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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투율맘 Jun 12. 2022

편안한 집에서 여유를 즐기는 삶

내가 좋아하는 것

 모두가 잠든 시간 새벽 6시쯤 저절로 눈이 떠진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조심히 이불 밖으로 나온다. 요즘 계절은 겨울과 다르게 새벽 6시에도 날이 밝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하다. 바람이 솔솔 불고 닭이 우는 소리도 들린다. 내가 좋아하는 ‘아침의 여유’를 갖고 싶다.  창문을 열고 시원한 바람이 들어온다. 휴식을 위한 힐링 음악을 들으며 커피를 마신다. 하루를 시작할 준비를 한다. 하지만 지금 현실은 무엇을 해야 할지 부산스럽기만 하다. 일찍 일어나 시간적 여유가 생기면 집을 치울까? 다시 잠을 잘까?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다 아이들이 깨진 않을까 조마조마하다. 마음먹고 무엇을 할지 할 일을 정하고 하루를 계획한 날에는 조금이라도 온전한 나만의 시간을 갖으려고 노력한다.

 아침에 내리는 커피 향은 하루를 기분 좋게 만들어준다. 커피 중에는 아메리카노를 좋아한다. 그리고 믹스커피도 좋아한다. 커피에 ‘커’ 자도 모르던 시절 친구들이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나를 보며 ‘도시녀’가 다 됐다고 우스게 소리까지 했다. 커피는 어떤 일을 시작할 때 ‘이제 시작이다’라는 신호를 주고 힘이 들 때 ‘힘을 내’라며 응원해 주고 일을 마무리할 때 ‘수고했어! 마음껏 쉬어’라고 토닥여준다. 아침을 아메리카노로 시작하고 중간에 입이 심심할 때 믹스커피 한잔을 마셔주면 세상 달콤함이 따로 없다.

 아이를 키우기 전까지 자다가 깨도 몰랐을 혼자만의 시간을 좋아한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시간을 그냥 지나가도록 내버려 둔 과거의 시간들이 아깝다. 아침의 여유를 느끼며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 하루 일과를 차분하게 계획한 대로 보내고 싶다. 아이가 깨어나는 순간 나의 환상은 깨진다. 현실은 아이들을 챙기기에 바쁘다. 나의 능력을 시험하게 되고 한계를 느끼며 좌절할 때도 있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지금 시기도 잠깐이다.’ 이렇게 엄마를 찾을 때 잘해주고 많이 아껴주라는 조언을 많이 듣는다. 분명히 그리울 날이 올 거라고. 머리로는 알겠으나 아직 내 마음속에서는 ‘ 나 혼자 좀 있게 해 달라’고 아우성이다. 외로움이 나에게 찾아올 때 남아도는 시간을 잘 활용하기 위해 무엇을 할지 잘 생각해둬야겠다.

 아이를 키우며 힘든 일도 있지만 힘듦보다 더 큰 기쁨을 안겨주는 것은 아이들이다. 아이들의 순수함을 좋아한다. 힘든 날에도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소리를 들으면 저절로 웃음이 난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엄마 껌딱지가 심하게 느껴질 때가 많았다. 그렇게 심하게 느껴질 때는 ‘얘들이 나중에 얼마나 엄마와 떨어져 있으려고 지금 이렇게 많이 안아달라고 하고 붙어 있으려고 하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 때 도 있다. 그리고 그런 날이 왔을 때 ‘섭섭해하지 말아야지’라고 마음을 다잡는다. 아이들의 우주! 나! 아이들이 거리 두기를 원하는 날이 오기 전까지 실컷 사랑해줘야겠다.

  몇 년 전부터 푹 빠진 일이 있다. 바로 집을 정리하는 일이다.  청소와 정리에 진심인 편이다. 육아와 다르게 정리와 청소는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 아이는 육아서적에 나온 대로 키울 수가 없다. 자꾸 시험에 들게 하고 자책하며 죄책감을 느낄 때가 많다. 하지만 정리는 그렇지 않다. 마음만 먹으면 변화가 가능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원상태로 돌려놓으면 그만이다. 정리는 나에게 새로운 변화를 위해 도전하게 한다. 어질러진 공간을 정리하면서 성취감과 뿌듯함을 준다. 머리가 복잡할 때 정리를 하면서 문제를 잊어버리기도  하고 해결방법이 떠오르기도 한다.  공간이 정리되면서 내 마음도 정리가 된다. 몸을 움직여 집안 정리를 반복하다 보면 마음도 단단해진다.

   마음을 단단하게 해주는   몫하는 것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의 소통이다. 정리 관련 책을 접하고 2019 정리 관련 카페에 가입을 했다.  카페 가입을 시작으로 정리를 하기 시작했고  확장돼서 나는 계속 성장하고 있다. 블로그에 기록을 남기고 소모임 리더가 되어 다른 사람들을 돕는다. 글을 쓰고  많은 것들을 배운다. 이러한 나의 성장을 스스로 응원한다. 지금 작은 노력들이 빛을 발휘할 날을 상상해본다.  가족이 언제나 돌아오고 싶은 휴식처, 편안한 집에서 클래식을 들으며 커피를 마신다. 그리고 책을 읽는다. 때로는 함께 때로는 혼자만의 시간을 즐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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