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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rinJane Dec 22. 2022

나답게.

한 해가 저문다.

고성에서의 세 번째 겨울을 보낸다.


올해는 유난히 많은 일들이 있었다.

사람이 오고 가고,

일들이 오고 가고,

마음이,

인연이,

많은 것들이 오고 갔다.


무엇은 머물렀고,

무엇은 잠시도 머물지 못하고 떠났다.

또 무엇은 머물지 못하게 내가 밀어냈고,

그렇게 나는

가장 나다운 것들만, 나다운 일들만, 나다운 사람들만

담는다.


그렇게 내 그릇이 만들어졌다.

누군가의 그릇은 크고 깊어 넉넉히 담지만

나의 그릇은 내 모양으로 생겨

꼭 나다워야만 담을 수 있다.

나다운 것만 담겨

나답게 생각하고

나다운 마음만 주고받는다.


어떤 일을 제안? 받고, 한동안..

제안한 사람이, 제안받은 일이 나에게 무엇을 해줄 수 있나를 생각하다가

다시,

제안한 사람에게, 제안받은 일을 내가 어떻게 해줄 수 있나.로 바꿔 생각하니

마음이 놓인다.


그리고 오늘, 제안한 사람들과 다정한 밥 한 끼를 하며,

나다운 방향으로 가면 어떤 순간에도 실수하지 않고,

누구에게도 실망하지 않고,

나를 잃지 않겠구나.

생각했다.



그리고 나답게 행동할 수 있게 해 준,

그 사람들에게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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