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이 떨어진 줄도 모르고
라면을 자주 먹어 좋다는 자식의 말을 뒤로하고
어미는 식은 밥을 말았다.
사각라면 두 개를 엎어 고봉밥을 말아 먹고도
엄마가 돌아와 끓여주는 라면은 또 다시 맛있었다.
이별의 고통은 소주로 달래고
숙취로 상한 속은 라면이 보듬어 주었다.
혹한기 훈련을 마치고 귀대하는 날
식판에 넘치게 담긴 라면은 집밥 이었다.
피자도 치킨도 사치이던 시절
언덕 위 할머니 분식의 콩나물 라면은 안식이었다.
아버지를 산사에 남겨두고
도시로 향하던 휴게소에서 먹은 라면은 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