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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치고 평가하는 자리일수록
정신 차려서 겸손해야 한다

타인을 가르치거나 평가한다고 해서 자신이 우월하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20여 년간 한국대학생인재협회를 운영하면서 어떤 사람을 리더로 승진시켜야 할지 고민하기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 과정 속에 후보로 거론되는 사람들의 인성, 실력, 가능성 등을 평가할 수밖에 없다. 또한 대학생들에게 비전, 가치관, 태도에 대해 수없이 가르치고 멘토링해 왔다. 모든 순간이 그런 건 아니었지만 내가 그들보다 우월하다고 착각했던 순간들이 있었다. 특히 리더 생활 초기, 하룻강아지 시절이라서 그랬을까. 내가 20대였을 때 그런 착각이 심했던 것 같다. 그러다가 2013년 무렵쯤 하나님 앞에 크게 회개하는 은혜가 있었다. 그리고 세월이 흐르면서 이런저런 갖은 노력을 하며 조직을 일구어왔지만, 내 열심과 상관없이 흘러가는 결과를 보며 겸손해질 수밖에 없었다. 나 자신에 대한 반성을 지속할 수밖에 없었다. 동시에 아무리 훌륭한 교육, 멘토링, 시스템, 리더여도 모든 사람을 변화시킬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이때까지 노력해 왔던 것에 대해 회의감이나 허무한 생각이 들진 않았다. 오히려 결과가 좋지 못해도 나를 리더직에서 끌어내리지 않고 내게 리더직을 계속 맡겨주심에 감사했다. 그 맡겨주시는 믿음에 보답하고 싶었다. 그래서 최악의 상황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내 일에 최선을 다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고.. 일관된 정성이 하나님을 감동시켰을까. 20여 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 내 옆에는 최고의 동역자들이 있다. 따뜻한 가정도 주셨고, 사업을 할 수 있는 축복도 허락해 주셨다. 


나는 내게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되 내 한계를 인정하게 됐다. 이 마음이 나를 결과로부터 자유롭게 만들며 평정심을 갖게 만들었다. 이런 겸손함이 주는 열정과 자유함, 안정감을 알려주고자, 나의 깨달음을 다른 리더들에게도 열심히 설파하고 있다. 특히 리더들과 회의할 때, 멘토링할 때 자주 얘기한다. 


"리더십의 영향력은 한계가 있는 거다. 아무리 내가 유능한 리더여도 상대가 마음의 벽을 치고 있으면 그를 성장시킬 수 없다. 우리가 모든 사람을 변화시킬 수 있고, 성장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교만이다. 너희 한 사람 한 사람이 여기 있는 것은, 사실 나 말고 그 어느 누가 리더를 해도 너희는 남았을 거다. 나 때문에, 너희들 때문에 대학생들이 여기 남은 게 아니다. 교만하지 말자."  


위 내용을 한국대학생인재협회에서 강의할 때 언급한 적이 있는데, 영상으로 남아있어서 함께 올려본다.


아무리 잘 가르치는 능력을 소유한 사람일지라도, 아무리 리더십이 탁월한 사람일지라도 그의 영향력은 유한하다. 타인을 동기부여하고 설득해 볼 수는 있지만, 그것을 수용하고 변화하겠다고 작심하고 실천하는 것은 그 타인의 몫이기 때문에, 리더의 영향력은 실로 제한적이다. 


그렇다고 리더로서 팀원들을 동기부여하고 설득하는 일을 멈추겠는가? NO! 그것은 직무 유기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계를 알고 불필요한 부담감을 내려놓되,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겸손한 사람은 내게 리더를 맡겨준 누군가의 믿음을 늘 기억하며 그에 감사한다. 그 감사함을 잃지 않고, 그 믿음에 보답하는 자세로 최선을 다하자. 하늘을 감동시킬 정도로,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성실하게 하자. 오랜 세월 그 겸손함과 성실함이 축적되면 복리효과가 생겨 크고 다채로운 축복으로 당신의 삶을 풍요롭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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