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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피챔버 Apr 24. 2022

구내염의 불편함

아주 짧은 아침 생각

 구내염이 자주 걸린다. 어릴 땐 굳이 약을 먹거나 바르지 않아도 잘 나았다. 나이 탓인지 그런지 요즘은 약을 먹거나 바르지 않으면 나아가는 속도가 확실히 더디다. 구내염이 찾아온 초기는 앞으로의 불편함과 약간의 고통이 꽤 두렵다. 그러다 본격적으로 염증이 커지기 시작하면 밥 먹을 때마다 상당히 불편하고 심지어 고통스럽기까지 하다. 완전히 다 나아갈 때쯤이 되면 그제야 몸이 편안해지는 걸 느낀다. 입안에 난 작은 염증이 상당기간(최소 2주) 일상을 괴롭힌다. 특히 나처럼 먹는 걸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에게는 꽤 괴로운 일이다. 구내염이란 놈은 죽을병도 아니고 일상생활하는데 아무런 지장은 없지만 삶을 나름대로 고단하게 만든다. 인생을 살아가다 보니 딱 구내염 정도의 피곤함이 가끔 물어오는 안부인사에 대한 대답의 기준이 된 듯하다. 크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만 꽤 신경 쓰일만한 불편함이 있는 경우에는 대부분 안녕하지 못하다. 구내염 정도의 불편함마저 없다면 그땐 꽤나 평온한 일상이다.


 '나의 해방 일지'에서 이민기가 그랬다. '끼리끼리 는 과학이다. 내 주변이 이상한 건 나도 이상하기 때문이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이 시끄러우면 딱 구내염 정도의 불편함이 찾아온다. 시시콜콜한 이야기가 대부분이긴 하나 때론 이런 불편함이 진짜 불편할 때도 있다. 이것도 지금보다 어릴 땐 잘 참고 넘겼는데 확실히 이젠 피곤해지는 듯하다. 그러나 어쩌냐 끼리끼리는 과학이라고 하지 않는가? 죽을 만큼 힘든 것도 아닌데 아직은 견딜만하니 잘 참아봐야지. 오랜만에 만난 친구넘의 쓸데없는 인생사 넋두리에 잠시 탈출을 생각했다. 하긴 이래 놓고 늘 내가 먼저 찾는다. 확실히 끼리끼리는 과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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