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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나 Nov 20. 2023

중성화 수술 받은 애기 빵기

수명이 늘어난 빵기

우리 빵기가 지난 주 토요일, 무시무시한 중성화 수술을 받았다.

간단한 수술이라고도 하지만 암컷이고, 엄살을 많이 부리는 귀염둥이 우리 빵기가 얼마나 아플까 걱정이 됐다. 빵기는 태어난지 184일째에 수술을 받았다. 나는 빵기의 중성화 수술을 3,4개월차부터 걱정했던 것 같다.


마취주사를 놓고 수술을 하겠지만, 사람이든 동물이든 생살을 가르고 신체의 일부를 떼어내면 얼마나 아플까. 마취가 풀리면서 느껴질 얼얼한 고통을 표현도 못하는 내 고양이 빵기가 안쓰러워서, 차마 그 빠끔한 눈을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딱지도 수술을 받고 난 빵기의 행동이 평소와 달랐는지 주위를 맴돌기만 하고 장난을 치지 않았다.


빵기가 수술을 받은 병원은 편한 방식으로 수술 후 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곳이었다. 입원을 할 필요도 없고, 넥카라나 복약을 할 필요도 없어서 그저 빵기를 집으로 고이 데려오기만 하면 됐다. 


집에 와서 빵기를 살피다 갑자기 빵기가 시야에서 사라져 놀랐다. 평소에 자주 있던 장소에도 있지 않고 딱지랑 늘 붙어다녔는데 딱지와도 떨어져 있어서 한참을 찾다보니 헹거 밑에서 쉬고 있었다. 휴식에 방해가 될까봐 물만 조용히 가져다 주었다. 화장실을 살펴보니 구토를 한 빵기 녀석. 이럴 때 마음이 정말 짠하다. 애기 때부터 구토를 하더라도 화장실이나 맨바닥에만 하는 우리 빵기. 이불이나 소파 같이 내가 치우기 힘든 곳에는 절대 안 한다. 귀신 같이 어떻게 알고 화장실에 가서 토를 했을까. 우리 빵기가 너무 예쁘고 안쓰러워서 10년이고, 20년이고 평생동안 이 아이를 꼭 끌어안고 행복하게 해줄 것이라고 또 다짐했다.


오늘로 빵기가 수술을 한지 3일째인데 딱지랑 격한 장난도 치고 씽크대까지 점프도 잘한다. 절개부분이 작다보니 회복이 정말 빠른가보다. 그래도 우리 빵기 혹시나 불편할까봐 안을 때도 애지중지 엉덩이 받치며 조심했다. 


빵기가 중성화를 해서 더 오래 건강하게 살 수 있게 됐다니 다행이다. 고양이는 출산에 대한 행복을 느끼지도, 의미를 두지도 않는다고 해서 고민 없이 중성화를 시켰다. 오히려 발정이 나면 너무 힘들어하고 괴로워 한다기에. 어린 빵기에게 힘들거나 아픈 경험은 하게 하고 싶지 않다. 즐겁고 평안하게, 여유롭게 내 곁에서 고양이 답게 살았으면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침실 앞에서 날 기다리는 빵기. 빵기는 나를 따라다니며 얼굴을 부벼댄다. 내가 퇴근하면 항상 마중 나와 몽실몽실한 미모를 뽐낸다. 졸릴 땐 자고 있어도, 그래도 넌 그 모습이 참 예쁠텐데. 


빵기야, 너에게 좋은 것들만 줄게.

너랑 늘 함께하는 건강한 가족이 될게.

소중한 내 빵기.

매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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