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플레이의 작품들이 최근 주목받고 있다. 그 움직임은 작년 <소년시대> 부터였던 거 같다. 이후 <사랑 후에 오는 것들>, <가족계획>까지 작품성과 인기를 동시에 얻으며 쿠팡플레이 시리즈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그중 박정민과 지수의 케미가 돋보이는 <뉴토피아>가 공개를 앞두고 있다.
<뉴토피아>는 군인 재윤과 곰신 영주가 좀비에 습격당한 서울 도심을 가로질러 서로에게 달려가는 이야기다. 2월 7일(금요일) 공개 이리에 앞서 한상운 작가의 원작 《인플루엔자》를 읽어봤다. 아직 작품을 보지 못해 소설과의 차이점, 각색 방향은 모르겠으나. 대략적인 줄거리와 결말을 알 수 있는 지표가 될 것 같다.
뉴토피아 원작 <인플루엔자> 정보 줄거리
좀비로 변한 세상, 여자친구 영주가 중요한 제훈
일병 제훈은 사귄 지 얼마 되지 않은 영주를 두고 군 복무를 왔다. 차라리 저 멀리 강원도에 배치되는 게 나을뻔했다. 강남 한복판에 그것도 수도권 영공 방어를 위해 설치한 대공진지의 위치가 특급호텔 옥산 위라니.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면 외제차, 개봉 영화, 유행 패션 이 다 보인다. 눈만 돌리면 온갖 유혹이 눈앞에서 펼쳐지는 극한의 군 복무. 이곳은 군대인가 번화가인가 고통스러운 날들을 보내게 되었다.
제훈은 포상 휴가를 하루 더 받을 수 있다는 말에 금연을 시작할 정도로 영주가 보고 싶다. 하지만 막상 짬을 내어 전화라도 하면 온갖 짜증과 의심만 하다가 끊어 버린다. 밖에 있는 영주가 혹여나 다른 남자를 만날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자신을 잊어버릴까 초조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친구 진욱에게 영주를 부탁하기도 했다. 딴 맘 먹지 않도록 옆에서 감시하기도 하고 잘 해 주라는 당부였다.
그러던 어느 날. 서울 아니 전 세계는 중국발 호흡기 바이러스의 여파로 흉흉한 괴담이 속출하고 있었다. 이로 인해 팬데믹이 시작되고 계엄령이 발생한다. 백신을 맞은 사람으로부터(대부분 해외 유입자) 이상 증세가 벌어지고 있었다. 백신 부작용은 사람의 피를 갈망하고 살을 뜯어 먹어 흡사 좀비의 형태와 비슷했다. 제훈은 여자친구 영주의 통보 수준의 진심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
군복무 중 내내 짜증만 내고 싸우기만 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훈의 첫 여자친구라는 애틋함도 포함이다. 편의점 아르바이트 중인 영주와 손님이던 제훈이 운명적 기운을 느끼고 사랑에 빠져 사귀게 되었다. 그러나 둘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호감을 느꼈지만 이내 맞지 않음을 느꼈고 영주는 의리 하나로 2년을 버티겠다는, 각오 아닌 각오를 하게 된다.
하지만 영주는 지쳐가고 있었다. 곰신 카페까지 가입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면 뭐 하나. 군인 남친은 틈만 나면 옭아매기 바쁘단 말이다. 연애고 뭐고 다 필요 없다는 회의감이 들 때쯤 영주는 제훈과 크게 싸우게 된다.
그 후 국가 계엄령이 발생하고 제훈의 친구 진욱과 기분도 전환할 겸 드라이브를 나갔다가 좀비 떼와 맞닥트리게 되었다. 이후 데이트를 가장한 만남 때와는 180도 달라진 진욱은 자기 혼자 살겠다는 지질함부터, 이기적인 모습, 급기야 성욕까지 참지 못하는 추태를 보인다. 영주는 피와 살을 원해 인간을 물어뜯는 좀비 보다 더 무서운 존재는 사람임을 깨닫고 환멸을 느낀다.
미치도록 미웠던 제훈이 자꾸만 떠오른다. 틱틱거리고 집착이 심하긴 했어도 이러한 상황에도 끝까지 인간성을 지킬 사람은 제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잘해 줄걸..' 영주는 제훈이 보고 싶어 미치겠다. 과연 죽기 전에 제훈과 영주는 재회할 수 있을까?
뉴토피아 원작 <인플루엔자> 리뷰 후기
영공방어를 위해 수도권 고층 빌딩에 설치 대공진지,
그 중에서도 서울 한복판 특급호텔의
옥상 위 난간 아래를 내려다보면
새로 나온 외제차부터 유행중인 패션,
개봉중인 영화까지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번화한 곳,
하지만 세상과 단절된 그곳에서 제훈을 비롯한
제3방공포병여단 178대대 3포대 소속 1분대 군인 12명이 상주하며 하루 24시간 영공을 방위했다
p24
소설은 2012년에 쓰였다. 7년 후 코로나19로 인해 전 세계적 팬데믹을 겪게 된다. 작가의 상상이 얼추 현실이 되었다. 소설 속 상황은 5년 전 모두가 겪었던 상황과 유사했다. 온국민이 백신을 맞기 전 극도에 달햇다. 백신 부작용에 관한 괴담이 인터넷에 연일 오르내렸다. 소설 속에서는 좀비로 변하지만, 백신 혐오는 팽배했고 맞아야 한다, 맞지 말아야 한다. 설왕설래 하던 중 혼란스러운 일이 연이어 벌어졌다.
아비규환 속 제훈이 속한 호텔은 차라리 식량과 안전이 보장된 공간이었지만 서서히 변해가는 좀비떼로 몸살을 앓게 된다. 손님, 호텔리어, 주방장, 군인 할거 없이 난리통이 되어버린다. 이와중에 언제 좀비에 물려 감염될지 모를 상황 속에서도 연인을 찾아 사랑을 이루고 싶은 청춘의 치기와 열정이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다.
특히 인간시장이라 불리는 군대 속 각양각색의 인물이 등장한다. 그중 고문관으로 불렸던 인호가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는 기지를 발휘한다. 그 부분이 꽤 재미지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병역 특례로 게임 회사를 다녔는데 회사가 문을 닫자, 인정되지 않아 다시 군생활을 시작한 사나이다. 다섯 살 많은 형이지만 뭘해도 구멍.. 군대에서 고문관으로 불린다.
딱 하나 있는 후임이 이러니 제훈은 나이를 떠나 형 대접을 더더욱 해줄 수 없었다. 마침 그는 망했지만 회사에서 좀비 게임을 만들었던 개발자였고, 좀비 세상에서 생존 방식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기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 적재적소에 쓰임, 가치가 있음을. 최약체가 변한 세상에서는 최강체가 되기도하는 아이러니가 담겼다. 또한 삶의 희망도 없고, 연애해서 뭐 하냐며 환멸을 느끼는 20대 청춘에게 '사랑'이란 무엇인지 진지하게 묻는다. 사랑은 좀비로 변해버린 세상 속 무언가를 만들어가니까.
뉴토피아 원작 <인플루엔자> , 시리즈 <뉴토피아> 비교 차이점
좀비를 물리치는 과정이 잔인하거나 스펙터클하지는 않다. 시리즈에서는 영상의 장점을 적극 활용할 것 같다. 몇년 전까지 좀비물이 유행이던 때와는 시간이 오래 지난 후 등장한 좀비물이다. 포스트 좀비물의 장르를 시청자들은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궁금하다. 좀비는 둘의 관계를 막아내는 장애물일 뿐, 눈요기거리로 전락해버릴 가능성이 크다.
특히 정말 대세 박정민과 블랙핑크 지수의 커플 지수가 높다. 꽁냥거리다가도 티격태격하는 연인의 정석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박정민의 짜증 연기는 고레벨을 확인해 보자. 그밖에 레스토랑의 이탈리안 셰프 파울로(씬스틸러)가 없어지고 다양한 인물로 대체되었다. 편의점 알바를 했던 영주는 기업에 취직한 신입사원으로 상황이 달라졌다.
빼먹을뻔 했는데 가장 큰 변화는 극중 주인공 이름인 '제훈'에서 '재윤'으로 수정되었다는 거다. 아무래도 이제훈이 떠오르는 이유에서일까 싶다. 신분도 20대 초반에서 늦게 군대를 온 20대 중후반으로 설정되었다. 그로 인해 고문관 인호는 갓난아기와 아내를 둔 채 입대한 설정이다. 배우는 요새 파도를 타고 있는 임성재가 맡았다. 그리고 젠틀한 줄 알았던 영주의 대학 선배 진욱은 강영석이 맡았다. 철지난 좀비물, 어떤 변주를 줄지 공개일이 기다려진다.
한편, 쿠팡플레이 8부작 <뉴토피아>는 오는 2월 7일 오후 8시 공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