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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그린티 Greentea Jun 26. 2023

새장과 날개, 어느 쪽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미래에 대한 조바심은 두려움일까 열정일까? 영화 <틱,틱...붐!>

♬ 낮에도, 해 질 녘에도, 자정에도, 커피 한 잔에도. 몇 인치에서, 몇 마일에서, 웃음 속에서, 투쟁 속에서. 525,600분. 인생에서 1년을 어떻게 측정하나? ♬

  

어딘가 익숙한 노랫말이지 않으신가요? 읽기만 해도 삶의 통찰력이 정말 대단하다는 걸 느낄 수 있는데요. 위 노래 가사는 미국 브로드웨이 자타공인 최고의 뮤지컬로 손꼽히는 <렌트>의 대표곡 <Seasons Of Love>의 유명한 구절입니다.



<렌트>는 뉴욕 동막의 블루콜라 지구에서 살아가는 젊은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사랑, 우정, 성장, 희생 등 다양한 주제를 그리고 있는 작품입니다. 1996년 1월 오프브로드웨이의 한 작은 극장에서 처음 관객을 만났는데요. 이 작품은 파격적인 소재와 빼어난 작품성으로 단숨에 찬사를 받으며 이후 브로드웨이를 넘어 세계 13개 나라에서 수많은 관객들을 만났습니다.


<렌트>는 당시 잘 다뤄지지 않았던 소재인 마약과 에이즈, 그리고 동성애자와 트랜스젠더들의 이야기를 주요 소재로 삼았는데요. 이렇게 파격적인 플롯으로 당시 뮤지컬을 올린 그 중심에는 '조나단 라슨'이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이 조나단 라슨은 자신의 인생의 최고 업적인 뮤지컬 <렌트>가 상영되기도 전에 사망하고 맙니다. 불운의 천재로 불리는 이 조나단 라슨이 <렌트>를 쓰기까지, 과연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요? 노래와 뮤지컬이 전부였던, 오로지 사랑과 두려움만이 가득했던 조나단 라슨의 인생을 아름답게 풀어낸 영화 <틱,틱...붐!>을 캐디터를 활용해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하지만, 그냥 소개해드리면 너무 진부하겠죠? 뮤지컬의 생명은 바로 '사운드트랙'인데요. 뮤지컬 영화의 장점은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변하는 등장인물들의 감정선을 노래로 담을 수 있다는 것인데요. 영화 <틱,틱...붐!>의 줄거리를 주옥같은 사운드트랙 3곡으로 캐디터와 함께 알아보시죠!


#1

♬ 왜 스물아홉에 머무를 수는 없는 거지? 시계를 멈춰줘!  <30/90>



영화 <틱,틱...붐!>을 여는 곡은 <30/90>입니다. 당시 1990년, 조나단 라슨은 30살이 되었는데요. 그래서 곡 제목이 <30/90>이 되었습니다. 그의 직업은 뮤지컬 작곡가 지망생이라지만, 30살이 될 때까지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하고 매번 자신만 탓하는 상황.



'조나단 라슨'이라는 인물의 초기 플롯은 이렇게 캐디터를 활용하면 정리가 쉬운데요. 캐디터 플롯 기능은 세부 플롯 카드와 키워드 설정까지 가능해서, 이 인물이 현재 상황 혹은 목표와 이루어야 할 것 등 세부 사항들을 놓치지 않고 꼼꼼하게 기록할 수 있어요.


30살까지 아무런 성과를 못 낸 조나단은 마침내 하나의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는데요. 망해가는 지구를 배경으로 한 SF 뮤지컬을 쓰면 모두가 좋아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2

♬ 내가 노래를 시작하려 할 때, 넌 볼륨을 꺼버렸지 <Come to Your Senses>



조나단이 그렇게 미친 듯이 <슈퍼비아> 집필에 몰두할 동안, 그의 여자친구 '수잔'은 외로움을 느낍니다. 수잔은 조나단을 항상 응원하고 있었지만, 어쩌면 불가능한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그가 한편으로는 못마땅했죠. 수잔이 할 수 있는 것은 오로지 작품에만 몰두해 있는 그를 바라볼 수밖에 없는 것이었죠. 조나단과 수잔 사이에 서서히 일어난 균열. 그 감정을 수잔이 <Come to Your Senses>라는 곡을 통해 강렬하게 토해냅니다. 개인적으로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기도 해요.



캐디터 '관계도 설정' 기능을 활용해 조나단과 수잔 사이를 정리해 보면, 조나단은 오로지 작품 완성만을 목표로 살아가고 있는 반면 수잔은 그동안 조나단과 자신의 관계만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은 언제나 존재하죠. 하지만, 조나단은 수잔에게 현실을 이해하기를 바라고 있죠. 수잔은 그 상황 속에서 자신을 한 번쯤 생각하고 봐주기를 바라는데요. 조나단에게 그것은 현재로서는 '이상'에 가깝게 됩니다.


#3

♬ 미래에 대한 조바심은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Louder Than Words>



이 영화의 메시지를 가장 잘 나타내는 곡입니다. 가사 또한 정말 예술인데요.


새장과 날개, 어느 쪽을 택하겠어? 새들에게 물어봐!
두려움일까, 사랑일까? 대답하지 마.
행동이 말보다 더 큰 울림을 주니까    


조나단은 <슈퍼비아> 집필에 성공하게 되지만, 반응은 정말 좋지 않았고 결국 극을 올릴 수 없게 됩니다. 또다시 실패한 조나단과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는 생각들. 수잔이 다음 작품에 아이디어를 묻자 그는 의문들뿐이라고 대답하는데요. 그 의문들이 이 <Louder Than Words>라는 곡으로 비로소 완성됩니다.


갈수록, 더욱더 앞이 보이지 않는 미래. 이건 '조바심'의 형태를 띤 두려움일까요? 아님 '목표를 향한 열정'이라는 형태의 사랑일까요? 그는 가장 중요한 건 그 어떤 말이나 생각보다 행동이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두려워도, 편하고 안정적인 길을 가고 싶어도, 일단 내가 원하는 것을 계속하는 것. 아마 지금 성과가 없고, 안정적인 길을 걷고 있는 친구와 어쩌면 비교하고 있는 2030 청춘들을 위한 메시지가 아닐까요?



조나단의 목표와 성취 과정을 통한 변화도 이렇게 캐디터의 '캐릭터' 집필 설정 기능을 통해 가능합니다. 간혹 가다 인물에 대한 감정선이나 설정이 헷갈리거나 어긋나도, 캐디터의 세부적인 기능을 통해 기록해 놓으면 인물의 방향성을 놓치지 않고 쭉 잘 나아갈 수 있죠.



사진 출처 : 네이버 영화


이렇게 세 곡을 통해 성장하게 된 조나단은 마침내 일생일대의 뮤지컬 <렌트>를 집필하는 데 성공하는데요. 하지만,  심한 가슴통증, 현기증, 숨 가쁨 등의 증상으로 인해 병원에 내원했으나 검사 당시 대동맥류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해 적절히 치료받지 못하고 사망하고 맙니다.


그런 그의 작품은 그가 세상을 떠난 후에, 그의 열정과 노력이 전달이 된 것인지 열렬하게 흥행하게 되고 지금까지 대중들의 가슴 깊이 남아 있는데요.


꿈과 목표에 대해 누구보다 치열하게 고민하고 노래해 온 젊음 '조나단 라슨'. 오늘 이렇게 '캐디터'를 활용해 소개해드린 영화 <틱,틱...붐!>이 여전히 치열하게 고민하고 살아가는 여러분들께 조금이나마 와닿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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