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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랑의인사 Mar 01. 2024

우주최강 저질체력 엄마의 서울 여행기 2

국립고궁박물관&인사동 그리고 숭례문

"낼은 어디 가지?"

2만 보 달성의 기염을 토한 우리 가족은 침대에 누워서

내일의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비가 계속 내린다는 일기예보.

조금은 우울하지만 많이 내리지는 않아 얼마나

다행인가 싶었다.

몸이 일단은 무거웠기에 엄마의 빡빡한 일정은

잠시 보류시켰다.


파워 J답게 화요일이 휴관인 국립고궁박물관으로 향했다.

월요일이라 다녀오면 되겠다 싶었다.

그리고 남편이 인천에서 군 생활을 했을 때

잠시 서울로 면회를 었다.

그때 잠시 들렸던 인사동에도 한 번 가보자.

엄마, 아빠의 추억을 함께 느껴보는 건 어때?

오늘도 열정 넘치게 다녀야 하기에 든든하게

배를 채워야지.

남편 덕분에 오래된 북엇국집을 발견했다.

일요일은 제대로 밥다운 밥을 먹지 못해 쌀이 정말

그리웠는데 우리 가족에게 보석 같은 아침식사였다.

뜨끈한 북엇국 한 그릇과 노른자가 살아있는 계란.

평일 아침이었지만 많은 분들이 이미 맛있게 먹고

있었던 곳이었는데 진한 국물맛이 일품이었다.


이제 먹었으니 또 걸어보자.

광화문광장에 왔으니 교보문고도 가봐야지!!

부산에도 교보문고가 있지만 서울의 교보문고가

궁금했다.

넓은 공간 속에서 각자 좋아하는 책을 찾아

잠시 소풍을 떠났다.

그런데 난 어디에 있었을까?

원래는 취향인 역사 코너에 있어야 하는데

아이랑 함께 엄마표 학습을 하면서 서점에 들르면 문제집 코너에 계속 있다.

나도 내가 좋아하는 역사책을 읽고 싶은데 힝.

누가 떠민 게 아니니 어찌하리.

당분간 몇 년은 잠시만 안녕하자.

서점에 왔으니 원하던 책 한 권씩 구입하고

진짜로 가자.


경복궁 옆에 있는 국립고궁박물관.

요즘은 박물관들이 문화재들을 잘 관리하고 전시하며

어린이들을 위한 박물관도 있어 최고의 역사 체험 공간이다.

게다가 금액까지 무료이니 최고가 아닌가.

초등학교 2학년이 되는 둘째를 위한 서비스.

어린이 음성 대여기를 대여(이건 유료다)해서 함께 투어를 했다.

요즘 부쩍 역사에 많은 관심을 보이는 큰 아들에게도

설명을 해주랴 작은 아들 쫓아다니라 바빴지만

아이들이 많이 보고 느꼈으면 하는 부모의 맘을

담아 부지런히 움직였다.

그 전날 청소년 문화해설가 선생님의 친절한 경복궁 설명 덕분에 국립고궁박물관에서 만나는 유물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

(친구 잘 있죠?^^)

화려한 궁중 복식과 지금은 많이 축소되었지만

그 시절엔 드론도 없었을 텐데 정말 구체적이면서도 자세하게 그려놓은 동궐도의 모습

그리고 대한제국의 마지막 황제와 황후의 어차.

어느 하나 놓칠 수 없는 우리의 소중한 역사였다.


소중한 우리의 문화재를 살펴본 후

점심을 알리는 꼬르륵 시계가 울린다.

미리 점찍어둔 남대문 시장의 칼국수 시장으로 향했다.

TV 방송에서 나왔던 그곳.

두근두근.

양은 생각했던 것만큼 푸짐하지는 않았지만

비 오는 날 뜨끈한 칼국수 한 그릇에 만족했다.

칼국수를 먹고  인사동으로 향했다.

택시를 타고 움직였는데 택시 안에서 본 숭례문을 잊을 수 없다.

가까이에서 숭례문을 보지 못해 많이 아쉬웠지만

오랜 역사와 아픔을 간직한 숭례문을 직접 만나보니

가슴 한 켠이 찡해옴을 느꼈다.


드디어 인사동 도착.

비가 오고 평일이라 생각했던 만큼 사람들은 많이 있지는

않았다.

십여 년이 더 지난 기억이지만 부쩍부쩍한 인사동을

떠올렸던 우리 부부는 참 많이 아쉬웠다.

강정도 직접 만들었던 곳도 있었던 것 같은데

어디에 있나?

대신 그때도 있었던 꿀타래 만드는 곳은 있더라.

허허허.

그런데 우리 가족의 체력이 0 % 다.

일단 전통 찻집에 들려 잠시 당 보충과 따뜻한 차를 마시며 쉬었다.

나는 모과차, 남편은 국화차, 아이들은 인절미 빙수

그리고 떡을 곁들였다.

추적추적 비가 내리는 날이라 지친 우리 가족이지만

이리 잠시 쉬니 한결 몸이 가벼워졌다.

그런데 더 이상 움직이는 건 무리일 것 같았다.

파워 J 엄마는 아쉬움이 정말 많이 남았지만

큰 그림을 위해 쉬기로 했다.

숙소에 도착한 후 다들 하루의 피로를 씻어내고

침대에 누워 편의점에서 사 온 컵라면과 삼각김밥을 먹고

고된 하루의 여정을 마쳤다.


낼은 여행의 마지막 날이라 무엇인가 유종의 미를

제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에 남편과 미리 세웠던

계획을 변경했다.

서울에서의 마지막 밤. 낼은 여기 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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