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toyourverse Dec 20. 2018

<그린 북> 현대사회에서도 그린 북이 필요할까

[후기] 피터 패랠리 감독,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주연, 그린 북

그린 북은, 단지 피부색이 검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차별을 당한 이들을 위한 여행 가이드 북이다. 그린 북은 제목이면서 동시에 영화에서도 중요한 소재로 나온다. <그린 북>은 차별에 대한 영화이다.

이야기는 1962년의 미국을 배경으로 한다. 당시 인종차별이 얼마나 심했는지 몰랐다 하더라도 영화를 보면 얼마나 끔찍했는지 느낄 수 있다. 이야기의 인물과 줄거리는 전체적으로 실화를 기반으로 했다. 사실관계 여부를 두고 다소 논쟁이 있긴 하지만 괜찮은 로드 무비이다. 상영 시간이 길지만 지루하지 않고 재밌다.

표면적으로는 피부색으로 대비되는 차별을 부각하지만, 계층적 차별 외에 몇 가지 사회적 약자에 대한 차별도 조금씩 다룬다. 토니가 처음에는 굉장히 인종차별주의자로 보이지만, 어쩌면 토니도 시대의 흐름에 매몰된 희생자인 것 같다. 토니 또한 이탈리아계 이민자로서 차별과 편견에 익숙한 터였다. 토니는 돈 셜리와 함께 여행하는 동안 피부색이 아닌 마음으로 소통한다.

돈 셜리가 차별에 맞서는 방법이 당시로써는 효과적이었는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다. 영화적으로는 괜찮은 마무리였지만 현실에서는 더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사람들의 인식은 과거에 비해 많이 개선됐다. 하지만 세상에는 아직도 차별과 혐오에 표현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존재한다.

씁쓸하게도 차별은 우리 사회에서 그리 먼 이야기가 아니다.

비정규직은 동일 노동을 해도 정규직과 동일 임금이 아니다. <그린 북>처럼 피부색으로 출입 장소가 나뉘지는 않아도 자본주의 계급에 의해 자연스럽게 구획이 구별된다.

같은 아파트 단지라도, 임대 아파트 사는 아이는 아이들끼리도 따돌린다.

단일 민족이라 인종 차별로 인한 갈등은 적다고 볼 수 있지만, 다른 주제의 차별이 만연해있다.

우리가 사는 현대사회는 또 다른 그린 북이 필요한 사회는 아닐까.

매거진의 이전글 <국가부도의 날> 아니, 국가가 부도를 당한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