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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희연 Aug 12. 2022

Don't panic

습관성 패닉으로부터 나 자신을 보호하자.

일을 하다보면 종종 예상치 못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주 배포에 이 기능을 넣으려고 했는데 실수로 빼먹었네!"

"내 디자인에 대해 동료들 반응이 안좋을 것 같은데 어떡하지?"

"이 기획으로 디자인까지 다 했는데 개발자분이 구현이 안된다고 하네!"


만약 이런 상황에 닥쳤을 때, 가장 먼저 눈물 이모지부터 떠오른다면 당신은 습관적으로 패닉에 빠지는 사람일 수 있다. 특히 뭔가를 철저히 계획하는 사람일 수록, 완벽을 추구하는 사람일 수록, 스스로에게 엄격한 사람일 수록 이런 패닉에 쉽게 빠져버린다.


일하다가 마주하는 돌발 상황들은 이성적으로 생각해보면 크게 문제될 일은 아니다. 까먹고 챙기지 못한 일이 있다면 챙기면 되고, 디자인은 피드백을 듣고 개선하면 되고, 개발이 어렵다면 그 부분을 파악해 다른 디자인을 고민해볼 수 있다. 그러나 패닉하는 습관을 가지게 되면 문제의 크기와 그 해결책을 생각하기도 전에 뇌에서 이런 사인을 보낸다.


"어떡해 큰일이야!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어! 이건 사고야!"


문제가 생겼을 때 놀라고 당황하는 것은 스스로를 보호하는 인간의 본성이다. 하지만 습관적으로 이런 감정을 느낀다면 꼭 고쳐야 한다.


첫째로, 패닉은 나를 무기력하게 만든다.

자주 패닉에 빠지다보면 그 감정이 나를 삼켜버릴 수 있다. 그러다보면 내가 이 감정을 이겨내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확신은 점자 흐려지고, 이 문제는 내 통제권 안에 있지 않다고 생각하게 된다. 또한 문제가 발생한 시점의 강렬한 감정이 기억에 각인되어 내게만 이런 일이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것 같고 무력한 기분에 빠지게 한다.


둘째로, 패닉은 나를 평가절하시킨다.

이성적으로 봤을 때 쉽게 해결할 수 있는 일에도 자주 놀란다면, 동료들이 나를 신뢰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도와줘야할 사람, 난이도가 높은 일을 맡길 수 없는 사람으로 생각하게 한다. 그러다보면 커리어의 성장이나 인정과 보상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셋째로, 패닉은 동료들에게 전염된다.

누군가 큰 감정의 동요를 일으키면 주변 사람들도 그 감정에 영향을 받게 된다. 이런 부정적인 감정이 여러 사람들에게 퍼지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긍정적 사고를 하기 힘들다. 또한 한번 퍼진 부정적 기류를 회복하는 데에는 많은 감정 에너지가 필요하다.


사실 패닉이 좋지 않다는 것은 설명하지 않아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자꾸 패닉하게 되는 걸까?


패닉은 문제를 회피하려는 본능이다. 마주하고 싶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그 상황으로부터 회피해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신체의 방어기제인 것이다. 그러므로 패닉에는 달콤함이 있다. 단지 놀라고 울상을 짓는 것 만으로도 문제가 해소된 감정을 느끼고, 이 감정을 주변 사람들과 공감함으로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안도감을 얻게 된다. 하지만 회피가 주는 달콤함은 잠깐일 뿐이다. 이 달콤한 유혹을 이겨내고, 이성적으로 사태를 바라볼 때 비로소 내 마음을 건강하고 튼튼하게 가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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