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잘쉬게 안내해주자
흔히들 단단한 치아와 뼈가 자신의 위치를 결정하는 것으로 알고있지만, 사실 단단한 조직들은 말랑한(혀와 입술 근육의)세력의 균형점에 놓인다. 특히, 혀의 위치는 그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올바른 혀 위치에 대해 인터넷에서 다양한 자료를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그 핵심은 이러하다.
혀끝 1/3을 앞니 뒤쪽의 입천장에 가볍게 대고, 입을 닫은 채로 코로 숨을 쉬는 것이 올바른 혀 위치다. 성장 교정 치과의사들 중에는 이것이 교정의 핵심이자 전부라고 주장하는 분들도 있다. 혀가 제 위치를 벗어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혀가 입천장을 제대로 지지하지 못하면 입천장이 좁아지고, 아래턱 치아를 밀어내면 위아래 치열이 어긋나거나 턱이 뒤로 밀리면서 얼굴 구조가 변형될 수 있다. 이는 흔히 “melting face,” 즉 얼굴이 녹아내리는 현상으로 불린다. 턱이 뒤로 밀리면서 기도가 좁아지고, 숨쉬기가 어려워져 거북목 자세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일으킨다. 이러한 변화는 골격적으로 부정교합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현상은 수면 무호흡증이나 ADHD와 관련된 연구 결과에서도 꾸준히 나타나고 있다. 흥미롭게도 명상이나 심신 안정법에서도 혀의 위치는 중요한 요소로 강조된다. 입천장에 혀를 올려놓으라는 권고는 단순한 자세 교정 지침이 아니라, 호흡과 연결된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임상 경험에서도 이러한 사실을 체감한다. 심호흡을 깊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는 아이들은 진료 중 협조가 잘 되는 경우가 많다. 심호흡이 가능한 아이들은 두려움을 이겨내며 차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반면, 깊이 숨을 쉬지 못하는 아이들은 불안해하고 산만한 모습을 보이며, 때로는 진정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심호흡 10번조차 힘들어하는 아이들은 결국 보호를 위해 강제로 고정하거나, 다음 기회를 기약하며 더 많은 마음의 준비 시간을 주는 경우가 많다.
혀를 입천장에 올린다는 말은, 마치 혀를 하늘로 향하게 한다는 표현으로 느껴진다. 혀가 우리 삶에 얼마나 깊이 관여하는지 생각해보게 된다. 요즘은 말 한마디로 계엄령이 선포되고 전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세상이니 말이다.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혀를 하늘로 향하게 배운다면 어떨까. 어떠한 상황에서도 깊은 심호흡을 통해 자신을 다스릴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보다 건강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