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조카가 작가가 꿈인데 인터뷰 좀 해줄 수 있나요? 학교 숙제이긴 하지만 겸사겸사 만나주시면 조카에게 너무 좋은 경험이 될 거 같아요"
그렇게 초등학교 2학년 서연이와의 대면 인터뷰 일정이 잡혔다.
종이책 멸종의 시기가 도래할지도 모르는 세상에서 작가가 꿈이라니! 그것도 초등학생이! 저자 이전에 독서가인 나는 서연이가 궁금해졌다.
휴일 오후 합정 교보문구 인근에서 우리의 인터뷰가 시작되었다.
나는 예의를 갖춰 인터뷰어인 서연이에게 내 명함을 내밀며 인사를 건넸다. 초등학교 2학년 서연이가 얼마나 긴장했을지 짐작이 가기에, 내가 먼저 왜 작가가 되고 싶은지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며 긴장을 풀어주었다.
비록 옆 테이블에서 지인과 서연이의 부모님이 지켜보고 있었지만, 서연이는 잔뜩 긴장한 상태였다. 그럼에도 서연이는 직접 작성한 미치도록 귀엽고(?) 날카로운 질문을 내게 던졌다. 나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를 하듯 성실히(?) 답변에 임하였고, 서연이도 내심 만족해하는 눈치였다.
인터뷰를 마치고 서연이와 마지막 인사를 나누는데 서연이가 울기 시작했다. 초등학생인생 최초의 인터뷰를 무사히 마치고 긴장이 풀린 탓도 있겠지만, 지인의 후일담에 따르면 작가님처럼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을기 걱정도 되고, 작가님이 너무 멋있어서 감동받았다나 뭐래나.....(지인이 막 없는 말을 지어내고 실제 있었던 일을 크게 과장시키는 유형의 인간이 아닌 점을 유념해 주시기 바라며)
나와 서연이는 인터뷰를 마치고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 약속을 했다. 먼 훗날 서연이가 작가가 되면 내가 찾아와 당신의 책에 사인을 받겠노라고! 이 보다 더 낭만적인 약속이 어디 있으랴!
서연이의 꿈과 함께 나의 신간도 날개를 달수 있기를! 서연이 덕에 느낌이 괜찮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