋한 내 반려묘들.

너희가 날 사랑해주고 따르는 게 늘 느껴져.

너희도 내 사랑을 늘 느끼고 행복하길 바랄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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