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향한 기술의 맥진은 그들의 공상을 현실로 실현시켰다
자유의지로 구독료만 지급하면 사람을 만나지 않고도 의식주와 문화생활까지 홀로 해낼 수 있는 쾌거를 이룬 것이다
식구 간의 대화와 생각이 다르지만 우정을 나눌 수 있는 친구와의 잡담, 공동체의 소통을 위한 문답은 기계장치 안에서는 무용하다. 미지의 세계에 대한 거추장스러운 호기심, 남과 다른 독창적 사고도 무요하며, 모두가 같은 것만 보고 다른 생각을 가진 이를 함께 비난하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지만 안전할 수 있다.
본능으로 이끌리는 것에 사유하는 것이나, 스스로 깨우치고 직접 경험하는 것은 수고스러운 일이 되어버렸으며, 질문이란 행위는 양자를 귀찮게 할 뿐이다.
인간은 신의 선물인 타고난 개성을 스스로 포기하고 기꺼운 마음으로 기계에 종속됨으로써 자유로부터 완벽하게 해방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인간의 존엄성이나 삶의 의미를 논하지 않아도 되는 기계들의 공상이 현실이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